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파장]중화항체 개발 속도전, 국내외 경쟁 치열셀트리온·앱클론 등 출사표…"임상까지 장시간 소요·부작용도 우려"
민경문 기자공개 2020-03-30 08:12:36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7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를 둘러싼 중화항체 개발이 속도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6개월 안에 슈퍼항체를 선보이겠다는 업체도 생겨났다. 해외 바이오텍들도 잇따라 임상 계획을 밝히면서 경쟁 구도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기본적으로 임상 돌입에 시간이 걸리는데다 부작용 우려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섣불리 기대감을 가져선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에 대한 주요 R&D 트랜드 중 하나가 항체(anti-body) 개발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진 특이적인 구조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해 인체 세포 침입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명 중화항체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 앱클론, 제넥신 등의 항체 개발이 한창이다. 그 중에서도 셀트리온은 구체적인 타임라인까지 제시하며 IR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1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빠르면 6개월 안에 임상이 가능한 슈퍼항체를 발굴하겠다고 공언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진단키트는 3개월내 상용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인플루엔자 및 메르스 치료용 항체를 개발했던 경험을 앞세우기도 했다. 최근 셀트리온그룹 주가도 급등하며 이에 화답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우려의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 한 항체 기반 신약개발업체 대표는 “보통 세포주 배양에 걸리는 시간이 9개월”이라며 “2개월 안에 최종 중화항체 후보군을 결정하겠다는데 현실성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 관계자는 “연구진을 24시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1차 후보군 300종 선별을 3주 만에 해냈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항체 치료제 역시 동물실험, 임상 등을 통한 생물학적 반응을 보는 것이 필수"라며 “바이오시밀러 회사가 신약을 개발하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있긴 하지만 서정진 회장에 대한 기대감이 셀트리온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앱클론의 경우 어피맵(AffiMed)에서 도출한 이중항체 플랫폼(AM201)으로 코로나 치료제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달 초 미국 특허 취득에 성공한 AM201로 주요 염증물질인 IL6와 TNF-a를 잡겠다는 입장이다. 앱클론은 올해 1월까지만 해도 CAR-T 플랫품을 통한 혈액암 치료제 개발 등에 매진해 왔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R&D 컨셉에 변화를 주고 있다.
제넥신은 코로나 DNA 백신(GX-19)에 대한 영장류 실험으로 중화항체 효능을 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국제백신연구소, 바이넥스, 제넨바이오, 카이스트, 포스텍 등과 코로나 백신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을 꾸렸다. 제넥신의 T세포 면역증강제 ‘하이루킨-7’은 감염 예방 가능성을 확인하는 노년층 대상 임상에 돌입한 상태다. T 세포 면역력을 높여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미생물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스케줄 상으로는 ‘드럭 리포지셔닝(drug repositioning)’ 전략을 추구하는 해외 빅파마들의 개발 일정이 좀 더 앞서는 듯 하다. 오래 전부터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존재해 왔던 만큼 기존 임상데이터가 있다는 점은 차별화 포인트로 평가 받는다. 효능도 중요하지만 1호 코로나 치료제라는 타이틀을 누가 가져갈 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스위스 로슈의 악템라(tocilizumab)가 대표적이다. '악템라'는 체내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인 IL-6와 그 수용체의 결합을 저해해 류마티스 관절염 등 IL-6와 관련 질병의 항체 치료제다. JW중외제약이 국내 판매중이기도 한 악템라는 4월 초 코로나바이러스 환자 등록을 시작으로 글로벌 임상3상을 실시할 계획이다.
미국 리제네론은 형질전환으로 유전자를 변형시킨 '쥐'를 이용해 인간항체를 생산할 수 있는 항제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조만간 전임상을 마친 이후 올해 3분기 중 사람 대상 임상시험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코로나 환자 대상 임상을 준비중인 리제네론의 ‘케브라자’는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로서 인터류킨-6 수용체 표적 단일클론항체 의약품이다.
시장 관계자는 "항체 개발의 경우 독성 등 부작용에 대한 부담이 상당한데다 임상 진행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영역"이라며 "설사 국내에서 슈퍼항체를 발굴한다해도 이후 미국 등 선진국의 허가 기준에 맞춰 수출할 수 있는 코로나 치료제를 만들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