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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메릴엣지 벤치마킹한 배경은 온·오프라인 자산관리 통합 포석…지점 인력 활용, 온라인 자문 서비스 '핵심'

김진현 기자공개 2019-11-13 08:08:35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2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은 인력 활용과 디지털 혁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메릴엣지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메릴엣지가 기존 은행·증권사 인력을 활용해 성공적으로 온라인 자산관리 모델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메릴엣지는 지난 2010년 출범한 온라인 자산관리 플랫폼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rica)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매물로 나온 메릴린치(Merrill Lynch)를 인수한 지 2년만에 양사의 인력을 활용해 자산관리 사업을 내놓았다. 메릴엣지는 온라인 자산관리를 표방하지만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드바이저(adviser)를 1만 7000명가량 고용하고 있다. 이들은 뱅크오브아메리카 지점에서 근무하거나 메릴린치의 콜센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겸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융합 성공사례…합병 후 인력 활용 해법

KB증권은 오프라인 기반의 자산관리(WM) 사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기존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여타 온라인 자산관리 플랫폼과 달리 메릴엣지는 기존 고용 인력을 적극 활용한 사례였다는 점을 주목했다.

KB증권이 판단한 메릴엣지의 핵심은 어드바이저(adviser)라 불리는 투자자문 능력을 갖춘 인력이 직접 온라인 플랫폼에서 자문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메릴엣지는 온라인 자산관리 사업을 진행하지만 어드바이저 등 약 1만7000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지점이나 메릴린치의 콜센터 등에서 자산관리 업무를 겸하고 있다. KB증권 역시 이러한 모델을 따라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등을 활용해 온라인 자문을 위한 인력풀을 구축 중이다.

국내 투자자는 투자 성향이 보수적이고 대면해 투자 관련 정보를 얻길 원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완전한 온라인 방식보다 혼합 방식이 더 적합하다고 봤다. 지점 방문 절차만을 없애고 온라인으로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게 KB증권이 준비 중인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의 핵심 부문이다.

KB증권은 기본적으로 상품팀, 리서치팀의 의견을 기반으로 온라인 플랫폼 상에서 투자자에게 투자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회사에서 육성한 인력풀의 능력을 더해 자산관리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는 목표다. 현재 교육 중인 PB 인력풀은 브로커리지보다는 투자상품, 포트폴리오 부문에 강점이 있는 이들이 주축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점 방문 고객이 줄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증권사는 지점 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온라인 자산관리라고 하면 으레 인력 축소가 거론되는데 메릴엣지처럼 인력을 활용하는 방식이라면 공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점 방문 고객이 현저히 줄면서 대부분 증권사는 대형화·전문화를 표방하며 지점 수를 줄이고 있다. 현대증권과 합병을 통해 탄생한 KB증권 역시 몸집을 줄이기 위해 점포를 통폐합하거나 희망퇴직 등으로 인력을 정리한 바 있다. 앞으로도 점포를 합치거나 없애는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존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대안으로 메릴엣지가 주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KB지점
*KB증권 지점 수 변화 추이(출처: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

◇ 증권·은행 '시너지' 목표…BOA·메릴린치 협업 모델 활용

메릴엣지가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와 메릴린치(Merrill Lynch)의 성공적 협업 사례인만큼 장기적으로는 KB금융그룹 차원의 협업을 염두에두고 판을 짜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지난 2016년 당시 KB금융그룹이 현대증권을 인수해 KB증권을 출범할 당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메릴린치의 협업 모델을 언급하며 한국형 유니버셜 뱅크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KB증권이 본뜨고자 하는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 메릴엣지 역시 은행과 증권을 통합한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매물로 나온 메릴린치를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인수한 뒤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2년만에 출범한 온라인 자산관리 사업이다. 지난 2010년 첫 선을 보인 뒤 10년 가까이 관리 고객 자산을 불리며 성장해오고 있다.

메릴엣지 초기 인력 구성은 대부분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온라인 투자부문 출신이었다. 여기에 메릴린치의 리서치인력과 투자인력, 콜센터 직원이 합세하며 힘을 보탰다. 메릴엣지의 고객 상당수 역시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자산을 옮겨온 이들이다. 메릴엣지 출범 당시 고객이관을 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은행 고객을 이전시킨 바 있다.

KB증권 또한 온라인 자산관리 플랫폼을 통해 향후 은행 고객까지도 협업할 수 있는 기반을 닦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자산관리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뒤 KB국민은행과의 협업도 도모할 수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KB증권과 KB국민은행은 현재 골드앤와이즈(Gold&Wise)라는 브랜드를 달고 자산관리(WM) 사업을 겸하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현재 준비 중인 서비스가 당장 KB국민은행과 협업을 염두에 둔 사업이라고 말하긴 어렵다"며 "메릴엣지 사례와 달리 국내에는 계열사간 자산 이동이나 일감 몰아주기 같은 이슈가 있을 수 있어 예상만큼 시너지를 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KB증권의 온라인 자산관리가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면 동일한 플랫폼을 활용해 KB국민은행의 고객 자산도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닦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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