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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업 리포트]DRM 개척자 파수…'데이터3법+코로나19' 최대 수혜삼성SDS 사내 벤처로 시작…세계 최초 DRM 상용화하며 급성장

성상우 기자공개 2020-04-22 07:41:05

[편집자주]

'소프트웨어의 시대'다. 사람과 기계의 모든 소통이 인터넷망으로 연결되고, 인공지능이 의사결정하는 4차산업혁명과 맞물려 소프트웨어는 모든 산업 분야의 핵심 기술로 부상했다. 소프트웨어의 범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비롯해 인공지능, 보안솔루션 까지 다양한 범주를 포함한다. 제조업 다음을 책임질 지식 산업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을 책임지는 주요 기업들의 현재와 미래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1일 11: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수는 세계 최초로 DRM(디지털 저작권 관리) 기술을 상용화한 회사다. 기술 개발과 동시에 기업용 DRM 시장을 개척하면서 압도적인 국내 1위 데이터 보안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첫 제품 출시 직후부터 굵직한 고객사들을 잇따라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국내 DRM 산업 자체의 성장을 파수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고, 201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면서 파수의 성장은 지체되기 시작했다. 후발주자들이 시장에 진입하고 전체 산업 규모의 성장 속도가 더뎌진 탓이다.

파수는 올해를 제2의 전성기로 접어들 수 있는 적기로 보고 있다. 데이터3법이 통과되면서 시장성이 높아졌고, 코로나19로 촉발된 재택근무 트렌드도 데이터 보안 수요를 높이는 호재다. 조규곤 파수 대표는 "올해부터 회사를 매년 30% 이상씩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SDS 사내 벤처에서 DRM 전문회사로 성장

파수는 닷컴열풍이 한창이던 지난 1999년 삼성SDS의 사내 벤처로 출발했다. 현 조규곤 대표이사가 창업자다. 서울대학교에서 전기공학 학·석사를 마치고 1983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조 대표는 4년 가량 근무 후 다시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 럿거스대 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 박사를 마치고 삼성SDS로 복귀한 조 대표는 기술연구소 오픈솔루션센터장까지 역임했으나 사내 벤처를 통해 창업의 길을 택했다. 설립 이듬해인 2000년 삼성SDS로부터 분사해 나온 회사가 현 파수의 전신인 '파수닷컴'이다.


창업 초창기에 개발 및 사업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여느 벤처기업들과 다르게 파수는 설립 직후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분사 직후 출시한 기업 콘텐츠 보호용 제품 '커머스 DRM'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계 최초로 DRM 기술을 상용화한 서비스다. DRM은 디지털 저작권 관리는 암호화 기술을 이용하여 허가된 사용자가 허가된 권한 내에서만 콘텐츠를 사용하도록 통제하는 권한 제어 기술이다. 이듬해 2월부턴 문서보안 제품 'FSD(Fasoo Secure Document)'도 각 기업에 공급했다. 삼성SDS와 일본 도시바 등 주요 기업들이 FSD 솔루션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실적은 수직 상승했다. 매출은 창업 10년차인 2008년에 100억원을 넘어섰고, 그로부터 4년 뒤 200억원도 돌파했다. 영업이익률도 10% 안팎을 유지했다. 성장세를 타고 2013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파수가 선점한 국내 DRM 시장이 성장기에 돌입한 시기였다. 디지털문서 플랫폼, 개인정보 비식별화 시장으로의 사업 확대도 이 시기 이뤄졌다 .

파죽지세로 성장하던 파수의 정체기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300억원을 돌파할 기세로 매년 성장세에 있던 매출이 200억원 초반대로 다시 쪼그라들었고, 8년만에 처음으로 67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도 냈다. 국내 보안 시장이 포화상태로 접어들기 시작했다는 게 당시 업계 전문가들 진단이었다. 국내의 후발주자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기술력을 보유한 해외 업체들의 국내 진출도 잇따랐다. 파수의 주력 사업인 데이터보안 매출 감소세가 확연해졌다.

해외 진출을 위해 설립한 미국 법인(FASOO, INC) 역시 설립 이후 매년 당기순손실을 내며 부진했다. 특히,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동안 매년 10억~20억원대의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손상차손 처리 후 신규 출자를 통해 기업 가치를 유지했다. 마찬가지로 분사 직후 매년 수억원대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부진했던 디지털페이지(AI 기반 메모장)는 최근 다시 합병했다.

조 대표 중심의 지배구조는 안정적이다. 지난해 기준 최대주주인 조 대표 지분율은 25.53%이고, 특수관계인 10명의 지분을 합치면 총 30.46% 수준이다. 소액주주 지분율은 17.7% 수준이며, 5% 이상 주주는 조 대표가 유일하다.

◇ 데이터3법 통과·재택근무 트렌드 '호재'…제2 전성기 올까

조 대표는 데이터3법 통과와 코로나19로 촉발된 재택근무 트렌드가 자사에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택 근무 등 회사 외부에서 수행하는 업무가 늘어나면서 안전한 업무환경을 지원하는 솔루션 수요의 증가가 눈에 띌 정도라는 설명이다. △파수 엔터프라이즈 DRM △파수 스마트스크린 △랩소디 등이 수혜 예상 제품이다.

데이터3법의 핵심은 다량의 개인정보를 누구의 것인지 알아차릴 수 없게(비식별화) 만든 뒤, 제공자의 동의 없이도 최초 수집 시의 목적과 다르게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상업적 목적의 통계 작성 및 이용이 가능해지고,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비식별화 서비스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이 분야에서 파수의 기술력이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미국 시장에서의 수주가 이어지며 해외 사업의 반등 기미도 보이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현지 통신사, 제조, 유통, 식음료 프랜차이즈 기업을 비롯해 금융권 및 은행까지 고객사로 확보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낸 결과다. 파수측은 최근 미국법인에 가트너 애널리스트 출신 데보라 키시를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현지 사업라인 강화에 힘을 실었다. 아울러, 애플리케이션 자회사인 스패로우도 중국 화웨이에 시큐어코딩 도구 공급을 시작하는 등 호재가 겹치고 있다.

조 대표는 "파수가 성장할 기회는 글로벌 시장에 있다"며 "파수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SW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릴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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