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 경영 복귀 준비? '옥중'에도 세계프라임·오성씨엔씨 사실상 '대표'…사내이사 등기 계열사만 6곳
양용비 기자공개 2019-08-20 13:14:0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19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습 도박과 뇌물 공여 혐의로 복역 중인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의 경영 복귀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지난달 네이처리퍼블릭 계열사 2곳의 사내이사로 취임하며 내년 출소 이후를 도모하고 있는 모양새다.19일 업계에 따르면 정 전 대표는 지난 7월 네이처리퍼블릭의 계열사인 세계프라임과 오성씨엔씨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대표가 지난달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세계프라임은 유통업, 오성씨엔씨는 화장품 제조·도소매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다.
|
이로써 정 전 대표가 사내이사로 있는 네이처리퍼블릭의 국내 계열사는 △세계프라임개발 △쿠지코스메틱 △네이처리퍼블릭온라인판매 △오성씨엔씨 △세계프라임 △에스케이월드 등 6곳이 됐다. 옥중에도 네이처리퍼블릭 계열사 10곳 중 절반 이상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오성씨엔씨의 경우 지난해 12월 청산의 일환으로 해산하기로 했으나 지난달 26일 주주총회를 열어 해산을 번복하고 회사를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오성씨엔씨가 해산을 번복함과 동시에 사내이사로 정 전 대표를 추대하면서 정 전 대표가 경영 복귀를 위한 사전 작업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전 대표가 사내이사로 등재된 계열사 6곳 가운데 5곳은 '1인 사내이사' 체제다. 사실상 계열사 5곳 모두 정 전 대표가 대표이사인 셈이다. 그가 옥중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계열사 다수에서 대표이사 격의 사내이사를 지내고 있고, 네이처리퍼블릭의 최대주주(지분율 75.37%)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네이처리퍼블릭 이사회 의장을 그의 아내인 정숙진 씨가 맡고 있는 것도 옥중경영 정황에 힘을 싣어준다.
정 전 대표는 2017년 수감되면서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직을 사퇴했다. 복역을 계기로 정 전 대표는 회사 일에 전혀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옥중에서 계열사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의 다수 계열사에서 사내이사로 등재된 만큼 정 전 대표는 내년 만기 출소 이후 경영 복귀 측면에서 운신의 폭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정 전 대표가 계열사 사내이사로 잇따라 취임하는 것에 대해 출소 이후 경영에 복귀해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 전 대표 출소에 따른 경영 복귀가 가까워지고 있는 만큼 네이처리퍼블릭 현재 경영진의 사업 추진이 소극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 전 대표가 옥중에서도 계열사를 장악하고 있어 경영에 복귀하면 추진하던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오성씨엔씨에 대해 "기존에 대표였던 분이 청산동의서를 써줘야하는데 퇴사한 뒤 연락이 안돼 못하고 있다"며 "오성씨엔씨는 실제 운영을 하지 않고 있으며 청산을 하려면 다시 회사를 살린 뒤 재해산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의 사내이사 등재는 오성씨엔씨의 청산을 위한 작업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지난달 두 회사의 사내이사에 오른 것에 대해선 "양사 정리수순을 밟기 위한 절차"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