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9월 23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제약이 그룹 계열사 지분 확대에 나섰다. 잇단 유상증자·전환사채 전환권행사로 젬백스앤카엘과 에너전트의 보유 지분이 희석되자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해 계열사 주식을 인수했다. 계열사들이 발행한 전환사채도 약 760억원 규모로 남아있어 상황에 따라 지분 추가 확대가 가능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제약은 올 상반기 계열사 젬백스앤카엘의 주식 26만3522주를 33억4000만원에 취득했다. 이번 지분 취득으로 삼성제약의 젬백스앤카엘 지분율은 지난해 말 0.79%에서 1.51%로 높아졌다. 삼성제약은 지분 취득을 '계열회사 지배구조 안정화' 차원이라고 밝혔다.

젬백스앤카엘은 올 상반기 앞서 발행한 전환사채의 전환권 행사로 총 53만9304주를 신규 발행한 바 있다. 신규 발행 보통주는 전체 주식의 1.54%에 이른다. 지분율이 희석되자 계열사인 삼성제약은 자금을 출자해 신주 발행분의 절반 가량을 인수하며 지분율 방어에 나섰다.

삼성제약은 같은 기간 또 다른 계열사인 에너전트의 지분도 인수했다. 삼성제약은 30억원을 투입해 에너전트 주식 138만4381주를 취득했다. 에너전트가 올해 6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278만주를 신주 발행하자 삼성제약이 이가운데 절반 가량되는 물량을 추가 확보했다. 이번 지분 인수로 삼성제약의 에너전트 지분율은 0.12%에서 3.04%로 증가했다.

삼성제약의 젬백스앤카엘과 에너젠트의 지분율은 한자릿수에 불과하지만 경영진을 보내는 등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는 면에서 계열사로 분류하고 있다.

삼성제약은 추후 계열사 지분을 추가로 취득할 여력도 있다. 젬백스앤카엘과 에너전트는 각각 290억원, 470억원 가량의 미상환 전환사채가 남아 있다. 에너전트는 최근 주가하락으로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돌면서 전환행사 가능성이 낮지만 젬백스앤카엘의 경우 즉시 전환청구가 가능한 전환사채 중 220억원은 현재 주가보다 낮은 상태다.

계열사 지분 취득이 지속되면 삼성제약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제약은 2010년부터 영업손실을 지속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3년 간 180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은 삼성제약은 올 상반기에도 2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유상증자를 통해 319억원의 자금을 수혈하면서 자금흐름엔 다소 여유가 생겼지만 만성 적자기업이라는 점에서 계열사 지분 취득에 자금을 활용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제약 관계자는 "전환권 행사로 주식수가 늘어난 건 맞지만 삼성제약이 취득한 최대주주 젬백스앤카엘과 계열사 에너전트의 지분은 전환사채 물량이 아닌 기존에 회사와 관계없는 제3자가 보유하고 있던 물량"이라며 "이번에는 장외거래를 통해 매입이 이뤄졌으나 향후 추가 지분 취득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