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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재수생의 파트너 성공기…IMM PE 박찬우 부사장 [매니저 프로파일]제조·금융·서비스업 두루 경험…파트너로 '레벨업'

노아름 기자공개 2020-02-20 10:04:46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9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는 지난해 연말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2001년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로 출발한 이후 처음으로 창업세대가 아닌 인물을 파트너로 승진시켜 화제가 됐다. 주인공은 박찬우 부사장(사진). 스스로를 IMM PE '재수생'이라고 표현한 박 부사장은 투자업계에서 쌓은 다양한 이력을 바탕으로 어느새 IMM PE 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투자 매력에 일찍 눈뜬 경영학도…늦은 나이에 MBA 유학길

박 부사장이 금융투자업에 처음 눈을 뜨게 된 시기는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민게임'으로 불렸던 포트리스 개발사 CCR에서 산업기능요원(병역특례)으로 근무했던 박 부사장은 벤처캐피탈(VC)을 비롯한 모험자본이 CCR에 보내는 '러브콜'을 몸소 체감했다. 강의실에서 접한 경제·경영학 이론이 시장에선 어떻게 적용되는지 어깨너머로 배울 수 있었다.

경영학도인 박 부사장은 실물경제가 움직이는 방식을 접하고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어떤 매력을 갖춰야 시장의 주목을 받는 '핫한 투자처'가 되는지 경험했다.

2002년 병역특례를 마친 이듬해 박 부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삼성화재에 입사한 뒤 자산운용실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박 부사장이 사회인으로서 첫 발을 내딛은 2003년은 '카드사태'가 전국을 휘청거리게 만들었던 시기다. 때문에 해외 경영대학원(MBA) 출신 우수한 인재가 삼성화재를 비롯한 국내 손해보험사에 대규모 영입됐고, 박 부사장은 선배들로부터 생생한 MBA 후일담을 들을 수 있었다.

박 부사장은 스물아홉의 나이로 유학길에 올랐다. 2005년 와튼스쿨(University of Pennsylvania Wharton School)에 입학했다. 쟁쟁한 선배들을 옆에서 보고 배우며 졸업한 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Bain&Company)로 향했다. 치열했던 30대 초반의 삶이 IMM PE에서의 자양분이 됐다.

◇M&A 플레이어 '담금질' 시동…실무 경험 피부로 느껴

박 부사장은 베인앤컴퍼니에서 본격적으로 인수·합병(M&A) 플레이어로 거듭나기 위한 '담금질'을 시작했다.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로 꼽는 건 제일기획 크로스보더(Cross-border) M&A와 더존비즈온 인수후통합(PMI) 작업이다.

2년여 몸담은 베인앤컴퍼니는 바쁘게 돌아가는 만큼이나 구성원에게 다양한 기회가 주어졌다. 대표적인 M&A 자문 건은 제일기획이다. 당시 제일기획은 삼성전자의 인하우스 광고회사가 아닌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베인앤컴퍼니에 경영전략 수립을 위한 컨설팅을 의뢰했다.

박 부사장은 "당시 고객사가 원하던 크로스보더 M&A를 검토하면서 인수금융을 활용한 M&A(Leveraged Buyout·LBO) 등 강의실에서만 접했던 M&A 기법을 실무에서 활용해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박 부사장은 베인앤컴퍼니에서 PEF 운용사를 전담하는 신설조직 '프라이빗에쿼티그룹'에 몸담았다. 이 과정에서 HSBC프라이빗에쿼티(PE)가 지분투자한 ICT 솔루션 업체 더존비즈온에 대한 PMI 작업을 수행했다. 효율적 관리와 경영개선 노력을 통해 기업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했다. 이외에 PEF 운용사가 인수를 추진하던 기업실사 업무를 맡으며 PE업계 네트워킹을 넓혔다.

