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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美 아르고스 인수, 면역항암·cGMP 일타쌍피"이병건 SCM생명과학 대표 "중국 내 파트너사 물색 예정"

민경문 기자/ 서은내 기자공개 2019-06-25 07:58:12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4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병건 SCM생명과학 대표(사진)를 만난 건 6월 중순 삼성동 아셈타워의 공유오피스에서였다. 본사와 연구소는 인천에 있지만 투자자 미팅 등을 위해 사무실을 작게 빌렸다고 했다. 일주일의 절반 정도를 여기서 보내고 있다. 녹십자, 종근당 등 국내 굴지의 제약사를 이끌던 그는 환갑이 넘어 줄기세포 전문 바이오테크의 전문 경영인이 됐다.

SCM생명과학은 송순욱 인하대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가 시작이었다. 한진그룹이 그의 기술을 바탕으로 2008년 호미오세라피(현 SCM생명과학)를 설립했다. 한진은 지주회사 재편 과정에서 주력인 항공사업과 연관성이 낮고 누적된 영업적자로 이익실현이 요원하다는 판단 하에 2014년 청산을 결정했다.

이 대표는 "회사는 청산됐지만 송 교수를 포함한 인력과 기술은 그대로 살아있었기 때문에 신규 투자자를 모아서 SCM생명과학이 새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후 최대주주인 송 교수는 R&D에만 전념키로 하면서 지난해 이 대표가 SCM생명과학의 신임 CEO로 영입됐다.

제약사에 있을 때도 세포치료는 이 대표가 꾸준히 관심을 가졌던 영역이었다. 이 대표는 "벤처캐피탈 쪽에서 IPO 등을 위한 매니지먼트가 필요하다는 제의가 들어왔고 이를 받아들였다"며 "SCM생명과학이 글로벌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 합류 이후 외부 투자 유치도 크게 늘었다.

사진_SCM 생명과학 이병건 대표(B.G. Rhee)

작년 하반기 국내 VC 및 말레이시아 듀오파마(duopharma)로부터 총 441억원의 시리즈 C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최근에는 산업은행과 한독이 SCM생명과학에 6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제넥신 초기 사외이사가 저를 포함해 김영진 한독 회장, 송인준 IMM 대표 등이었는데 그때의 인연이 이번 거래로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받은 밸류에이션은 1500억원 정도로 당분간 필요한 자금은 충분히 확보했다"며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까지 통과하면 기발행된 전환사채 상당 물량이 보통주로 전환될 예정이라서 재무여력은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SCM생명과학이 1년에 R&D로 소진하는 금액은 100억원 정도로 파악된다.

SCM생명과학이 진행한 딜 중에서는 올해 2월 제넥신과의 미국 아르고스 테라퓨틱스(Argos Therapeutics) 인수 거래를 빼놓을 수 없다. 세포치료제 생산시설과 연구원, 지적재산권 등 주요 자산을 경매 방식으로 사들였다. 지난해 초까지 나스닥 상장사였던 아르고스는 개인맞춤형 항암 치료제를 개발해왔다.

이 대표는 "원래 참여가 예정됐던 LG화학이 빠지면서 제넥신의 성영철 회장과 공동 인수를 결정했다"며 "중국 CAR-T 업체가 비딩에 뛰어들면서 가격 경쟁이 우려됐지만 결국 125억원에 낙찰받았다"고 말했다. 제넥신이 49%, SCM생명과학이 51%의 아르고스 지분을 갖는 구조로 인수 이후 사명은 코이뮨(CoImmune)으로 바뀌었다.

이 대표는 "작년 아르고스가 파산한다고 할때부터 무조건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우리 줄기세포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미국 내 cGMP 세포치료제 생산시설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줄기세포 뿐만 아니라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을 갖췄다는 점도 상장을 앞두고 몸값을 올리는데 유효할 수 있다.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는 미국의 FDA가 인정하는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을 말한다.

이 대표는 "SCM생명과학의 핵심 과제는 줄기세포를 통한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GVHD), 췌장염,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개발"이라며 "불순물 없이 순도가 높은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층분리배양법 등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줄기세포를 주사하는 것이 아닌 시트 형태로 직접 붙이는 방식도 연구중이다.

그는 세포치료제의 전망이 밝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아직까지 세포치료 쪽은 글로벌 빅파마들이 많이 다루지 않는 영역"이라며 "이명박 정부 때부터 해당 분야에 선제적으로 나선 덕분에 파미셀, 메디포스트, 안트로젠 등의 국내 기업이 줄기세포 치료제를 빠르게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아시아 시장의 확장성에 주목했다. 이 대표는 "바이오코리아, 바이오재팬만으로는 투자자 확보에 한계가 있으니 바이오 아시아라는 명제를 통해 미국과 유럽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10년만 지나면 아시아가 글로벌 재생의학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고 했다.

SCM생명과학이 중국 내 파트너 기업을 찾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대표는 "중국 회사와 투자 유치 및 라이선스 아웃 등의 기회를 타진하고 있다"며 "독자적으로는 세포 치료제의 중국 내 임상 및 생산, 판매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서울대 공대·동대학원을 거쳐 라이스 대학에서 의료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연구소 안전성 센터장, 삼양사 초대 의약사업 본부장, 미국 바이오 기업 Expression Genetics 대표를 거쳤다.

2004년 녹십자로 영입 이후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7년 종근당 부회장에 선임됐다. 2013년부터 5년간 한국 바이오협회 이사장을 맡았으며 현재 첨단재생의료산업협의회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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