한국 넘보는 해외 업체들…직접 경쟁 불가피 [볼륨커진 음원시장]③애플뮤직 성과 미진…유튜브·스포티파이 '위협'
김일문 기자공개 2018-06-07 07:56:16
[편집자주]
음원시장이 볼륨을 키우고 있다. 음원시장은 인터넷시대에 태동해 불법 다운로드와 전쟁의 시기를 지내고 유료화 정착으로 성숙 단계에 이르렀다. 최근 음원 시장은 재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AI스피커, 자율주행차 등 4차산업혁명과 함께 볼륨(사이즈)을 키우고 있다. 음원 시장의 현 주소와 미래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6월 05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음원시장의 헤게모니는 아직까지는 카카오M 등 국내 대형 업체들이 틀어쥐고 있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유튜브를 비롯해 공룡 플랫폼 기업들이 본격적인 공략을 시작한다면 주도권은 언제든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업체들의 상륙이 현실화 될 경우 국내 업체들이 가져갈 수 있는 수익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국내 출시 2년 애플뮤직, 아직은 지지부진
우선 한국 시장에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내민 해외업체는 미국의 애플이다. 애플은 지난 2016년 10월 애플뮤직을 출시하며 국내 유료 음악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영향력은 미미하다는 것이 음원업계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출시된 지 1년 반이 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플뮤직의 성과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국내 아티스트들의 음원 콘텐츠 확보가 상대적으로 미진하다는 점이 꼽힌다. 음원 소비자의 상당수가 젊은 층이고, K팝 등 최신곡들의 수요가 높은 상황이지만 일부 인기 가수들의 음원은 애플뮤직에서 서비스 되지 않고 있다.
이는 애플뮤직이 국내 음원징수 정책을 따르지 않은 결과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음원 수익은 창작자와 유통업자가 6:4의 비율로 나눠 갖는다. 그러나 애플뮤직은 창작자들에게 불리한 요율을 적용시켜 결과적으로는 유통업자들이 음원 제공을 하지 않게 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애플뮤직이 국내 음원 확보면에서는 다소 부족하지만 반대로 해외 창작자들이 만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국내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국내업체의 점유율을 위협할 수준이 아니지만 애플뮤직 나름의 수요층이 있기 때문에 향후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영상 공룡 유튜브, 음악도 집어삼킬까 '주목'
아직 국내 정식 출시되지 않았지만 한국 시장을 넘보고 있는 대형 플랫폼의 진입 가능성도 국내 업체들을 긴장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유튜브는 국내 음원 시장의 생태계를 뒤흔들 강력한 경쟁자로 인식되고 있다. 유튜브는 지난달 중순 유료 음원 서비스인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을 출시했다.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가 1차 출시국이며, 우리나라는 제외됐다.
업계에서 유튜브 음악 서비스의 국내 진출을 신경쓰는 이유는 구글의 동영상 플랫폼으로서 유튜브가 갖고 있는 막강한 파급력 때문이다. 전세계 대다수 유저들은 유튜브를 매개로 콘텐츠를 소비할 정도로 플랫폼 이용가치가 나날이 늘고 있다.
실제로 이미 오래전부터 유튜브는 음악 소비 채널의 하나로 자리매김해왔고, 유튜브 역시 이러한 유저들의 성향을 반영, 서비스를 진화시켜 단계적인 유료화를 진행하고 있다. 2016년에 국내 출시한 유튜브 레드가 대표적이다. 광고를 없애는 대신 유료로 서비스되는 유튜브 레드는 백그라운드 플레이(휴대폰 화면이 꺼져도 플레이 되는 기능)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유튜브가 플랫폼의 특성을 십분 활용해 비정형화 된 음원도 유통 가능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업계에서는 경계하고 있다. 즉, 공식 음원 뿐만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 재가공 되는 다양한 음원들까지 제공된다면 경쟁자들과의 확실한 차별성을 둘 수 있고, 이는 소비자들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세계 최대 음원 서비스 기업인 스포티파이의 한국 시장 진출 여부도 업계의 또다른 관심사다. 2008년 설립된 스포티파이는 전세계 1억40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다. 지난 4월에는 미국 뉴욕 증시에 입성하기도 했다.
현재 스포티파이는 유럽과 북미, 중남미, 아시아에 걸쳐 전세계에서 공식 서비스를 론칭한 상태다. 지난 2016년 11월 일본에서 정액제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우리나라와 중국 시장 진출은 아직 준비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기에 문제일 뿐 스포티파이 역시 한국 시장 진출을 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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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위협은 아니지만…국내업체, 서비스 차별화로 대응
해외 음원 서비스 업체들의 한국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 국내 기업의 대응은 아직까지 소극적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 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업체들의 대응이 미진한 이유는 해외 업체들이 당장 점유율을 뺏어갈 정도의 경쟁자로 인식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뮤직의 성과는 제한적이고, 유튜브레드 역시 음악 보다는 동영상 소비 비중이 더 크기 때문에 국내 음원 회사들과 직접 경쟁을 벌이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튜브 등 대형 플랫폼 사업자의 영향력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업체별로 가입자를 묶어 둘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경우 더 많은 음원 컨텐츠 확보와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사용자 패턴 분석, 영상 콘텐츠 융합 등의 노력을 통해 공룡 플랫폼의 공세에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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