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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홀딩스, 신용등급 지주사 디스카운트 없다 A+ 평정, 시멘트와 동급…재무 부담 높아 막판 고심

이경주 기자공개 2019-07-02 13:46:49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2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이어 한국신용평가도 한일홀딩스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평정했다. 주력 자회사 한일시멘트(A+, 안정적)와 같은 등급으로, 두 신평사가 모두 한일홀딩스에 대해 지주사 특유의 '구조적 후순위성'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신평사들은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홀딩스가 일반적인 지주사와 달리 재무 부담이 과중한 구조였기 때문이다.

◇한신평도 A+ 평정…'후순위성 낮다' 의견 합치

한신평은 1일 한일홀딩스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 안정적으로 부여했다고 본평가 결과를 공시했다. 지난달 28일 나신평이 평정(A+, 안정적)한 것과 같은 등급이다. 이로써 한일홀딩스는 작년 인적분할 후 처음으로 발행하는 공모채를 A+ 완전체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한일홀딩스는 최대 22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이달 4일 진행한다. 기본 모집액 1500억원에 수요예측 흥행 시 700억원 증액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본평가에서 크레딧업계가 가장 주목한 것은 지주사 채무에 내재해 있는 '구조적 후순위성'이었다. 지주사 신용평가의 핵심 중 하나다. 구조적 후순위성은 자회사 채권자보다 지주사 채권자가 원금 회수 가능성이 떨어지는 정도를 뜻한다. 자회사 실적에 지주사 실적이 후행적으로 뒤따른다. 신용등급도 마찬가지다. 특히 별도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순수지주회사가 구조적 후순위성이 강하다.

구조적 후순위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지주사 신용등급은 핵심 자회사보다 한 노치 가량 낮게 부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SK그룹 지주사 SK㈜ 신용등급(AA+)이 핵심 자회사 SK텔레콤(AAA)보다 낮은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LG그룹 역시 지주사 LG(AA-)가 LG화학(AA+)이나 LG전자(AA0)보다 1~2노치 낮다.

한일홀딩스는 지난해 7월 1일 한일시멘트의 투자부문을 인적 분할해 탄생한 순수 지주회사다. 자회사로 한일시멘트(지분율 34.67%)와 HLK홀딩스(48.72%), 한일네트웍스(48.24%), 한일산업(99.85%) 등을 거느리고 있다. 주력 수익원은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과 임대수익 등에 국한해 있다.

구조적 후순위성이 핵심 평정요인이 된 배경이다. 두 신평사 모두 한일시멘트와 같은 등급을 부여하면서 후순위성이 낮다고 결론지었다.

◇막판까지 고심, 스플릿 가능성도 나와…재무부담 탓

과정은 험난했다. 두 신평사 모두 고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신평은 평정 초기에는 A+보다 낮은 등급을 고려해 스플릿(신평사간 등급 불일치)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시장에는 한신평이 A0에 비중을 실은 것으로 알려져 스플릿이 날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한일홀딩스가 일반적인 지주사와 달리 구조적 후순위성은 낮지만 그 반대급부로 자체 재무부담이 높은 구조에 있었던 것이 원인이다.

순차입금 의존도

한일홀딩스 상각전 영업이익 70% 수준을 책임지고 있는 주력 계열사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 재무상태가 양호한 것이 구조적 후순위성이 낮다고 평가된 이유다. 한일시멘트는 올 1분기 말 개별 기준 총차입금이 2239억원으로 순차입금의존도가 9.7%다. 한일현대시멘트도 같은 기간 개별 기준 총차입금이 976억원으로 순차입금의존도가 1.1%다.

신평사들은 주력 자회사의 낮은 재무부담이 원활한 배당으로 이어져 지주사의 구조적 후순위성을 낮춘다고 봤다. 신평사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 재무상태로 봤을 때 한일홀딩스가 배당수익을 얻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한일홀딩스 측에선 배당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다만 한일홀딩스 개별 재무상태는 등급평정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일홀딩스는 인적분할 당시 채무를 상당부문 떠안았다. 재작년 HLK홀딩스를 통해 한일현대시멘트(당시 현대시멘트)를 인수할 당시 조성한 인수금융 1250억원이 한일시멘트가 아닌 한일홀딩스로 이관됐다. 그 결과 올 1분기말 개별 기준 한일홀딩스 총차입금은 3059억원으로 순차입금 의존도가 14.9%가 됐다. 주력 계열사보다 높다.

더불어 한일홀딩스는 이번 공모채로 마련할 2200억원을 HLK홀딩스 잔여지분(51.28%)을 매입하는데 쓸 예정이다. 이로 인해 차입금부담이 추가로 늘게 된다. 한신평은 공모채를 감안하면 순차입금의존도가 30%로 확대된다고 추정했다.

앞선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지주사는 인적분할 당시 채무를 사업회사에 이관시키는 경우가 많지만 한일홀딩스는 반대였다"며 "지주사 치고 차입금비중이 높지 않나 의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재무부담이 (등급을 낮출만큼) 무겁지는 않았기 때문에 안정적인 배당수입에 더 높은 가점을 줘 평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일홀딩스 실적 및 재무

◇찬반 논란은 지속…"일반 사례와 상충"

다만 크레딧업계 일각에선 과거 사례와 상충돼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과거 지주사 LG를 신용등급을 평정할 때 LG화학이나 LG전자 재무구조가 한일시멘트처럼 우수했음에도 구조적 후순위성을 따져 LG 등급이 주력 계열사보다 한 노치 낮게 평정됐다"며 "사업회사 재무구조가 우수하다고 후순위성이 없어진다는 것은 과거 사례와 맞지 않는 논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후순위성은 인적분할을 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지주사와 사업회사 채무 비중과 연관시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중견그룹은 대그룹과 다르게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크레딧 애널리스트 "인적분할로 구조적 후순위성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엔 동의하지만 중견그룹은 달리 볼 필요가 있다"며 "규모가 크지가 않기 때문에 지주사와 주력 자회사를 동일체로 볼 수 있는 여지가 크고, 이로 인해 구조적 후순위성이 상쇄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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