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2월 04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탈모 치료법은 발명하기만 하면 노벨상’이라는 말이 있다. 우스갯소리지만 그만큼 탈모 해결을 원하는 인류의 열망이 강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말이다. 30대 초반이었던 권규석 휴메이저 대표(사진)도 예외는 아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해외 탈모 제품을 소개하던 작은 기업은 어느새 해외 두피케어 시장을 넘보는 업체로 성장했다.

권규석 대표는 "올해 '닥터포헤어'의 유통 활로를 일본, 미국 등 해외시장으로 넓힐 것"이라며 "성인이 주 타깃이었던 상품 라인업도 유아용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휴메이저의 전신은 2014년 설립된 ‘닥터포헤어’다. 설립 이후 주요 홈쇼핑에 ‘닥터포헤어’ 샴푸를 납품했는데 탈모 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호평을 얻으며 샴푸 매출 최상위권을 휩쓸었다. 하지만 사명과 주력 브랜드 이름이 같은 탓에 다른 브랜드의 존재감이 나타나기 어렵다고 판단, '일리머스'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일리머스 시절 휴메이저는 세계적인 투자 대가인 짐 로저스로부터 소액의 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한다. 짐 로저스가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했던 최초 사례로 휴메이저가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것으로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2016년 회사는 ‘휴먼(Human)’과 ‘메이저(Major)’를 합쳐 소비자에게 필요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뜻을 담아 휴메이저로 사명을 바꿨다.

휴메이저는 회사보다 브랜드 가치를 앞세우고 있는 업체다. 권 대표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 '여기가 그 회사였어?' 라는 얘길 종종 듣는다. 과거에는 닥터포헤어, 르헤브, 클라리소닉, 탱글엔젤 등 다양하게 브랜드를 보유했지만 현재는 두피케어 전문브랜드인 닥터포헤어와 헤어브러쉬 브랜드인 탱글엔젤을 두 축으로 삼는다. ‘잘할 수 있는 것을 잘하자’는 판단 때문이다.

권 대표는 “닥터포헤어는 기획, 생산 등 전 과정을 자체 제작한 브랜드로 주문자상표부착(OEM) 생산 공장을 통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탱글엔젤은 수입 완제품인 빗 외에도 라이센스 방식으로 샴푸를 생산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매출액 목표는 500억원 수준이다. 매출 비중으로 따지면 닥터포헤어가 75%, 탱글엔젤이 25% 안팎이다. 닥터포헤어의 경우 매출의 90% 가량이 국내에서 비롯된다. 매년 매출액이 성장해온데다 현빈을 광고모델로 앞세우면서 고객 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반응도 좋다.

올해 비즈니스 목표 중 하나는 미국, 일본 등 해외 두피케어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현지 리서치팀을 고용해 시장조사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나라인만큼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미국 공략을 위해 지난주에는 일부 직원을 로스앤젤레스로 파견 보냈다.

일본 내에서도 한국 제품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어 현지 진출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휴메이저가 앞단에서 활로를 뚫기보다 현지에서 유통, 마케팅 파트너를 물색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비교적 폐쇄적인 일본 문화의 특성을 고려한 전략이다.

올해 제품의 카테고리 확장, 시장 다각화를 큰 화두로 삼고 있어 추가적인 투자 유치도 고민하고 있다. 구체적인 시점은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정해질 예정이다. 휴메이저는 염색약 시장에 새로 뛰어들고, 아이들을 위한 올인원 제품을 론칭도 앞두고 있다. 두 사업 모두 4월을 전후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앞서 휴메이저는 지난해 2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헤지펀드 운용사인 헤이스팅스자산운용으로부터 20억원 투자를 받았다. 같은해 12월에는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삼성증권로부터 24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투자를 유치했다. 휴메이저의 지분구조를 보면 권규석 대표 및 특수관계자가 80%이며 나머지가 기관투자자로 이뤄져있다.

그는 “올해 염색약시장 진입, 해외 유통망 확대 등 여러 변수들이 있지만 매월 40억원 안팎의 매출액을 기록 중”며 “신규 브랜드를 육성해 매출처를 다변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