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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자산' 과대계상 살펴보니 [바이오 R&D 회계 후폭풍]①차바이오텍 등 6곳 사업보고서 정정, 'R&D 상용화' 가능성 살펴야

권일운 기자공개 2018-09-05 08:10:31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바이오 기업들의 R&D 비용 자산화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다수의 바이오 기업들은 다급히 지난 수년간 재무제표를 정정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사업보고서에 무형자산을 감액한 기업 현황을 살펴보고, R&D 비용의 자산화 적정성 여부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30일 0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연구개발(R&D) 비용 자산화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테마 감리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자 다수의 바이오기업들이 앞서 작성한 재무제표를 정정했다. 지출로 처리하지 않고 자산으로 편입시킨 R&D 비용의 상당 부분을 '원위치' 시킨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공식적으로 어떤 기업들을 테마 감리 대상에 편입시켰는지 밝히지는 않고 있다. 다만 증권업계는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정정한 바이오 기업들을 테마 감리 대상으로 보고 있다. 29일 현재까지 사업보고서를 정정한 기업은 차바이오텍(CMG제약 포함), 메디포스트, 이수앱지스, 오스코텍, 바이오니아, 인트론바이오 등 6곳이다.

◇'R&D 비용' 무형자산화, 상용화 여부가 좌우

테마감리는 일부 바이오 기업이 R&D 비용을 과도하게 무형자산으로 편입시키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뤄졌다. 이같은 관행은 실제 지출된 비용을 '무형자산' 계정으로 분류해 자산 가치를 늘리고 동시에 수익성을 좋게 보이려는 취지에서 생겨났다.

R&D 비용의 무형자산화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평가하는데 있어 필수불가결하다는 게 상당수 증권업계 관계자 및 회계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오랜 기간 동안 투입한 천문학적인 R&D 비용이 허공에 사라진다고 간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반도체 기업의 경우 지금도 막대한 R&D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수년 전의 R&D 투자가 지금의 수퍼 사이클을 일궈낸 원동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R&D 비용을 모두 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R&D 비용을 어디에 투입했으며 그 성과가 어떤 것인지를 면밀히 따져 자산으로 인식하는 게 원칙이다. 자산화는 대차대조표 상의 무형자산 계정에 편입시키는 형태로 이뤄진다. 자산화 시점에서는 실체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바이오 기업의 R&D 비용 무형자산화 상용화 가능성과 매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따져 이뤄진다. 상용화 가능성이 높거나 시장 규모가 큰 분야의 경우 무형자산화 비중을 높게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원칙적으로는 임상 1상 보다는 임상 2상에 투입한 R&D 비용을 좀더 많이 무형자산으로 편입시킬 수 있다. 이를 입증하고 시장에 납득시키는 것은 해당 기업의 몫이다.

◇회계 정정....감리 대상 간접 시인

사업보고서를 정정한 바이오 기업들은 결국 그간의 R&D 비용 무형자산화가 과도했다고 인정한 셈이다. 앞서 언급한 6곳의 기업들은 길게는 3년 동안의 사업보고서를 정정하면서 대차대조표 상의 무형자산의 상당 부분을 감액했다. 같은 회계년도의 손익계산서상 영업비용을 그만큼 늘려 잡았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기업들은 영업이익의 규모가 급감하거나 영업손실의 폭이 증가했으며 일부는 적자 전환을 하기도 했다.

차바이오텍은 최근 2년간 무형자산에 편입시킨 R&D 비용을 판매및 관리비로 재분류했다. 이 과정에서 2017년 무형자산은 54억6100만원에서 5억1800만원, 2016년 무형자산은 144억4100만원에서 9억8600만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손익구조도 악화돼 정정 전 14억원이던 영업손실이 67억원으로 증가했다.

R&D 비용 자산화 비중이 가장 높았던 곳 가운데 하나로 꼽혀온 바이오니아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동안의 무형자산을 재평가했다. 바이오니아는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처음 낼 당시만 해도 162억100만원이던 무형자산을 128억5900만원으로 감액하고 그만큼의 비용을 손익계산서에 추가로 반영했다.

메디포스트는 2017년도 무형자산으로 처리한 R&D 비용 492억6500만원을 81억7200만원으로 정정했다. 이와 맞물려 앞선 회계연도에도 매년 300억~400억원대 정정이 이뤄졌다. 이수앱지스와 인트론바이오, 오스코텍도 앞선 수년간의 무형자산 규모를 수십억원 감액했고 손익계산서를 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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