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7월 09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칼이 대한항공과 한진 등 주력 계열사 지분을 늘리려던 계획을 무기한 보류키로 했다.9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한진칼은 내부 보유 현금으로 계열사 지분을 추가 매입하려던 계획을 사실상 접었다. 한진칼 관계자는 "그룹 대내외적인 환경 때문에 당장 계열사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장기적인 옵션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칼은 당초 지분율이 낮은 주력 계열사의 지분을 추가 매입할 계획이었다. 지난해 진에어 상장으로 유입된 자금을 지분 매입에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현금성자산 2000억원을 활용할 경우 보다 안정적인 계열 지배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이 때문에 단기차입금 일부를 상환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차입금 상환 일정도 뒤로 미뤄 놓았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익재단 보유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하려는 데 대한 대응책의 일환으로 해석됐다.한진칼은 현재 대한항공(29.96%)과 한진(22.19%) 지분율이 20%대로 낮다. 그룹 내 공익재단인 정석인하학원은 한진칼(2.14%), 대한항공(2.73%), 한진(3.9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일우재단과 정석물류학술재단도 한진칼과 대한항공 지분 일부를 갖고 있다.
조양호 회장 검찰 수사와 공정위의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계열사 지분 확대는 오너 지배력 확대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게 한진칼 경영진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한진칼 주주들 입장은 다르다. 지분 매입에 소요되는 비용을 고려할 경우 '지금이 적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진칼의 경우 조양호 회장(17.70%) 외에도 국민연금공단(11.81%)과 한국투자신탁운용(7.69%) 등이 대규모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 주가는 올해 2월 3만 9500원에서 꼭지를 찍고 현재 2만8000원 선까지 떨어졌다. 한진 주가도 2만 8000원까지 올랐다가 2만 2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30%, 한진은 20% 가량 주가가 떨어진 상태다. 최소의 비용으로 가장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시기라는 분석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낮은 가격에 계열사 지분율을 늘려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은 경제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오너 갑질 사태와 기업의 경제적 선택은 별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진칼의 진에어 상장 자금 활용이 적절하지 않은 이유로 계속 미뤄질 경우 주주들이 비난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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