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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금리체계 개편 본격 시동 정책금융vs수익극대화, 업무 방향성 확립 필요… 부도율·손실률·업무원가 산정 ‘과제’

진현우 기자/ 원충희 기자공개 2019-09-23 07:45:24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0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현재 금융시장에 맞는 금리체계를 개편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수출입은행장이 공석인 터라 어떤 방향성과 목적에 주안점을 두고 금리체계를 개편할지에 대해선 아직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체계 개편은 시중은행들도 축적된 여신 관련 데이터를 접목시키기 위해 약 5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차원의 작업이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금리체계 개편을 위한 컨설팅 수행기관 공개입찰에 나섰다. 수출입은행은 서류심사와 구술심사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세부 계약내용을 협상해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금리체계 개편사업의 주요 과제는 △현황 진단 △개선방안 수립 △교육·운영관리 등으로 분류된다.

현황 진단은 다른 은행들의 금리수준과 산정방식을 조사해 현재 수출입은행 금리체계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일이다. 개선방안엔 신용프리미엄과 업무원가, 목표마진 수립 등이 담겨 있다. 신용프리미엄 산출 체계는 금리용 부도율(PD)과 손실률(LGD) 산출을 통해 수립된다. 업무원가는 기업규모와 여신종류에 따라 차등화 기준을 적용해 결정된다.

수출입은행은 국책은행이라 시중은행처럼 금리체계 개편을 함에 있어 이익의 극대화를 최우선의 가치 판단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 자칫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금리마진을 최대로 가져가면 장기·저리의 정책금융을 제공해야 하는 기능이 약화될 우려 때문이다. 다만 마진을 낮게 잡아도 향후 금융시장이 경색되면 리스크 대응능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책금융을 수행해야 하는 기관이라 두 가지 딜레마가 존재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저리의 정책자금을 적재적소에 공급해야 하는 만큼 시중은행처럼 수익성에 주안점을 두고 금리체계를 조정할 수 없다는 게 금융업계 전언이다. 실제 수출입은행은 매년 조금씩 금리체계와 관련한 스탠스에 변화를 줬다. 가령 조선·해운업 경기 불황으로 선수금환급보증(RG) 부실우려가 커졌을 경우엔 여신금리 마진을 높여 리스크 완충능력을 갖춰야 한다.

따라서 금리체계 개편을 위한 컨설팅 수행기관 공개입찰에 나섰지만 수출입은행장이 부재한 만큼 어떤 방향성을 갖고 과제를 수행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단순히 다른 은행들의 금리체계 사례를 조사해 향후 금리체계 조정에 변화를 줄지, 실제 여신심사에 활용하는 금리체계를 개편할지는 추후에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리체계는 쉽게 설명하면 A기업에 대출을 단행할 때 기본적으로 조달하는 금리에 얼마만큼의 마진을 붙일지 결정할 수 있는 기준"이라며 "예를 들어 대출은 만기에 따라 적용되는 기간가산률이 다를 뿐만 아니라 차주의 신용위험과 목표마진 등에 따라 금리 수준이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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