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0월 30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프랜차이즈(franchise)의 이미지는 불편하다. 오너들의 갑질 논란이 뉴스에서 끊이지 않는다. 특히 치킨, 피자 등 요식업종이 두드러진다. 얼마 전 치킨회사 창업주 가족이 직원에 폭언을 행사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가맹점주와의 이익 분배를 둘러싼 갈등도 빈번하다.이들의 상장사(史)는 잔혹하다. 프랜차이즈업체의 국내 직상장 사례는 아직 한 건도 없다. 들쭉날쭉한 영업실적과 사업 불안정성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우회상장 사례가 있긴 하지만 실패로 끝나기 일쑤였다. 여기에는 본사 또는 창업주의 도를 넘어선 '갑질'도 한 몫 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대부가 백종원이다. 보유 브랜드만 21개에 달한다고 한다. 그가 이끄는 더본코리아의 상장 추진이 업계의 이목을 끄는 이유다. 직상장 1호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는 기회다. 백 씨의 언론 노출이 부쩍 늘어난 점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적 역시 웬만한 중견기업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주목할 부분은 그가 '상생'을 얘기한다는 점이다. 외식업의 문제와 개선 방향을 두고 소신있는 발언을 쏟아낸다. 국감장에도 모습을 드러내며 프랜차이즈 갑질이 없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본코리아는 원재료 납품가격 및 로열티 인하 등을 실시하며 상생을 '실천'하고 있다. 동종업계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기존 프랜차이즈의 약점을 강점으로 차별화하는 전략이다. "본사가 덤터기를 씌우는 인테리어 갑질 논란에서 우리는 자유롭다"고 말한 부분은 백미(白眉)다. 요리연구가보다는 IPO를 앞둔 사업가로서의 노련미가 엿보인다. 심지어 음식으로 돈을 벌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던 그다.
이 모든 것이 상장을 위한 홍보라고 해도 '액면 그대로' 믿고 싶다. "점심 한끼가 똑같이 8000~9000원인 건 과도하다. 싼값에 좋은 음식을 제공하고 싶다"는 그의 주장은 묘한 설득력을 준다. 후발주자를 위해서라도 더본코리아가 프랜차이즈 1호 상장 기업으로 모범적인 선례를 남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살짝 아쉬운 부분도 있다. 백 씨는 'IPO가 은퇴 이후의 경영을 위한 목적'이라는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지분율이 77%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좀 더 솔직하게 얘기하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사학재단 집안에서 유복하게 자랐던 백 씨지만 '상생' 자체가 '상장'의 이유는 아닐 것이다.
향후 그가 상장사 더본코리아의 최대주주가 되더라도 지금처럼 '상생'을 외칠 지는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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