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벤처, 줄줄이 마이너스…급한 투자 화 불렀다 [Fund Watch] 회계기준 논란, 무역분쟁에 하락폭 확대…공모주 투자 성과 '기대이하'
최필우 기자공개 2018-08-13 07:57:25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7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4월 출시된 이후 시중 자금을 대거 끌어 모은 공모 코스닥벤처펀드들이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6개월 내에 코스닥벤처펀드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급하게 편입 종목을 결정한 게 수익률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바이오 회계기준 논란과 미중 무역분쟁이 발생하면서 수익률 하락폭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7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12개 공모 코스닥벤처펀드 중 11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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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별 수익률을 보면 지난 6일 기준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증권투자신탁1[주식]'의 설정후 수익률 하락폭이 가장 컸다.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펀드는 -9.47%를 기록했다. KB자산운용의 'KB코스닥벤처기업소득공제증권투자신탁1(주식혼합)'과 'KB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2(주식혼합)'은 각각 -7.08%, -7.10%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설정액 2171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큰 'KTB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2[주식혼합]'은 -3.54%였다.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은 3.64%로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의 자문을 받는 등 종목 선정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코스닥150선물을 활용한 헤지 전략으로 하락장을 방어한 게 수익률 하락폭을 제한하는 데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은 벤처기업 신주 편입 요건 충족을 위해 편입 종목을 섣부르게 결정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코스닥벤처펀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설정 후 6개월 이내에 벤처기업 신주를 15% 이상 편입해야 한다. 이에 다소 하방이 취약한 종목이라도 벤처기업 신주 요건을 충족시키는 데 보탬이 되면 일단 편입하는 식의 성급한 투자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기준 논란이 불거지면서 펀드 수익률이 급락했다. 분식회계 심의 대상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뿐만 아니라 다수 바이오 기업으로 확대되면서 바이오 섹터 투자심리가 악화됐고, 주가가 급락하면서 펀드 수익률에 악재가 됐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이 현재 15개 안팎의 상장 바이오 기업에 대한 감리를 진행하고 있어 펀드 수익률이 조만간 회복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반도체를 비롯한 IT부품주 하락도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 부진에 한몫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섹터 내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 반도체 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반도체 사이클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IT부품주들이 좀처럼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공모주 투자 성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당초 코스닥벤처펀드는 공모주 30% 우선배정 혜택을 받으며 안정적으로 수익을 쌓아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코스닥 IPO 벤처기업의 수요예측이 과열되면서 공모주 물량을 원하는 만큼 확보하지 못하게 됐고, 공모주 투자로 인한 펀드 수익률 상승 효과가 거의 없어졌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무분별한 공모주 투자가 펀드 수익률에 독이 된 경우도 있다. 이원다이애그노믹스, 아이큐어 등 일부 코스닥 상장 벤처기업들은 상장 이후 주가 하락이 지속되며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벤처기업 신주 확보를 위해 수요예측 당시 공모가를 높게 적어 내거나 보호예수 조건을 추가한 경우 펀드 수익률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스닥벤처펀드 출범 당시 공모펀드 운용사에 코스닥 전문 매니저가 부족하는 우려가 제기됐었다"며 "코스닥벤처펀드 출범 이후 코스닥이 급락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지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섣부르게 종목을 선택한 게 하락폭을 더 키웠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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