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앞세운 우리금융 임원 라인업…출신은 '옛말' [新우리금융 새로운 100년] ④그룹 컨트롤타워 박경훈·최동수·이석태, 안방살림 맡은 정채봉·김정기 부문장
김선규 기자공개 2019-03-14 09:35:00
[편집자주]
우리금융지주는 국내 최초의 금융지주사로 출범했으나 공적자금 회수 과정에서 해체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선 지주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 1월 4년2개월만에 지주사로 부활했다. 우리금융지주의 과거를 되짚어보고, 현재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리고 미래성장 전략 등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2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체제에서 단행한 첫 임원인사의 특징은 그간 불문율처럼 적용된 '한일·상업은행 간 동수원칙'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합병 이후 양측 출신 간 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계파 갈등을 줄이기 위해 임원을 동수로 구성하는 인사 관행이 이어졌다.불과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동수' 임원승진은 당연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이는 미봉책에 그쳤을 뿐 양측 간 화학적 결합은 성공하지 못했다. 과점주주들조차 괜한 잡음이 불거질 것을 우려해 손 놓고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영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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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주체제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능력과 전문성을 가진 임원들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사람장사'인 금융업 특성상 인사 시스템과 조직 문화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 우리지주를 비롯한 은행과 자회사 임원 라인업을 보면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이 대거 전진배치됐다. 능력이 검증된 상무 1년차, 영업본부장 1년차 중 부행장이나 상무로 파격 승진됐다. 그간 현장과의 소통이 능했던 '영업통' 인재들의 약진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지주는 과거 전략라인과 미래전략단 출신을 중용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박경훈 경영기획본부 부사장, 최동수 경영지원본부 부사장, 이석태 전략사업담당 상무, 이성욱 재무전략부 본부장 등이다. 이들은 과거 은행과 옛 지주를 오가며 우리은행과 우리종금 합병, 우리금융 지분 매각, 우리증권과 엘지투자증권 합병 등 굵직한 업무에 참여했다.
우리은행은 정채봉 부문장과 김정기 부문장을 중심으로 새판을 짰다. 두명의 부문장 모두 리테일 영업과 WM, IB, 기업영업 등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손 회장이 지주체제 조기 안착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업무에서 성과를 보인 두 부문장에게 안방살림을 맡겼다.
은행 임원들은 상당수 물갈이됐다. 특히 IT, 글로벌 신탁 등 전문성이 필요한 사업부문은 본부장급 인사를 발탁해 그룹장으로 내정했다. 11명의 상무 중 절반 가량이 2017년 이후에 본부장으로 승진한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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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행장보 이상 임원들은 2017년 상무를 단 인물들이다. 기존에 없던 '부행장보'직을 신설해 6명의 1년차 상무를 대거 승진시켰다. 조수형·정종숙·김종득 부행장보는 업무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소비자브랜드그룹, WM그룹, 자금시장그룹을 각각 맡겼다. 사업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 연관성이 높은 그룹별로 임원들의 자리를 바꾸기도 했다. 신탁연금그룹을 맡았던 신명혁 부행장보는 중소기업그룹으로, IT그룹장이었던 최홍식 부행장보는 기관그룹으로, 업무지원그룹을 책임졌던 박화재 부행장보는 여신지원그룹으로 각각 이동했다.
외부 전문가도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노진호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를 그룹 최고정보책임자로 선임했다. 노 전무는 이번에 신설된 ICT기획단을 이끌게 됐다. ICT기획단은 지주 경영지원본부 ICT기획부로 있다가 이번에 부에서 단으로 승격된 조직이다. 노 전무는 그룹 IT시스템 운영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빅데이터 기반 마련을 위한 정보공유체계를 만들 예정이다.
황원철 상무도 대표적인 외부출신이다. 은행 디지털금융그룹장으로 내정된 황 상무는 KB투자증권 CIO상무, 동부증권 eBusiness 본부장, 하나금융투자 CIO를 역임했다. 그는 금융결제시스템, 복합금융상품 개발, 디지털 솔루션 개발 등 주요 디지털혁신 프로젝트를 총괄한 디지털·IT 부문 전문가로 꼽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주체제로 전환하면서 이전과 가장 달라진 점은 인사시스템"이라며 "지난해 인사에서 능력·전문성 중심의 평가, 외부 인재 수혈 등이 단행되면서 해묵은 인사 관례가 사라지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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