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감원장, 내달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만난다 내달 초 예정, 이례적 회동…CEO 후보군 가이드라인 등 논의할 듯
안경주 기자공개 2018-08-09 11:00:12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8일 1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사 이사회 의장과 만남을 갖는다. 금융당국 수장이 은행·증권 등 금융권역별 최고경영자(CEO)들과 회동을 가진 적은 있지만 이사회 의장을 만나는 것은 이례적이다.윤 원장이 그동안 문제돼 왔던 셀프연임 억제 등을 위해 CEO 선임절차 개선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금융지주사 이사회 의장들과 어떤 얘기를 나눌지 관심이 집중된다.
8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윤석헌 원장은 다음달 은행계 금융지주사 이사회 의장들과 회동을 갖는다. 복수의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금감원과 각 금융지주사 이사회 의장들과 일정을 조율 중에 있다"며 "9월 초, 늦어도 중순 이전에 간담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계 금융지주사는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다. 이들 모두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박철 전 한국은행 부총재(신한금융), 유석렬 전 삼성토탈 사장(KB금융), 윤성복 한국공인회계사회 심의위원장(하나금융), 정병욱 전 서울고검 검사(농협금융) 등이 대상이다.
윤 원장은 취임 후 금융권역별 CEO와 간담회를 가져왔다. 지난달 12일 증권사 CEO를 시작으로 23일 은행 CEO와 만났다. 이달 24일과 31일에도 각각 보험사 CEO와 캐피탈사 CEO를 만날 예정이다.
그러나 금융당국 수장이 금융사 이사회 의장을 직접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이 때문에 금융업계 안팎에선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다른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개별회사 또는 개인적 친분 관계로 금융당국 수장과 이사회 의장 간에 만난 적은 있을지 모르지만 전체 이사회 의장을 불러 모으는 것은 처음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들은 윤 원장과의 회동 목적을 파악하는데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 일정 조율에만 나설 뿐 금감원이 구체적인 논의 주제 등에 대해 알려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윤 원장이 셀프연임 억제 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지배구조와 관련한 얘기가 오고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금감원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 자료에 CEO 후보군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을 넣었다. 또 CEO 핵심 후보군 2~4명을 선정하고 관리하는 방안을 감독규정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윤 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최소 현행 CEO의 임기만료 1년 전에 CEO 최종 후보군을 선정하고 이들의 교육·평가방안을 감독규정에 담겠다는 게 금감원의 계획이다.
문제는 금융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특히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이사회의 반대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일부 사외이사들은 취지는 공감하지만 한국 금융회사 현실에 적용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윤 원장이 본격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에 앞서 설득 작업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지난 3월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CEO 승계 절차와 CEO 후보 관리는 금융회사 '자율'에 맡긴다고 밝혔던 만큼 이사회 의장의 의견을 수렴하는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또한 지난해 말부터 진행했던 금융지주사의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준수실태 점검 결과를 설명하고, 근로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견해가 금융회사의 경영 의사결정에 반영되도록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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