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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람코신탁, 새주인 LF '덕' 얼마나 볼까 [부동산신탁사, 리스크점검]③차입비용 절감, 지원여력 충분…금융업 이해 여부 관건

이승우 기자공개 2018-10-01 08:21:31

[편집자주]

금융위기 이후 열위한 시행사를 대체해 부동산 신탁회사들이 개발형 신탁, 즉 차입형 신탁 사업을 적극적으로 늘렸다. 부동산 경기 활황을 등에 업고 신탁회사들의 외형과 수익성은 급격히 개선됐다. 하지만 과도한 사업 확장과 부동산 경기 위축 가능성 등으로 최근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더벨은 부동산신탁회사들의 재무구조와 사업현황 전반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0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규성 회장을 비롯한 개인주주협의회가 지분 46%를 LF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코람코자산신탁은 든든한 새주인을 맞게 됐다. 코람코자산신탁은 그동안 설립자인 이규성 회장의 후광으로 급성장했고 이제 대기업 계열로 편입, 또 다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한 LF가 금융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경우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 게다가 이규성 회장의 후광이 사라질 경우 업계에서의 입지 변화도 변수다.

◇차입비용 절감 효과, 지원여력 충분

LF가 새주인이 될 경우 가장 큰 효과는 차입비용에 대한 절감이다. 현재 코람코자산신탁의 최대 주주는 지분 12.2%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이지만 실질적인 경영권은 이규성 회장을 비롯한 개인주주협의회가 갖고 있다. 이규성 회장 지분 포함 개인주주협의회의 지분을 합치면 40%가 넘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대주주인 우리은행 혹은 또 다른 주요주주인 산업은행등의 지원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코람코신탁 주주현황

LF로 대주주가 변경될 경우, 금융권의 시각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코람코자산신탁은 회사채 발행 없이 은행 차입을 활용하고 있으나 채권 발행에 나설 경우 차입금리가 대폭 낮아질 수 있다. 이미 신용평가 업계에서는 LF로 대주주가 변경될 경우 코람코자산신탁의 신용등급 상승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은행 차입비용 역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LF의 지원 여력은 충분하다. 올 상반기말 LF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284억원이다. 총차입금은 1501억원으로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를 기록, 유동성이 풍부한 편에 속한다. 코람코자산신탁 매입 대금을 지불하고도 유동성에 여유가 있는 것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개인주주협의회라는 주주 구성과 대기업 주주에 대한 시각은 크게 차이가 난다"며 "적극적인 의지로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한 LF의 지원 의지와 여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LF는 지난 2007년 LG상사에서 분리된 이후 2014년 LF로 사명을 변경했다. 코람코자산신탁 인수가 독자 그룹으로 더 성장하기 위한 발판이 돼 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여러 소규모 M&A 딜이 있었지만 가장 큰 규모의 코람코자산신탁 인수는 LF로서도 상당한 도전이다. 그만큼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람코자산신탁이 금융회사이지만 부동산과 관련된 곳이어서 LF 입장에서는 더 큰 규모의 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향후 추가적인 M&A를 통해 건설업종에 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 이해도 관건, 이규성 회장 후광효과 소멸도 주목

문제는 LF가 그동안 금융업과 부동산업을 해 본적이 없는 곳이라는 점이다. 신탁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경우 오히려 기존 코람코자산신탁의 성장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차입형 신탁 사업은 금융과 건설업이 종합된 것으로 LF가 그동안 걸어왔던 길과 다르다. 게다가 코람코자산신탁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코람코자산운용은 대체투자에 전문화돼 있는 자산운용사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은 신규 사업, 특히 금융업에 소극적이거나 보수적인 면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며 "금융업에 대한 이해도, 그리고 건설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게 되면 향후 큰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규성 회장의 후광 효과가 사라지는 것도 리스크다. 이규성 회장은 1988년부터 1990년까지 제33대 재무부장관을 지냈고 1998년부터 1990년까지 제1대 재정경제부 장관을 맡았다. 지난 2001년 코람코자산신탁을 설립한 것도 이규성 회장이 주도했고 그 이후에도 이 회장의 영향력은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규성 회장의 경제계에서 존재감은 극복 불가능한 정도였고 은퇴후 코람코자산신탁 회장직을 맡고 있는 지금까지 그 영향력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최대주주가 될 LF 외 금융회사 주주들의 경영 참여 가능성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40%에 육박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금융회사 주주들은 그동안 경영에 참가하지 않았으나 M&A를 계기로 경영 참여를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혹은 이참에 금융회사 주주들도 코람코자산신탁의 지분 매각에 동참할 수 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코람코자산신탁 지분을 처분하고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다른 신탁회사 인수를 추진하고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업은 차입형 신탁을 비롯해 일반 관리형 신탁도 금융회사들과의 연계 영업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곳"이라며 "금융회사 주주가 사라질 경우 사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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