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헤지펀드 유동성 위기]개방형펀드發 리스크, '폐쇄형 프리IPO'로 전이되나당국 이어 판매사도 편입자산 점검 한창…불규칙한 평가 기준 '뇌관'

최필우 기자공개 2020-02-05 13:56:56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3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을 편입한 개방형펀드에서 시작된 리스크가 폐쇄형 펀드로 전이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감독 당국이 알펜루트자산운용의 개방형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펀드 자산군을 살피기 시작하면서 판매사도 유사한 자산을 편입하는 폐쇄형펀드를 점검 중이다. 그간 베일에 가려졌던 부실 자산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 또 한번 파장이 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폐쇄형 프리IPO 펀드, '아전인수'식 기준가 평가 드러나나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감독 당국은 최근 알펜루트자산운용에 펀드 투자 내역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의 개방형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비상장주식 내역을 찬찬히 살펴보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환매가 중단된 펀드에서 추가적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지 보겠다는 것이다.

판매사 역시 프리IPO 펀드 리스크 점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이 그간 프리IPO 헤지펀드 판매에 적극적이었던 판매사들로 꼽힌다. 이들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하거나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체결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 주력이었던 알펜루트자산운용 펀드가 환매 중단을 선언하자 편입 자산이 유사한 폐쇄형펀드 점검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폐쇄형펀드의 경우 유동성보단 불규칙한 평가 기준이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비상장주식은 상장 주식처럼 거래가 잦은 편이 아니어서 시가를 매영업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에 비상장주식 매입 원가를 기준으로 삼고 기업공개(IPO) 등의 이벤트를 통해 엑시트에 성공할 경우 확정된 가격을 반영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운용사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가 편입 비상장주식의 가치를 자체적으로 올려잡는 경우가 다수다. 예를 들어 운용사가 시리즈 A 단계의 비상장기업에 투자하고, 이 피투자기업이 더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할 경우 상향 조정된 밸류에이션을 펀드 기준가에 반영하는 식이다. 이는 비상장주식 투자 기간이 긴 탓에 트랙레코드를 확보하기 어려운 운용사들이 주로 쓰는 방식이다.

반면 피투자기업의 기업 가치가 하락하거나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때 낮은 가격으로 기준가에 반영하는 경우는 드물다. 기업 가치가 낮아지면 후속 투자자 유치가 막혀 새로운 기준으로 삼을 가격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결국 상승한 가치만 반영되고 하락한 가치는 반영이 되지 않으면서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이다. 판매사가 이를 문제삼기 시작하면 고평가 돼 있는 부실 자산들이 수면 위로 드러날 전망이다.

◇극에 달한 판매사 '불안감', 운용에 영향 미칠까

폐쇄형 프리IPO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들은 판매사가 강도 높은 자산군 점검에 나서면서 프로젝트펀드와 블라인드펀드의 경계가 사실상 사라졌다고 보고 있다. 프로젝트펀드는 설정 당시 투자할 자산군을 정해놓은 펀드고, 블라인드펀드는 설정 후 투자처를 물색하는 상품을 의미한다. 블라인드펀드의 경우 운용사의 트랙레코드와 매니저 역량을 믿고 운용을 맡기는 게 보통인데 최근엔 편입 자산군에 대한 자세한 소명이 요구돼 프로젝트펀드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이같이 극에 달한 판매사의 불안감이 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판매사가 편입 자산을 검토하고 만기시 유동성 확보 계획을 요구하면 운용역들은 수익을 높이는 것보다 빠르고 확실한 엑시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추가적인 리스크를 막기 위한 조치지만 당초 목표로 했던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유동성 리스크에 처한 개방형펀드 뿐만 아니라 폐쇄형펀드에도 리스크가 내재돼 있다"며 "다수 운용사가 모호한 기준으로 비상장주식 가치를 기준가에 반영해 왔는데 거품이 걷히면서 시장에 충격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무리하게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보다 현실적인 엑시트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