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1월 03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말,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하 농금원)이 첫 '추수감사제'를 열었다. 지난해는 농금원에 있어 의미있는 한 해였다. 2010년 처음으로 조성한 농식품 모태펀드가 청산을 맞이했기 때문이다.한 해 동안 총 4개의 자조합이 청산했고, 자조합의 성과 또한 우수한 편이었다. 청산펀드는 △현대-동양농식품사모투자전문회사 △솔리더스글로벌농식품바이오투자펀드1호 △아주-아그리젠토1호투자조합 △그린농림수산식품투자조합' 등이다. 투자 원금(836억원) 대비 수익은 1.66배, 평균 내부수익률(IRR)은 15.6%를 기록했다.
농금원에서는 첫 '추수'에 감사하기 위해서 행사를 마련했다. 성과 발표와 함께 농식품모태펀드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를 치하했다. 많은 농식품 조합을 가지고 있는 운용사와, 심사에 참여했던 법무법인, 언론사 등이 대상이었다. 농금원은 상금 100만원과 함께 감사함을 전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첫 회수와 청산 실적을 가져다준 운용사는 주인공이 아니었다. 이 운용사들은 사실상 추수감사제를 열게 해준 역군이었지만 성과만 보고하고 자리로 돌아가야 했다. 모태펀드를 실제 운용해온 심사역들의 노력에 대한 배려가 빠져있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농금원이 운용사를 대하는 모습을 단면적으로 보여준 사례이기도 했다. 몇몇 운용사들은 농금원의 출자사업과 조합관리가 엄격하고 깐깐하다고 입을 모은다. 산업 특성상 출자사업이 흥행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농금원은 번번히 제안서를 접수받지 못하거나 유효경쟁률을 성립시키는 데 실패했다. 운용사들의 조합운용 여건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올해 조성된 세컨더리펀드나 6차산업화펀드도 2년간 여러차례 공고를 낸 끝에 운용사를 선정했다. 출자비율을 높이고 투자 대상을 완화하는 등 수정을 거친 결과였다. 쏟아지는 출자사업 속에서 농금원은 운용사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다.
이번에 청산된 펀드의 회수액은 농식품펀드로 재투자돼 투자-회수-재투자로 이어진다. 풍성한 수확을 거둔 운용사들은 농식품투자 선순환 체계 구축에 기여한다. 이 추수의 결과물이 재투자될 때는 운용사가 고민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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