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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2세 경영체제 신일제약, 턴어라운드 가능할까 외형성장 불구 영업이익률 하락…활발한 R&D 투자도 변수

강인효 기자공개 2018-12-28 08:08:30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7일 14: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일제약이 창업주 홍성소(80) 회장의 장녀인 홍재현(47) 부사장을 새로 대표로 선임하면서 오너 2세 경영체제의 막이 오른 가운데 홍 신임 대표에 거는 안팎의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신일제약은 지난 9년간 전문경영인 체제 속에서 외형 성장을 일궜지만 최근 수익성이 크게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0년 만에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 경영체제로 회귀한 만큼 홍 신임 대표는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창업주 장녀, 대표로 신규 선임…오너 2세 경영 본격화

27일 신일제약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홍재현 부사장을 신규 대표로 선임했다. 기존 대표인 정미근 사장은 대표이사직에서는 물러나지만 등기이사직은 유지한다. 홍 신임 대표는 내년 1월 1일부터 대표이사직을 수행한다.

신일제약 창업주인 홍성소 회장은 슬하에 아들없이 딸만 넷을 두고 있다. 홍 신임 대표는 홍 회장의 장녀다. 게다가 홍 신임 대표(지분율 9.3%)는 최대주주인 홍 회장(지분율 17.3%)에 이어 2대 주주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어 경영권을 승계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앞서 신일제약은 2009년까지 오너 일가가 경영 전면에 나섰다. 2004년까지는 홍 회장이, 2005년부터 2009년까지는 홍승통 전무(홍 회장의 동생·현 부회장)가 대표를 맡았다.

2010년부터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뀌었다. 2013년까지는 김영상 부사장(현 부회장)이, 2014년부터 2018년까지는 정미근 부사장(현 사장)이 대표를 맡았다. 김 부회장과 정 사장도 신일제약에서만 40년 넘게 재직한 '신일맨'으로 회사를 속속들이 꿰고 있는 인물이다.

홍 부사장이 업계의 관측대로 이번에 대표로 선임되면서 신일제약은 지난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오너 2세 경영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영업이익률 최대 26%에서 18%로 급감…'수익성 개선' 과제

1971년 설립된 신일제약은 연매출 500억원에 불과한 소형 제약사다. 10년 전만 해도 연매출은 300억원대에 그쳤었다. 하지만 꾸준히 10%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알짜 제약사였다.

신일제약이 눈에 띄는 외형 성장을 보인 시기는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운영하던 때였다. 김영상 대표 임기 마지막 해인 2013년 44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009년 기록한 사상 최대 매출(436억원)을 경신했다. 정미근 대표의 임기가 시작된 2014년 매출이 482억원으로 증가했고, 이 덕분에 영업이익도 100억원대를 넘어서며 영업이익률은 역대 최대치인 약 26%를 기록했다.

정 대표 재임 시절인 2016년 처음으로 연매출 500억원을 돌파하고 이듬해인 2017년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수익성은 점차 약화돼갔다. 2014년 26%에 육박했던 영업이익률은 2015년 23.5%, 22.6%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20%대가 무너지면서 18.1%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판관비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매출원가가 급격히 상승한 것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2019년은 신일제약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지 20년째 되는 해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오너 2세 경영의 막을 올리는 홍 신임 대표는 회사의 외형 성장을 이어가면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하지만 올 들어 회사의 실적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신일제약은 올해 3분기 첫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3분기말 기준 영업이익률이 10%(작년 3분기말 기준 17%)로 곤두박질쳤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전년보다 4% 증가하며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36%나 감소하며 수익성 약화가 심화되는 추세다.

업계에선 약학 전공자이면서 MBA까지 마친 홍 신임 대표가 지난 2000년 입사 이후 18년간 경영수업을 착실히 받아온 만큼 신일제약의 '제2 도약기'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신일제약은 2015년부터 연구개발(R&D)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단번에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제약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신일제약의 2016년과 2017년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중은 모두 5% 후반대에 그쳤지만, 올해 3분기 기준 8.17%까지 높아졌다. 현재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유방암 진단제, 유방암 항체 치료제를 비롯해 항혈소판제, 혈액응고제제, 당뇨병 치료제 등 개량신약이 개발 단계에 있다. 개량신약의 경우 발매 예상 시점이 대부분 2020년 이후여서 매출 성장에 기여할 수 있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필요한 상황이다.

신일제약 10년간 실적 현황_20181227(표)_수정본
자료=신일제약 사업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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