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최대주주 바뀌고 80% 성장 "비결은 사람"박재형 메디포럼제약 대표 "100% 고용승계로 경영안정·신약 도전"
강인효 기자공개 2020-03-19 08:16:4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세대 바이오 벤처인 씨트리가 작년 하반기 천연물 기반 신약 개발 바이오기업 메디포럼에 인수된 이후 올해 '메디포럼제약'으로 사명을 바꾸고 정통 제약회사로 새롭게 도약한다.메디포럼제약은 2019년(연결기준) 361억원의 매출과 1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 매출 200억 대비 80% 가까이 늘어나며 판관비 급증에도 불구하고 흑자 전환이 가능했다. 메디포럼제약은 지난 5년간 2016년을 제외하곤 모두 영업 적자였다.
메디포럼제약은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매출 증대를 예상하고 있다.
CEO로 합류한 박재형 대표(사진)는 '사람이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보석같은 인재들에게 새롭게 일할 기회를 주니 자연스럽게 성장이 뒤따라왔다고 설명했다.
메디포럼제약은 글로벌 바이오기업의 유망한 해외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도 2개 정도 도입할 계획이다. 기술 도입(라이선스 인)을 검토 중인 치매 치료 신약후보물질은 향후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기존 치매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신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해 5가지의 신사업에도 진출한다.
박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새롭게 마련한 서울사무소에서 가진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거두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안정적인 성장 궤도를 마련했다"면서 "올해에도 매출 450억원을 목표로 고성장과 흑자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1~2년 전 기존 씨트리 경영진이 의약품 판매대행(CSO) 영업방식을 도입하고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 전략을 펼친 덕분에 지난해 제네릭 매출이 크게 증가한 측면이 있다”면서 “메디포럼이 씨트리를 인수한 이후인 올해 1월에만 33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사상 최대 월 매출 기록을 경신할 만큼 제네릭 사업은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메디포럼제약의 전신인 씨트리는 1998년 4월 설립된 국내 1세대 바이오 벤처 중 한 곳이다. 창업자인 김완주 회장은 한국화학연구원 국책연구사업단장, 한미정밀화학 대표, 한미약품 부사장 등을 역임한 제약산업 및 신약 연구개발(R&D)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창업 초기부터 김 회장의 성균관대 약대 후배인 김수지 대화제약 명예회장이 씨트리에 전폭적인 자금 지원을 해왔다. 메디포럼이 지난해 씨트리를 인수하기 전까지 씨트리의 최대주주는 김 명예회장이 공동 창업한 대화제약이었다.
메디포럼은 작년 10월 16일 대화제약과 그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하고 있던 씨트리 주식 196만3598주(지분율 14.18%)를 206억원(주당 1만500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한 달 뒤인 11월 29일 잔금 지급까지 마치고선 씨트리의 새 최대주주에 올랐다.
씨트리는 경영권 피인수를 완료한 이날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3명의 사내이사와 2명의 사외이사 그리고 감사 1명을 메디포럼 측 인사로 새로 선임했다. 당시 선임된 사내이사 중 박재형 이사가 대표를 맡고 있다. 메디포럼의 R&D를 총괄하고 있는 이일신 박사(연세대 의대)도 사내이사 중 한 명이다.
박 대표는 “취임 초기 ‘정직하고 신뢰할 만한 경영진이다’라는 생각을 전달하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100% 고용 승계를 하면서 기존 직원들의 불안감도 완전히 해소했다”며 “메디포럼이 씨트리 경영권을 인수한 후 4개월 정도가 지났는데 주인과 경영진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간 안에 경영이 안정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디포럼제약은 임시 주총을 통해 메디포럼 측이 추천한 박태현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와 김우현 전북대 의대 교수를 새 사외이사로 앉혔다. 박 대표는 “박 교수와 김 교수 모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전문가로 메디포럼제약의 새로운 파이프라인 도입과 관련한 자문을 해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주시는 분들”이라고 덧붙였다.
메디포럼제약은 모회사인 메디포럼과 함께 현재 5개의 신약후보물질과 4개의 플랫폼 기술 등 총 9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도입할 계획인 신약후보물질 중 치매 치료제 ‘MFP-40(개발명)’은 미국 임상 3상을 비롯해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나머지 천연물 기반 치매 치료제 ‘PM-012(임상 2b상·3상)’와 비마약성 진통제 ‘MF-018(임상 2상 승인 완료)’, 척수 소뇌변성증 치료제 ‘MFP-004(임상 4상)’ 등은 국내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기존 남양주와 춘천으로 이원화돼 있던 R&D 조직을 통합해 남양주로 이관했다”며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마련한 서울사무소에는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보강하려는 인력들을 위한 자리도 따로 마련해놨다”고 말했다.
메디포럼제약은 현재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신약후보물질 2개 정도 도입할 계획이다. 하나는 주력하고 있는 치매 치료제이며, 다른 하나 역시 개발하고 있는 항생제 내성 치료제다.
메디포럼제약이 염두에 두고 있는 치매 치료제(MFP-40)는 싱가포르 제약사 타우알엑스(TauRx)의 파이프라인이다. 타우알엑스는 16년간 치매 치료제를 개발해온 저력 있는 신약 R&D 전문기업이다.
박 대표는 “그동안 치매는 뇌세포에 존재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유발한다고 알려지면서 이를 억제하는 연구와 신약 개발이 주를 이뤘다”면서 “타우알엑스는 또 다른 치매 원인으로 꼽히는 과인산화된 ‘타우 단백질’의 엉킴을 억제하는 작용기전으로 신약 개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술 도입을 검토 중인 항생제 내성 치료제는 회사명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스라엘 바이오기업이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로 미국 스탠포드대 소속의 세계적인 관련 연구 분야 석학들이 신약 R&D를 주도하고 있다”면서 “이 회사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메디포럼제약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5가지의 신사업에도 진출한다. 모회사인 메디포럼이 강점을 갖고 있는 한방의약품의 제조·판매, 한방을 기반으로 한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 동물의약품 제조, 의료기기 제조, 기능성 화장품 제조 등이다.
박 대표는 “지난 1~2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3월 매출은 성장세가 다소 주춤했다”면서도 “탄탄한 제네릭 사업 부문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신사업까지 본궤도에 오르면 중견 제약사로서의 기틀을 완전하게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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