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0월 18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페퍼저축은행이 추가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800억원 규모로 증자를 받으면서 자본여력이 늘어났고, 부천지점을 신설해 영업 확장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그간 페퍼저축은행의 고속성장을 이끈 장매튜 하돈 대표의 연임도 예정된 만큼 이같은 경영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지난달 26일 이사회에서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튿날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우선주 40만주를 신규 발행했다.
이는 페퍼저축은행 설립 이래 최대 규모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013년 출범 이후 이번 증자 전까지 25번에 걸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횟수는 많지만 대부분 100억원이 안 되는 소액이었다. 글로벌 금융사인 페퍼그룹이 여유 자본을 고려해 자금을 꼭 필요한 만큼씩만 각국에 배분하는 정책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이 중금리 신용대출 위주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필요한 자금도 늘어났다. 신용대출은 위험가중도가 비교적 높아 자본을 추가로 마련해야 할 필요성도 크다. 이 때문에 올들어서는 증자 규모도 커졌다. 지난 2월과 6월 각각 200억원, 250억원 증자를 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800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다만 이번에는 액수가 큰 만큼 처음으로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외부 수혈을 받았다. 페퍼저축은행의 성장세와 재무건전성을 좋게 본 FI들이 먼저 증자를 제안해왔다는 전언이다. 호주 페퍼그룹이 따로 공시하지 않지만, 이번 증자로 100% 모회사였던 페퍼그룹의 지분 8%가량이 희석됐다.
그 덕에 페퍼저축은행의 자본여력은 크게 개선됐다. 페퍼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기준 BIS자기자본비율(BIS비율)은 10.82%다. 감독규정상 자산 규모가 1조원 이상인 저축은행은 BIS비율을 8% 이상으로 유지해도 되지만, 당국은 암묵적으로 10%를 가이드라인으로 잡고 있다. 같은 시점 저축은행 평균 BIS비율이 14.89%임을 고려하면 페퍼저축은행이 최소한의 버퍼(buffer)만을 두고 경영을 해왔음을 알 수 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는 경영 효율성을 중시하는 본사 방침에 따라 BIS비율을 10% 정도로 맞추고 있었다"며 "이번 증자를 통해 BIS비율이 업계 평균 수준으로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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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는 부천지점도 오픈했다. 비대면 채널 활성화 등으로 지점을 통한 여수신 규모가 쪼그라들며 점포를 줄이는 업계 추세와 다른 모습이다. 실제 2012년 6월 390개였던 저축은행 점포 수는 올 6월 기준 305개로 줄었다.
페퍼저축은행은 수도권 전반 영업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페퍼저축은행은 분당, 안산을 중심으로 호남지역 광주와 전주, 군산 등 총 5개의 영업점과 2개의 출장소를 운영해왔다. 이번 지점 신설로 경기 남부 지역에 집중된 고객층을 경기 서부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페퍼저축은행의 고속성장을 이끈 장매튜 하돈 대표가 연임을 앞두고 있어 성장정책을 이어갈 전망이다. 장 대표는 2013년 10월부터 페퍼저축은행을 이끌어왔다. 지난달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그를 다시 최고경영자 후보로 추천, 연임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1800억원 규모로 출범한 페퍼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자산 2조7374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4위까지 성장했다. 페퍼그룹이 처음 한국에 진출할 때 규모가 큰 업체를 인수하기보다 작은 업체를 인수해 성장시키겠다는 방침을 세웠던 만큼 이같은 점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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