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K, 꽁꽁 언 IPO 매니저 투심 녹일까 실적 긍정적 평가 속 공모물량 커 부담…하단 베팅 만지작
이충희 기자공개 2018-12-05 10:20:55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4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게임 업체 에스앤케이(SNK)가 12월의 첫번째 수요예측 주자로 나서며 코스닥 시장 문을 두드린다. 펀드매니저들은 게임 지적재산권(IP) 매출을 통해 꾸준히 성장한 실적에 주목하면서도 조단위로 평가된 기업가치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공모물량 1000억원 이상인 IPO 종목들이 문턱에서 잇따라 좌초한 가운데 에스앤케이가 얼어붙은 펀드매니저들의 투심을 녹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코스닥 상장에 도전하는 에스엔케이는 4일부터 5일까지 이틀 동안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 나선다. 전체 공모 물량 560만주 중 기관투자가에게 448만주(80%)가 배정됐다. 공모가 밴드는 3만4300~4만6800원, 공모금액은 1921억~2621억원으로 결정됐다. 추정 기업가치가 최대 1조원이 넘는다. NH투자증권이 대표 주관하고 미래에셋대우가 공동주관사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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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들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회사가 핵심 사업인 게임 지적재산권(IP) 매출을 통해 매년 꾸준히 성장해왔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에스앤케이는 '더 킹오브 파이터즈(The King of Fighters)', '메탈 슬러그(Metal Slug)' 등 90년대 오락실에서 흥행한 아케이드 게임 IP를 다수 보유 중이다. 국내에서는 넷마블, 조이시티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7월 결산) 매출액은 687억원, 영업이익은 375억원을 기록해 전년 541억원, 332억원 대비 좋은 실적을 냈다.
A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게임 산업에서 IP 비즈니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실적이 매년 늘고 있다"며 "회사가 내년 순이익을 올해 대비 두배 이상인 700억원 수준으로 제시해 반신반의 하면서도 기대감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중국 텐센트가 현지에서 퍼블리싱한 사무라이 쇼다운 게임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워낙 큰 공모 물량 탓에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에도 공감대가 모아진다. 최근 IPO 시장에서 1000억원 안팎 주식 공모했던 종목들 중 상당수가 상장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초했다. 지난달에만 드림텍과 CJ CGV베트남 등 코스피 상장을 꿈꿨던 종목들이 펀드매니저 외면 속 상장을 철회했다. 지난 3월 상장된 애경산업 공모 규모가 1978억원으로 올해 가장 큰 딜이었다는 점은 최근 얼마나 IPO 투심이 얼어붙어 있었는지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국내 게임 상장사들의 기업가치가 최근 하락 추세라는 점도 부담이다. 작년 9월 많은 시장 기대를 받으며 코스닥 상장한 펄어비스의 경우 한때 시총이 3조6000억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2조5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3일 상장된 또다른 게임업체 베스파는 공모가 3만5000원을 밑돈 끝에 3만원에 이날 장을 마쳤다.
B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에스앤케이는 아시아권에서 게임사가 가장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 받는 한국 증시행을 택했다"며 "이런 기대가 반영돼 기업가치를 조단위로 잡았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가 여기에 못미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모규모가 워낙 커 경쟁률이 낮을 것으로 보고 하단 부근에 베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부터는 IPO 시장에서 코스닥 벤처펀드가 큰손으로 떠올랐다는 점도 에스엔케이에게는 다소 부정적이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 해제 7년 이내 코스닥 상장 주식을 의무 편입해야 한다. 운용규모만 3조원에 달하는 코스닥 벤처펀드로부터 선택 받은 종목은 IPO 흥행에 성공했지만 그렇지 않은 종목들은 공모를 철회하거나 대부분 밴드 하단을 밑도는 가격에 공모가가 정해졌다.
C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에스앤케이는 외국계 기업이라 벤처기업에 해당되지 않는다. 코스닥 벤처펀드로부터 큰 러브콜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며 "현재 우리가 운용중인 코스닥 벤처펀드 역시 물량을 꼭 따내야 할 부담이 없어 하단에 베팅하거나 편입하지 않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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