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김종필 KB인베 대표, '체질개선·경영성과' 인정 투자자산 확대 등 조직 변화 중심, 윤종규 회장 신뢰 재확인
안경주 기자공개 2019-12-23 07:50:50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0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종필 대표이사가 KB인베스트먼트를 1년 더 이끈다. 당초 연임 가능성이 높았던 만큼 이변은 없었다는 평가다. 정통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투자자산 확대 등 조직변화를 이끌면서 체질개선에 성공했고 견조한 실적을 낸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신뢰를 재확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KB금융지주는 20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개최하고 K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로 김종필 현 대표(사진)를 추천했다. 대추위에서 내정된 대표이사는 향후 계열사의 내부 의결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확정시 임기는 1년 추가된다.
KB금융지주는 KB인베스트먼트 지분 100%를 보유한 단일주주이자 최대주주다. 이 때문에 김 대표의 연임은 확정됐다고 볼 수 있다.
2018년 3월부터 KB인베스트먼트를 이끌어온 김 대표는 이번 인사에서 주목받는 인물이었다. KB인베스트먼트 출범 후 첫 외부전문가 출신 최고경영자(CEO)라는 점 때문이다. 당초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에도 불구하고 외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왔던 이유기도 하다.
KB금융 관계자는 "(김 대표는) 투자자산과 인력 확대 등을 통해 KB인베스트먼트의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었다"며 "벤처투자 활성화 정책 등을 고려할 때 향후에도 가시적인 경영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체됐던 KB인베스트먼트의 체질개선이 눈에 띈다. 신규 투자는 2017년 750억원에서 지난해 1400억원을 거쳐 올해 3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펀드 조성액도 2017년 1580억원에서 지난해 2250억원, 올해 4500억원 등 급격히 증가했다. 이에 따라 총 운용자산(AUM)이 1조3000억원을 넘겼다.
여기에 KB금융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인력도 늘렸다. 지난해 3월 취임 당시 약 40명이던 인력은 현재 70명 가량된다.
KB인베스트먼트는 이 같은 체질개선에 힘입어 총자산도 확대했다. KB인베스트먼트가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걸 고려하면 펀드 운용자산이 늘었다는 얘기다.
KB인베스트먼트의 올해 9월말 기준 총자산은 7396억원으로 작년말(5287억원) 대비 39.9% 증가했다. 김 대표의 취임 직전인 2017년말(3558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2015년 2768억원, 2016년 3159억원 등 사실상 KB인베스트먼트의 총자산 증가세가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변화로 꼽힌다.
주력사업인 창업투자자산의 변화도 마찬가지다. 창업투자자산은 2015년 1825억원, 2016년 2242억원, 2017년 2639억원 등으로 2000억원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2018년과 올해(9월말 기준)는 4251억원과 5557억원을 기록해 외형성장을 이뤘다.
체질개선과 자산 확대에 힘입어 매출(영업수익)도 크게 늘렸다. 2017년까지 400억원대에 머물던 매출은 지난해 1149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9월말 누적기준 매출액은 530억원으로 전년동기(536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KB금융이 최근 혁신기업에 투자를 늘리는 가운데 KB인베스트먼트가 역할을 톡톡히 했다. 벤처투자 전략 이행과 실질적인 운용을 담당하고 있는 탓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인 만큼 KB인베스트먼트의 역할과 위상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윤 회장의 신뢰가 두텁다는 평이 많다. 2017년말 고심 끝에 김 대표를 영입했던 윤 회장은 이전 회장들과 달리 KB인베스트먼트에 상당한 힘을 실어줬다. 예컨대 지난 6월 500억원의 유상증자로 KB인베스트먼트의 자기자본이 2000억원대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자기자본 확대는 그만틈 다양한 투자전략을 짤 수 있는 요인이다.
그간 국내 벤처캐피탈 중에서 자기자본이 2000억원이 넘는 곳은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일신창업투자 정도다. KB인베스트먼트 역시 매년 소폭으로 자기자본을 늘려왔지만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없었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KB금융 관계자는 "김 대표의 연임은 윤 회장의 신뢰를 재확인했다고 볼 수 있다"며 "윤 회장이 KB인베스트먼트의 체질 변화를 강조해왔던 점에서 김 대표가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연임으로 해외투자에서 그룹과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김 대표는 해외투자와 관련해 인도네시아와 인도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그룹 차원에서 진출확대 의지가 큰 곳이다. 인도 역시 '넥스트 차이나'로 눈여고 보는 곳이다.
김 대표는 1970년생으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KTB네트워크와 미래에셋벤처투자를 거쳐 2000년 한국투자파트너스(당시 동원창업투자)에 입사했다. 줄곧 창업투자사에서만 근무한 정통 심사역 출신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에서 대표펀드매니저, 최고투자책임자(CIO), 부사장 등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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