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전장사업 강화…신성장 동력 확보 김상남·박정규·최창학·이재연 등 전장 부문 4인방 승진
윤필호 기자공개 2020-01-23 08:37:40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2일 16: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가 자동차 전장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2020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전장 부문에서만 4명의 승진자를 배출하면서 사업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지난해 HDI 기판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경영 효율화를 위한 토대를 다졌고 올해는 전장 등의 신규 시장으로 영토 확장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이번 인사에서 승진자는 12명으로, 이 가운데 전장 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보는 승진자는 모두 4명이다. 이는 핵심 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에서 전장 부문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MLCC는 전자기기에서 전기를 일시적으로 저장했다가 필요한 곳에 공급해주는 장비로 반도체와 더불어 '산업의 쌀'로 불린다.
이 같은 결과는 그동안 삼성전기가 추진한 전장 사업 비중 확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승진자들은 MLCC뿐만 아니라 카메라 모듈 등 다양한 범위에서 전장 사업 확대를 위해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김상남 MLCC전장제조기술그룹장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1968년생인 김 전무는 서울대 금속공학 석사 출신이다. 그동안 천진생산법인장을 거치면서 전장 기술 조직을 이끌며 전장용 MLCC 제조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신임 상무 승진자로는 박정규 전장영업그룹장이 전장사업 가속화에 기여한 공로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최창학 컴포넌트선행개발팀장과 이재연 IT양산QA그룹장도 새롭게 상무로 승진했다. 이들은 전체 MLCC 사업을 담당하면서 전장 비중을 높이고 MLCC 사업의 위상을 강화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그동안 삼성전기 MLCC의 주요 수요처는 스마트폰 등 IT(정보기술)용 제품의 비중이 높았다. 최근 자율주행차 양산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자동차 전자제어 장치(ECU)에 들어가는 MLCC를 중심으로 자동차 전장 시장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자동차 전장 시장은 규모 면에서 IT보다 유리하다. 스마트폰의 경우 1000여개의 MLCC가 들어가지만, 전기자동차에는 1만5000개 가량이 들어간다.
삼성전기에 따르면 전장용 MLCC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조원 수준이었고 2024년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며 전체 MLCC 수요에서 전장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현재 20%에서 35%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전장용 MLCC 가격이 IT용보다 3~10배 정도 비싸다. IT용보다 전장용 MLCC 생산을 위해서는 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고 고객사 승인도 까다롭다. 삼성전기와 일본의 무라타(Murata) 등 일부 기업에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전장용 MLCC 부문은 2010년대부터 연구개발(R&D)에 착수했고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확장 작업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2018년부터 꾸준히 전장 부문 경력직 채용에 나섰고 지난해의 경우에는 2월과 7월 두 번에 걸쳐 채용을 진행했다.
국내와 중국에서 전장용 MLCC 전용 공장도 확충하는 등 준비를 갖췄다. 지난해 부산 사업장에 전장 전용 원재료 공장을 완공해 올해 가동할 방침이다. 중국 천진 법인에서도 5000억원을 투자해 전장 전용 MLCC 공장 설립에 나섰는데 작년 말에 완공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전장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안 돼 매출 규모가 크지 않다"며 "완성차 시장이 큰 유럽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말에 천진 법인 공장부지에 MLCC 생산라인을 완공했다"며 "올해부터 설비를 채우고 있는데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가면 매출 규모를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기는 지난해 전반적인 구조 개편을 단행해 효율화를 꾀했다. 중국 쿤산 법인을 청산하고 생산기지를 중국 천진 법인으로 통합했다. 한계사업인 스마트폰 메인기판(HDI) 사업에서 철수했다. 또 적자부담이 높았던 반도체 패키징 사업(PLP)을 7850억원에 삼성전자로 넘겨 조직 슬림화를 완성했다. 이를 통해 높은 사업 성과가 기대되는 신규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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