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신설 VC 수장은 누구 '농협 출신 vs 외부 전문가' 의견 갈려, 임추위서 후보 추천 예정
안경주 기자공개 2019-09-23 08:11:00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0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금융지주의 전문 벤처캐피탈(VC) 설립이 임박한 가운데 초대 대표이사를 누가 맡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농협금융은 벤처캐피탈 설립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는 만큼 아직 대표이사 선임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선 벌써부터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농협금융 내부에서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특히 대표이사 자리에 농협 출신 인사를 앉혀야 한다는 주장과 모험자본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벤처캐피탈의 특성을 감안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는 관측이다.
19일 복수의 농협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이달 27일 이사회 안건으로 벤처캐피탈 설립안을 상정한다. 농협금융 고위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에서 벤처캐피탈 설립안을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며 "사외이사 등과 사전논의 결과, 설립안을 승인키로 가닥을 잡았고 이번 이사회에서 통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설되는 벤처캐피탈은 농협금융의 100% 자회사로, 농산업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사업형태는 신기술금융사로 정했다. 농협캐피탈과 농협금융, NH투자증권 등 각 계열사로 나눠 추진되고 있는 투자 프로세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결합해 농산업 분야에 대한 농협금융만의 모험자본 투자를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사실상 벤처캐피탈 설립이 확정되면서 농협금융 안팎에선 누가 대표이사를 맡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이사가 그만큼 향후 벤처캐피탈 성장의 키를 쥐고 있는 탓이다. 단적인 예로 KB금융지주의 자회사인 K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자리를 국민은행 출신이 차지하면서 벤처캐피탈 특유의 도전정신이 옅어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농협금융 내부에서도 벌써부터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는 모습이다. 복수의 농협금융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농협 출신 인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해야 한다는 의견과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대표이사 자리에 농협출신 인사를 앉혀야 한다는 의견은 농협중앙회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 지분율 100%를 보유한 단일주주다.
이들은 농협만의 문화를 이해하고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과거 농협생명, NH-아문디자산운용 등 농협금융 자회사에서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지만 성과가 좋지 못했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금융 윗선에서 농협출신 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벤처캐피탈 설립을 준비해온 실무자를 중심으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농협출신 인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면 보수적 성향이 강해 벤처투자에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KB금융과 하나금융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KB인베스트먼트와 하나벤처스 대표이사 자리에 앉힌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하나벤처스 설립 당시 내부출신 인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벤처캐피탈 설립 목적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김동환 대표이사를 선임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 의견이 엇달리고 있는 가운데 농협금융은 벤처캐피탈 설립안이 이사회를 통과하면 곧바로 대표이사 선임 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벤처캐피탈 대표이사는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사실상 최종 결정된다. 벤처캐피탈이 완전 자회사로 설립되는 만큼 농협금융 임추위의 후보 추천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농협금융 고위 관계자는 "임추위에서 2~3차례 회의를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라며 "아직 특정 후보군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추위 일정을 고려할 때 빠르면 10월말께 대표이사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농협금융은 벤처캐피탈 설립 및 대표이사 선임 등과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농협금융 홍보부 관계자는 "농협금융 이사회 일정 및 안건 등을 포함해 벤처캐피탈과 관련해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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