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민 브랜디 대표 “옷도 새벽에 받아보세요” [VC 투자기업]세마트랜스링크·DSC인베 등 210억 투자, 균형 성장 방점
이종혜 기자공개 2020-04-10 08:07:3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9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브랜디는 MZ세대의 '갬성(감성)'을 빠르게 파악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시한다. 브랜디는 창업부터 이들의 니즈를 잘 공략했기 때문에 우상향 성공 그래프를 그려나가고 있다.“패션으로 시간을 지배하는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다” 서정민 브랜디 대표를 8일 서울 브랜디 동대문센터에서 만났다. 서 대표가 그리는 브랜디의 청사진은 분명했다. 물류배송 경쟁력까지 갖춰 MZ세대를 위한 패션 플랫폼의 탑티어가 되는 것이다.
브랜디는 판매자(brand)와 소비자(i)가 만나는 플랫폼이라는 의미다. 인플루언서가 운영하는 SNS마켓부터 쇼핑몰, 블로그마켓, 브랜드 등을 모아 고객들이 한번에 구매할 수 있는 패션 쇼핑앱이다. 개인 셀러(1500명), 온라인 쇼핑몰(1500개), 패션브랜드(300개), 뷰티브랜드(100개) 등 약 6000여 판매자가 입점해있다.
2016년 7월 앱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1년여 만인 2018년에 누적 거래액이 1000억원을 넘었다. 이듬해 누적 거래액은 2800억원을 돌파했다. 출시 이후 약 3배 가까이 거래액이 증가하며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앱 다운로드수 600만, 일 방문자 39만명, 월 방문자 270만명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이를 인정받아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팔로우온(후속투자)이 이어지고 있다. 세마트랜스링크,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기존 투자자뿐만 아니라 신규 투자자인 SBI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자산신탁운용, 케이투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등으로부터 210억원을 투자받았다. 브랜디의 누적 투자액은 350억원이다.
창업자 '서정민' 브랜드가 완성돼 가는 동안 여러 창업 경험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경영학과 출신인 서 대표는 대학교 3학년 때 이미 여성전용 택시 ‘핑크캡’을 창업했다. 이후 2007년 디자인 오픈마켓인 바이미닷컴을 차려 2012년 상장사인 위즈위드에 매각했다. 다시 브랜디를 다시 창업하고 또다시 온라인 플랫폼 모험을 시작했다. 동대문 패션시장에 IT를 연결하며 새로운 시장 기회를 포착했다.
브랜디는 한 발 더 나아갔다. 브랜디는 풀필먼트 서비스인 ‘헬피’를 론칭하며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거래액이 늘수록 셀러들이 자금, 물류, 고객서비스(CS) 등에서 운영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런 어려움을 대신할 수 있는 풀필먼트 서비스인 ‘헬피’가 탄생했다. 아마존, 조조타운 등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시행하고 있지만 동대문 기반의 풀필먼트 서비스(헬피)는 브랜디가 최초 사례이자 최대 규모다.
물류서비스 최적화부터 이뤄졌다. 헬피는 동대문에 6612㎡(약 2000평) 정도로 대규모 도심형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동대문에 운집한 공장, 도매상 등에서 디자인한 상품을 브랜디 앱에 올려 주문을 받으면 헬피 물류창고에 상품을 집결시켜 곧바로 배송이 이뤄진다. 동대문 패션시장에서 자금, 물류, CS까지 100% 내재화에 성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지난해 월기준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기초체력을 갖춘 헬피의 바탕에는 빅데이터가 있다. 판매된 제품 빅데이터를 분석해 인공지능으로 수요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패션 e커머스 최초로 ‘오늘 출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오늘출발 서비스는 고객이 오후 2시 전까지 주문하면 동대문 물류센터에서 당일에 상품을 발송해 다음 날까지 받을 수 있는 빠른 배송 서비스다. 고객 수요를 예측하고 선주문을 통해 확보한 재고를 기반으로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브랜디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기술 개발에 선투자할 전망이다. 플랫폼의 근간은 IT기술이기 때문에 능력 있는 개발자들도 이미 영입됐다. 서 대표는 “브랜디가 월 거래액 100억원을 돌파한 순간이 트리거포인트”였다며 “서비스를 더 고도화하면 급성장뿐만 아니라 브랜디의 브랜드 가치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디의 또 다른 장점은 독특한 조직문화다. 창업자 문화가 스며들어있다. 서 대표는 “회사의 주요 리더들이 이미 창업을 경험했던 분들이고 브랜디 안에서 열정을 갖고 새롭게 창업을 하는 셈”이라며 “브랜디부터 헬피, 남성들을 위한 패션 플랫폼 하이버, 서비스 고도화까지 그들의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브랜디는 올해도 신사업을 준비 중이다.
올해 브랜디의 목표는 거래액과 풀필먼트의 균형을 맞춰 성장해나가는 것이다. 연내 브랜디와 하이버의 매출을 100% 이상 끌어올릴 예정이다. 서 대표는 “새벽배송까지 완벽하게 구현해 고객들이 브랜디를 통해 백화점에서 구매하는 것 같은 경험을 맛보게 할 것"이라며 "매출액 100% 이상 증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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