그는 "HSBC PE 투자 당시 더존비즈온 시가총액이 2000억원이었지만 기업가치 제고 이후 투자금 회수(Exit)가 마무리된 현재 시가총액은 2조원을 넘는다"며 "PE가 피투자기업의 내실을 다져 회사가 성장한 것을 보며 운용사가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IMM PE 터 잡고 투자행보 본격화…전천후 플레이어

"감사하게도 시대 흐름을 잘 탔다"는 그는 "선택의 순간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들이 있었고 운도 좋았다"고 말한다. CCR에서 삼성화재, 와튼스쿨, 그리고 베인앤컴퍼니를 거치는 동안 기본기를 탄탄하게 닦았다. IMM PE에서 제조·전선, 금융, 여행 등 다양한 산업군에 대한 투자처 발굴(딜 소싱)에서부터 피투자기업에 대한 기업가치 제고까지 ‘멀티플레이어’로 활약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IMM PE에는 2009년 입사해 11년간 몸 담고 있다. 창업세대가 아닌 후발 합류한 직원 중에선 처음으로 지난해 연말 파트너가 됐다. 사실 박 부사장은 IMM PE의 문을 두 번이나 두드렸던 인물로도 사내에서 유명하다. 블라인드 펀드 '로즈골드1호' 결성 직후, 인원 충원 필요성을 느낀 IMM PE는 하우스의 중심이 될만한 '허리급' 운용역을 여럿 채용했다. 할리스에프앤비(할리스커피) 대표를 맡고있는 김유진 대표와 투자4본부 김정균 전무가 박 부사장의 입사 동기다.

동기들과는 달리 첫 지원에서는 고배를 마셨지만 재차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추석 전날 10시에 받은 합격통보 전화가 아직 생생하다"며 "아직도 송인준 사장은 제게 IMM PE에 합류한 사람 중 유일하게 두 번 지원한 인물이라는 농담을 한다"고 웃었다.

IMM PE에서는 노벨리스코리아 및 대한전선 등 제조·전선업체를 비롯해 우리은행, 케이뱅크 등 금융회사에서부터 하나투어 등 여행업체까지 다양한 업종의 투자처를 섭렵했다. 노벨리스코리아와 대한전선은 베인앤컴퍼니 재직시절 쌓아둔 네트워킹이 빛을 발했다면 이후 금융, 여행업 등은 유관산업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투자로 이어진 결과다.


◇투자처마다 사이클 존재…여행업 등 상승국면 기대감

박 부사장의 주요 투자업종인 제조, 금융, 여행은 표면적으로는 공통점이 없어 보인다. 다만 지난 수년간의 흐름을 놓고 비교해보면 순환 사이클(cycle)이 존재한다는 면에서 닮았다.

투자를 앞둔 하나투어가 대표적이다. 박 부사장은 하나투어 유상증자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국내 여행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했다고 말한다. 지난 5년간(2014~2019년) 연 17%씩 여행시장이 성장했을 뿐더러, 오는 2024년에는 한국인 인구의 약 70%로 여행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설명이다.

하나투어의 핵심 운용역인 박 부사장은 여행업의 성장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 등 기존 경영진과 공동경영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국내에 첫 패키지여행(그룹투어)을 도입한 '이노베이터' 하나투어에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해 회사의 사업확대 ‘마중물’을 공급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조 및 전선업체도 마찬가지다. 베인앤컴퍼니 근무 당시 유럽계 PEF 퍼미라의 대한전선 투자검토를 약 4개월간 진행했던 박 부사장은 대한전선의 업사이드 여력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알루미늄 압연업체 노벨리스코리아 역시 베인앤컴퍼니 시절 이해도를 높였던 회사다. 그는 "재무적 위기를 넘길 수 있으면 무조건 수익을 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금융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 및 일본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을 평가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금융사 역시 재평가 기대감이 상당하다고 내다본다. 박 부사장은 우리은행을 비롯해 케이뱅크에 투자한 핵심운용역으로 IMM PE의 금융투자 전문가로 꼽힌다.

박 부사장은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통해 회사의 경영 및 재무상황이 나아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며 "다양한 노하우를 발휘해 투자수익 극대화 등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는 IMM PE 3개 본부 중 투자1본부 소속이다. 김영호 수석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1본부는 작년 태림포장 엑시트에 성공했다. 비교적 규모가 큰 투자 포트폴리오였던 태림포장 회수를 마무리 지으면서 IMM PE는 토종 대형 바이아웃 펀드로서 위상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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