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네트웍스, 모두렌탈 공동인수 카드 배경은 1년 전 B2C사업 100억 손실 끝 철수...FI 구성 리스크 줄여
조세훈 기자공개 2019-12-18 10:10:10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7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J네트웍스가 생활가전 등 일반 대상 제품 렌탈(B2C) 사업을 해온 모두렌탈을 재무적투자자(FI)를 끼고 인수한 배경은 뭘까. AJ네트웍스는 2016년 자회사를 통해 B2C 사업에 야심차게 진출했지만 3년 만에 100억원 넘는 손실을 보며 사업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뼈아픈 실패를 거울 삼아 보다 안정적으로 B2C 영역에 진출하고자 FI를 동반한 투자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AJ네트웍스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SV인베스트먼트와 함께 모두렌탈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달 12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며 오는 23일 최종 클로징을 앞두고 있다. 인수가액은 구주 약 525억원, 신주 약 450억원이다. AJ네트웍스의 자회사 AJ캐피탈파트너스와-SV인베스트먼트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형태다.
모두렌탈 인수는 AJ네트웍스의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AJ네트웍스는 IT기기, 파렛트(지게차 수송 구조물), 고소장비(높은 곳에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장비), 지게차 등 B2B(기업간 거래) 렌탈업에 강점을 가진 회사다.
AJ네트웍스는 이들 제품의 렌탈 시장에서 1~2위를 오가는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고, 연간 3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액과 3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다만 B2B 렌탈 자산은 도입 비용 부담이 크고, 고객 저변이 제한돼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런 제한성을 고려해 AJ네트웍스는 수년 전부터 B2C 렌탈 시장에 진출을 저울질해왔다. 2016년 1월에는 '종합 렌탈회사' 구축 차원에서 AJ렌터스(옛 AJ 렌트올)를 공식 출범하며 B2C 렌탈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AJ네트웍스의 100% 자회사인 AJ렌터스는 매트리스, 디지털피아노를 렌탈 상품을 출시하며 의욕적으로 영업에 나섰다.
그러나 경험 부족과 업권 경쟁 격화로 만성 적자 기업으로 전락했다. 사업 첫해인 2016년 4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2017년 45억원, 2018년 20억원의 적자를 봤다. 연이은 부진으로 2018년에는 결국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법인을 청산했다.
모두렌탈을 FI와 함께 인수한 것도 실패에 따른 신중한 투자 행보로 해석된다. 모두렌탈은 프리미엄 음식물 처리기, 탈모 치료기, 다이어트 기기, 안마의지, 디지털 피아노 등 100개가량의 품목을 취급하는 B2C 렌탈사다. B2C렌탈 시장점유율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BS렌탈에 이어 업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모두렌탈은 상대적으로 고가의 프리미엄 품목을 중심으로 렌탈 사업을 해 매출채권 부실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렌탈은 캐피탈사 등에 매출채권을 양도하는데 부실률 때문에 높은 할인율(낮은 가격)을 적용해 수익성이 저조하다. 실제 지난해 말 영업이익은 167억원이지만 매출채권 처분손실이 143억원이 발생해 당기순이익은 15억원에 그친다. 반면 최근 매각된 동종업체 BS렌탈은 낮은 부실률과 신한카드에 매출채권 유동화 방식을 취해 영업이익 111억원, 당기순이익 43억원을 기록했다.
AJ네트웍스는 신주 인수 금액을 자체 매출채권 유동화 작업에 쓸 것으로 전망된다. 부실률 문제를 해결하면 낮은 가격에 매출채권을 팔지 않아 수익성을 높일 수 있지만,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 손실 가능성도 존재한다. 때문에 FI와 위험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방향으로 딜 구조를 짠 것으로 풀이된다.
AJ네트웍스는 이번 딜에서 컨소시엄 펀드 출자금과 관련해서 24개월 내 8% 조건으로 행사 가능한 콜옵션과 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만약 기간 내 AJ네트웍스가 해당 콜옵션을 행사하게 되면 51%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게 돼 향후 경영권 확보도 꾀할 수 있다. 반대로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매각을 통해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AJ네트웍스는 자체 B2C 사업을 시작하다 손실을 보고 철수한 경험이 있다"며 "FI와 공동 투자로 이 위험을 줄이는 방법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