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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키오스크 혁신, 신한금융에도 곧 닥친다" [thebell interview] 이성용 신한DS 대표 겸 신한금융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이은솔 기자공개 2020-01-31 10:17:27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9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맥도날드에 처음 키오스크가 들어올 때 '비싸다', '불편하다'는 말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런데 지금은 모두가 당연하게 이용하잖아요. 금융에도 이런 급격한 혁신이 온다고 봅니다."

최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한DS 사무실에서 만난 이성용 신한DS 대표(사진)는 인터뷰 내내 즐거운 표정이었다. 신한금융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데 거침이 없었고 앞으로 자신이 할 역할을 설명할 때는 눈이 반짝였다.

이 대표의 오른쪽 손목에는 샤오미의 빨간색 스마트워치가, 왼쪽 손가락에는 파란색 미국 육군사관학교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스마트워치가 눈에 띈다고 말을 건네자 그는 '가성비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게 나오는 세상인데 무조건 최신 기기를 살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금융이 디지털을 보는 시각도 마찬가집니다. 어차피 기술을 100% 활용할 수는 없으니 중요한 건 그 기술을 우리의 습관으로 받아들이는 거죠."

이 대표는 신한금융의 디지털 최전방기지 역할을 하게 될 신한DS를 이끌어가는 동시에 신한금융의 디지털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도 맡는다. 그는 최근 신한금융 최고디지털책임자(CDO)로도 내정됐다. 디지털 회의체를 주관하고 계열사 CEO들의 디지털 리더십을 이끄는 '내부 컨설턴트' 역할도 겸하게 된다.

◇컨설턴트에서 뱅커로 변신

이 대표는 국내 1세대 컨설턴트다. 미 육군사관학교에서 항공우주학을 공부했고 하버드 MBA를 거쳐 컨설팅 업계에 발을 들였다. 여러 회사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그는 "컨설턴트에게는 늘 클라이언트 기업에 뛰어들어 직접 내 손으로 움직여 보고 싶은 로망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본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 기업 중 영업력에서도, 행원들의 열정에서도 가장 좋은 토양을 갖춘 곳이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신한은행 인사부장이던 시절 컨설팅을 맡으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조 회장은 디지털 관련해서 궁금한 게 있으면 종종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조 회장이 "밖에서 말고 안에서 같이 해보자"며 농담처럼 건넸던 말은 현실이 됐다.

2018년 그는 미래전략연구소장으로 부임하며 신한금융 내부로 들어왔다. 그는 "컨설팅을 하면서는 컨설턴트의 렌즈로만 금융사를 바라봤는데 금융사의 CEO가 되고 나니 다른 렌즈로 들여다보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경영에 있어서는 전략 뿐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 노동조합과의 관계 등도 중요했다는 것이다.

◇저성장 시대, 디지털 없이는 금융의 성장도 불가능

이 대표는 디지털경영과 비즈니스에 관한 책을 여러권 썼다. 컨설턴트로서 디지털 전략을 짜는 데에 능숙했던 셈이다. 그런 그는 "들어와보니 디지털 전환이 왜 어려운지 알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기술을 논의할 때는 다들 열정적으로 추진할 것 같지만, 막상 회의가 끝나면 하던 방식을 쉽게 바꾸려하지 않는 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디지털이 필요한 이유는 금융회사의 한단계 '점프'를 위해서다. 지금까지의 방식으로 더 열심히 영업하는 것만으로는 성장을 이룰 수 없는 단계가 왔다는 의미다. 그는 "디지털은 한 번 뿌리내리면 비용 효율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국내 금융사 중 디지털 채널에서 독보적으로 앞서나가는 곳은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앞으로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나 맥도날드의 키오스크처럼 생산성을 크게 높이는 동시에 고객의 이용 경험을 완전히 바꾸는 혁신이 금융에도 일어날 거고, 이런 디지털 리딩을 신한금융이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보다 어려운 건 '트랜스포메이션'…CEO 변화가 우선

그러기 위해서는 신한금융 내부에서도 디지털에 대한 전향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신한금융 뿐 아니라 모든 금융사들이 내거는 기치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다. 다들 디지털에 집중하지만, 그가 생각하기에 더 어려운 것은 '전환'이다. 최신 클라우드 기술을 들여온다고 갑자기 좋은 금융 상품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새로운 기술을 머리로 이해하는 것은 쉽지만, 디지털 세대가 아닌 CEO들이 이를 습관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기술을 통해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업무에서 디지털을 획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결정을 내리는 CEO들부터 디지털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앞으로 이 대표는 신한지주 자회사 CEO들에게 ABCDE(AI·블록체인·클라우드·데이터·에코시스템)를 강의할 예정이다.

조 회장이 컨설턴트인 그에게 신한 CDO를 맡긴 이유, 그동안 갖고 있었던 궁금증이 여기에서 풀렸다. CDO로서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신한금융의 디지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것 뿐 아니라 애자일 문화를 만들고 CEO들의 디지털 리더십을 교육하는 '신한 문화'의 발전까지 맞닿아 있었다. 바깥으로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안에서의 디지털 전환도 필요하다는 오랜 고민의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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