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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2차전지 소재 '핵심 수치' 빠진 포스코케미칼 IR양극재·음극재 별도 매출액, 전기차 비중 미표기…에너지소재 합계만 적시 '두루뭉술'

구태우 기자공개 2020-04-24 09:17:55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3일 1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케미칼이 23일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전 IR 자료와 비교해 일부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자료에서는 에너지소재 사업부의 제품별 매출액과 전기차(EV) 비중을 뚜렷하게 알 수 있었는데 반해 올해 IR자료에서는 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포스코케미칼은 IR 자료의 표기 양식 변화일 뿐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핵심 사업 2차전지 소재 매출 '미표기'

포스코케미칼이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건 단연 2차전지 때문이다. 포스코케미칼은 2차전지에 들어가는 4개의 핵심 소재(음극재, 양극재, 분리막, 전해질) 중 음극재와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이중 음극재와 양극재는 2차전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핵심으로 꼽힌다. 국내외 업체에서 두 소재를 모두 생산하는 곳은 손에 꼽는다. 지난해 4월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켐텍과 양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ESM이 합병을 마쳤다.

합병 후 주식시장에 재상장된 이후에도 주가는 연일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는 2차전지에 대한 시장의 기대심리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영향에도 주가는 상장 당시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포스코케미칼의 올해 1분기 IR자료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감지된다.

2020년 1분기 IR 자료. 양극재와 음극재의 별도 매출액이 빠져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올해 1분기 IR자료부터 양극재와 음극재 매출액을 별도로 표기하지 않았다. 음극재와 양극재를 합한 매출은 표기한 반면 개별 매출은 자료에서 제외했다. 퍼센테이지를 표기해 주주가 희망한다면 제품별 매출은 알 수 있다. 다만 이 자료에서 가장 핵심을 구성하는 매출액이 빠져 있어 직관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이전 자료에서는 양극재와 음극재의 매출액을 표기해 분기별 증감 추이를 알 수 있었다. 주주는 전년과 전기 대비 매출이 얼마나 올랐는지 IR 자료를 보면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매출액 증감 추이를 알려면 일일이 계산을 해야한다.

제품별 매출액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2차전지를 구성하는 핵심 소재는 양극재다. 약 30%를 양극재가 차지하고 있어 '전기차 붐'이 형성되면서 가장 각광받는 소재다. 지난 1월 LG화학과 약 1조8000억원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두 소재의 수요가 상이하고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도 다른 만큼 매출액을 별도로 표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2019년 3분기 IR자료 제품별 매출액과 시장 동향을 주주가 알 수 있다.

◇전기차용 양극재 비중 '깜깜이'

이번 IR자료에서 또 다른 특징점은 전기차(EV)용 비중이 빠졌다는 점이다. 전기차 한대에 들어가는 양극재는 각각 120㎏, 60㎏이다. IT 기기 등 소형제품에 들어가는 양과 전기차에 들어가는 양은 비교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2차전지 완제품 업체와 소재 업체는 전기차 업체에 들어가는 납품량을 늘리려고 안간힘을 쓴다. EV용 양극재는 전기차의 효율과 안정성에 직결된 만큼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요구받는다.

지난 1월 발표된 2019년 연간 실적까지는 전기차용에 들어가는 양극재 비중을 표기한 반면 올해 1분기부터는 데이터가 빠졌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포스코케미칼이 생산한 양극재 중 60%는 IT 및 모바일 기기에 납품됐다. 전기차에 납품된 양극재 비중은 40%로 집계됐다. 전년인 2018년에는 소형기기 비중이 80%였는데, 1년 새 EV용 양극재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대신 투자 및 증설 진행상황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타임라인 그래픽이 추가됐다.

양극재 매출의 전기차 비중을 알 수 있는 자료가 담겼다.

올해 1분기에는 이 수치가 빠져 있어 전기차용 양극재 비중을 확인할 수 없었다. 포스코케미칼은 IR자료의 변화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다는 설명이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IR 부서에서 자료의 변화를 준 것 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IR(Investor Relation)을 통해 주주에게 투자와 기업에 대한 핵심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변화는 바람직하지 않다. 더욱이 2차전지 소재 등 에너지소재 사업은 포스코그룹의 신사업 중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사업으로 주주의 관심이 지대하다. 포스코그룹의 5개 상장사가 합동으로 IR을 하는 것도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통상 IR 업무와 재무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의 CFO는 강득상 기획지원본부장(전무)이다. 그는 1984년 포스코에 입사해 줄곧 예산과 재무를 담당한 '재무통'이다.


한편 포스코케미칼은 2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포스코케미칼은 별도 기준 매출 3767억원, 영업이익은 156억원(순이익 3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38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동안 57억원 감소했다. 양극재 매출은 약 461억원, 음극재 매출은 408억원을 기록했다. 양극재는 전년 동기보다 188억원, 음극재는 88억원 증가했다. 1년 새 매출은 37.6% 성장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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