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투, 전 NH증권 파생운용 헤드 영입 NH증권 파생 '기틀마련' 차기현 전 실장 합류…S&T그룹 '내실' 다지기
최필우 기자공개 2020-02-12 08:12:42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0일 10: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투자가 NH투자증권 파생상품 운용 헤드였던 차기현 전 파생운용실장(사진)을 영입했다. 파생상품 비즈니스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하나금융투자는 베테랑 영입으로 한층 더 내실을 다질 수 있게 됐다.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차 전 실장은 하나금융투자 S&T그룹 주식본부장으로 내정됐다. 조만간 출근해 업무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트레이딩룸을 떠난 지 11개월 만에 현장으로 돌아오게 됐다.
차 본부장은 금융투자업계에 익히 알려진 파생상품 전문가다. 서울대학교 수학과 학사, 포항공과대학교 석·박사를 취득한 학구파로 옛 동양증권에 입사하면서 파생상품 시장에 발을 딛었다.
이후 옛 우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겼고, 우리투자증권이 NH농협증권에 인수돼 NH투자증권으로 탈바꿈할 때도 직을 유지하며 14년간 한 직장에 다녔다. 이는 이직이 잦은 파생상품 운용업계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그가 NH투자증권 파생상품 운용에 미친 영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체계적인 전산과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해 NH투자증권을 파생 '명가'로 발돋움 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가 취임한 이후 기류가 달라졌다. 정 대표가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하면서 효용 대비 리스크가 높다고 본 파생상품 비즈니스 축소를 결정한 것이다. 파생결합증권(ELS) 등은 고객 자산관리에 필요하지만 한정된 북(book) 내에서 자기자본을 다른 사업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봤다. 이에 차 본부장의 역할이 줄어들었고 결국 지난해 4월 보직해임 후 회사를 떠났다.
차 본부장이 ELS 헤지 운용으로 큰 손실을 내거나 실적이 부진해 퇴사한 게 아니어서 그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됐다. 준수한 트랙레코드를 보유한 ELS 헤지운용 인력은 업계에 많지 않기 때문이다. 트레이딩룸을 총괄해 본 경험이 있는 인력은 더욱 드물다. 복수의 증권사가 그에게 자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는 하나금융투자의 손을 잡았다.
하나금융투자는 마침 공석이었던 주식본부장 자리를 채우는 동시에 차 본부장의 노하우를 흡수할 수 있게 됐다. 차 본부장은 S&T그룹장을 역임하고 있는 홍용재 전무와도 업계에서 오랜 기간 알고지낸 사이로 호흡이 기대된다. 지난해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등으로 전체 파생상품 시장이 부침을 겪었지만 하나금융그룹은 여전히 파생상품을 고객자산관리에 중요한 툴(tool)로 여기고 있어 차 본부장에게 기대를 걸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차기현 본부장은 대형사 트레이딩룸을 오랜 기간 이끌어 본 경험이 있는 몇 안되는 인물"이라며 "그의 합류로 하나금융투자 파생상품 운용 기반이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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