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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2020 점검]'최양하에서 강승수로' 한샘, '매출 10조 드림' 굳건경영체제 대변화…내년 6.5조 달성은 어려울듯, 스마트산업 '올인'

양용비 기자공개 2019-12-27 10:56:48

[편집자주]

내수 기반으로 성장해온 유통업계와 식음료업계는 2010년대 들어 변화를 시도한다. 해외로 눈을 돌려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고, 사업 다각화에 힘을 실었다. 2020년을 목표로 장기 비전을 발표한 곳도 많았다. 2020년까지 매출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목표로 삼았던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코앞이다. 2020 비전을 제시했던 기업들을 대상으로 그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4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샘은 올해 경영진에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한샘을 연 매출 2조원의 중견기업으로 키워낸 최양하 전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향후 백년대계를 이끌 후임으로 강승수 부회장(사진)이 낙점됐다.

1994년 창업자인 조창걸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최 전 부회장은 한샘을 진화시켰다. 주방가구에서 시작했던 한샘이 최 전 부회장의 지휘 아래 종합가구회사로 거듭났다. 이제는 리모델링(리하우스)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한샘이 국내 500대 기업을 넘어 세계 500대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왔던 만큼 후임자인 강 부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한샘은 세계 500대 기업이 되기 위한 장기 비전을 품고 있다. 2025년 국내 사업을 통해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2015년, 2020년까지 중장기 미션도 수립했다. △10조 경영시스템 구축 △기존사업 시장점유율 30% △건재시장 확대 등이다.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 국내에서 6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2025년 10조원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발판을 만들겠다는 계산이었다.


◇부동산 경기 악화에 매출 달성 ‘요원’…중점 추진과제 ‘합격점’

한샘은 2020년 6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목표 달성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2017년 처음으로 연 매출 2조원을 돌파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발목을 잡은 탓에 경영 지표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지난해 1조9285억원이었던 매출이 올해 1조7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20년까지 6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중장기 목표 뿐 아니라 2025년 10조원 매출 목표도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는 건재시장을 확대하겠다던 한샘의 2020년 중점 추진 과제에도 걸림돌이 됐다. 내년 건재사업으로 2조원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오히려 이 부문의 매출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8698억원이었던 부엌건자재 부문 매출은 지난해 7734억원으로 11% 감소했다. 올해 매분기별 매출도 전년 대비 떨어지고 있다.

2019년 추정치.

매출 부문 목표 달성은 요원하지만 10조원 매출을 위한 경영시스템 구축에는 합격점을 줄 만하다. 이미 팀장중심으로 경영체계를 구축해 팀장의 권한이나 역할을 대폭 확대했다. 성과와 역량에 따른 팀장 종합평가체계도 안정적으로 정착했다는 게 한샘 측의 설명이다.

기존사업 시장점유율 30% 달성을 위한 인프라 확산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한샘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2015년 각각 7곳, 2곳이었던 직매장과 표준매장 수를 15곳, 20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었다.

올해 말 기준 표준매장의 경우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현재 한샘의 표준매장 수는 23곳, 직매장의 수는 11곳이다. 직매장도 목표치의 73.3% 수준으로 구축한 셈이다.

한샘 관계자는 “내년까지 표준 매장의 수를 50곳까지 늘릴 예정”이라며 “내년 목표 설정을 크게 잡았던 경향이 있어 달성은 어려울 수 있지만 10조 경영시스템 구축은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샘 혁신 이끌 강승수…해외·스마트 ‘성공 열쇠’

최 전 부회장의 한샘이 성장의 시대였다면, 강 부회장의 한샘은 혁신의 시대가 될 전망이다. 강 부회장은 최근 취임하면서 디자인과 디지털, 인재육성을 한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3대 키워드로 선정했다. 기존 홈 인테리어 사업역량에 IT 기술을 접목해 고부가가치 사업구조로 혁신하겠다는 복안이다.

강 부회장은 장기적 성장을 위한 중점 추진 과제도 일부 수정했다. 국내 매출 10조원, 해외시장 현지화와 함께 스마트 산업을 적극 발굴한다는 복안이다.

강 부회장 체제하의 한샘은 혁신을 위해 인재 영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디자인실 유정연, 최지연 부장이 임원 인사에서 이사대우로 승진한 것도 디자인 부문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오프라인 기반인 탓에 취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디지털 부문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이사에 필요한 가구, 가전, 포장이사, 입주청소 등을 한번에 만날 수 있는 이사 서비스 플랫폼 '한샘마이홈'을 열었다. 그동안 외부 업체 상품이 주를 이뤘으나 이번 사업 목적 추가로 한샘마이홈에 자체 상품 판매 비율을 서서히 늘릴 계획이다.

한샘의 중국을 비롯한 해외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강 부회장은 사장 시절부터 중국에 장기간 체류하며 현지화 전략에 골몰해온 장본인이다. 한샘이 중국 진출을 공식 선언한 이후 해외 법인부문 중국 총괄·중국 법인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한샘은 2015년 중국 B2C 시장 진출을 선언한 이후 현지 공략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17년 상하이 한샘플래그십스토어를 연 데 이어 지난해엔 항저우와 우한에 각각 2개, 1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법인 순손실은 140억원으로 성과는 미미했지만, 현지화를 위한 노력들이 최근 결실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7월 중국의 가구기업 ‘멍바이허’로부터 29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현지 사업 확장에 가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엔 6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멍바이허는 한샘이 공간 전체를 제안하는 판매 방식에 주목해 투자를 결정했다. 중국의 주택매매는 인테리어를 배제한 상태에서 진행된다. 이 때문에 한샘의 판매 방식이 현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샘은 현지 매장을 4개에서 향후 20개 이상으로 늘려 내년엔 흑자전환 하겠다는 복안이다.

강 부회장이 해외시장 ‘강화’ 대신 ‘현지화’라는 목표를 설정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장기간 중국 시장을 스터디했던 강 부회장의 혜안과 경험에서 비롯됐다. 2017년 한샘은 한중간 사드 갈등으로 현지 사업 진행에 애를 먹었다. 사업 외적인 요인이 현지 사업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경험을 하게 된 계기였다. 중국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한샘이 한국 기업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보다 현지화에 몰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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