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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동양운용, '첫 협업' 시너지날까 중국CB 공모펀드로 '호흡'…생소한 자산, 낮은 이해도 '걸림돌'

최필우 기자공개 2019-06-03 08:35:13

이 기사는 2019년 05월 31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자산운용이 우리금융그룹에 인수된 후 첫 신상품을 내놓았다. 우리은행이 판매사로 나서면서 시너지 효과가 날지 관심이 모인다. 우리은행 고객들이 유사한 상품에 투자해 본 경험이 많지 않고 해당 자산군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흥행은 쉽지 않아 보인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동양자산운용이 최근 설정한 '동양차이나전환사채증권자투자신탁H(채권혼합)' 판매를 개시했다. 고액자산가 전용 프리미엄투체어스(TC)센터 뿐만 아니라 일반 영업점에서도 상품 가입이 가능하다.

이 펀드는 중국 전환사채(CB)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전환사채는 기업이 발행한 채권이지만 일정 조건에 따라 발행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어 주식 성격도 가지고 있다. 동양자산운용은 전환가 조정이 액면가 수준까지 가능하다는 점과 유통 물량이 풍부하다는 측면에서 중국 CB 투자가 매력적이라고 봤다.

동양자산운용이 우리은행에 펀드 판매를 요청하면서 양사가 그룹사가 된 후 첫 호흡을 맞추게 됐다. 동양자산운용은 안방보험그룹에 속해 있을 때부터 중국 전환사채 투자를 준비해 왔다. 펀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동양자산운용이 우리금융그룹에 인수 됐고, 우리은행은 그룹사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펀드 판매를 결정했다.

당초 우리은행 판매를 염두에 두고 기획한 펀드가 아닌 만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데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많다. 우리은행 고객들은 시중은행 중 투자 성향이 가장 보수적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말 기준 시중은행 판매잔고 1위(19조5280억원)에 올랐지만 채권형 비중이 41%에 달한다. 주식형 비중은 13%에 불과하고 판매잔고 역시 시중은행 중 가장 낮다. 주식 성격이 있는 전환사채 투자 상품에 대한 수요가 있을지 미지수다.

자산군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우리은행은 메자닌펀드 판매 경험이 많지 않다. 국내 메자닌은 헤지펀드에 편입되는 경우가 많고, 우리은행이 비교적 최근 헤지펀드를 판매를 시작한 탓이다. 중국 정부의 은행 대출 규제 여파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 전환사채 발행이 늘어 안정성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도 우리은행 PB들이 판매를 주저할 만한 요인이다.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자산운용 인수로 그룹사간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지주 차원의 상품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타 금융그룹은 은행, 증권사, 운용사 상품 담당자들이 정기적으로 교류하면서 시장 트렌드와 판매 채널 수요를 감안해 상품을 내놓고 있다. 운용사가 핵심 판매사 고객 성향과 PB들의 니즈(needs)를 기민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동양자산운용 인수 후 첫 신상품을 내놓긴 했지만 라인업을 늘리는 차원이고 큰 흥행을 기대하진 않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지주 차원의 상품 협의체가 마련되겠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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