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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 아마존보다 넷플릭스 선택 배경은 "모두를 위한 쇼핑 더 이상 안 한다"…쓱닷컴·쿠팡과 다른 '독자노선' 선언

전효점 기자공개 2020-04-29 09:26:56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8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두를 위한 서비스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

28일 '롯데온(롯데ON)'을 내세워 이커머스 시장에 후발주자로 합류한 롯데쇼핑의 야심찬 선언이다. 롯데쇼핑은 7개 유통 계열사 회원으로 등록된 3900만명으로부터 수집한 빅데이터를 롯데온의 최대 강점으로 꼽으며 '넷플릭스의 길'을 걷겠다고 언명했다.

최근까지 '가격·배송·물류'가 최대 화두였던 이커머스업계에서 새로 출범한 롯데온은 '데이터커머스'로 새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까.

전날 조영제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 대표는 2년의 준비 기간 끝에 내놓은 신규 플랫폼 출범을 공식화하면서 "지금 어떤 이커머스도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아우르는 곳이 없다"면서 "롯데온의 최대 차별화는 백오피스 통합"이라고 표현했다. 고객이 온·오프라인 어느 채널에서 구매했든 관심만을 보였든 롯데온으로 모든 데이터가 통합된다는 의미다.

플랫폼은 이를 통해 고객 개개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분석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롯데쇼핑이 롯데온을 '이커머스플랫폼'이 아니라 '데이터커머스플랫폼'으로 규정하는 배경이다.

넷플릭스 모델과의 접점 역시 '개인화'라는 단어에서 가장 단적으로 드러난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온라인 스트리밍 기업이다. 전 세계 190여개 국가에서 1억5000명 이상의 유료 가입자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제공한다. 핵심 경쟁력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제작된 오리지털 콘텐츠가 소비자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유료 서비스를 사용하게끔 하는 요인이다.

즉 넷플릭스는 성장의 원동력이 '소비자기 원하는 것을 알아내고 그것을 제공하는 것'에 있는 셈이다.

콘텐츠의 형태는 다르지만, 롯데쇼핑이 롯데온을 통해 미래 유통업계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알아야 하고 그것을 플랫폼 상에서 제안해야 한다.

쿠팡이나 쓱닷컴 등 대부분의 플랫폼은 전자의 기능은 크지 않다. 상품을 검색하면 비슷한 상품을 제안해주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롯데온은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했다. 예를 들어 한 고객이 백화점에서 수영복을 구입하고 마트에서 선크림을 구입했다. 타 플랫폼에서는 비슷한 수영복 카테고리나 선크림류를 추천해주겠지만 롯데온에서는 물놀이 용품이나 여행 캐리어를 추천해준다.

전자의 경우 이미 수영복을 구매했다면 동일 상품의 추가 소비가 이뤄지기 힘든 구조다. 하지만 비슷한 상황에 필요한 연계 카테고리 상품까지 구매 주기와 소비자 특성을 분석해 제안한다면 추가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

롯데쇼핑이 이와 같은 넷플릭스식 모델을 추구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이미 확보하고 있는 풍부한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점포 1만5000개와 롯데쇼핑 온라인몰을 통해 수집한 3900만명 회원들의 데이터가 핵심이다. 아울러 계열사 롯데멤버스가 관리하고 있는 1900만명 롯데멤버십 회원들의 비식별정보도 중요한 재료다.

롯데쇼핑은 이 고객들의 구매 데이터뿐만 아니라 관심상품 검색 데이터, 구매후기 데이터, SNS 데이터 등을 모두 취합했다. 그리고 최적의 코디네이팅 알고리즘을 찾아내기 위해 고심했다.

조 대표는 "롯데쇼핑의 유통사업은 온라인만 하고 있는 유통업체나 오프라인만 하고 있는 유통업체와 큰 차이가 있다"면서 "온·오프라인 양 채널에서 소비자의 행동 데이터를 모두 취합했을 때, 데이터양은 배가 아니라 제곱으로 많아진다. 이것이 서비스의 차이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겨냥하는 것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판매자까지다. 롯데온에 입점한 계열사뿐만 아니라 오픈셀러 파트너사를 위해 이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우월한 플랫폼 지위를 인정받겠다는 것이다. 빅데이터를 제공받은 파트너사는 인기 상품의 수요를 예측할 수 있고, 적정한 재고 수준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프로모션과 마케팅 기획에 있어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롯데온은 이커머스 후발주자로 뒤늦게 출발선에 선 만큼 선두주자 이마트 및 쿠팡과의 차별화를 절실하게 추구하고 있다. 데이터를 활용해 틈새 수요를 발굴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배경이다.

조 대표는 앞으로 롯데온이 나아가고자 하는 지점을 '검색창이 없는 쇼핑몰'이라고 표현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직접 입력하지 않아도 알아서 추천해주는 쇼핑 플랫폼이라는 의미다. 국내 소매시장의 10%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롯데쇼핑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온은 쿠팡과 11번가, 쓱닷컴과 가는 길이 다르다"며 "넷플릭스의 성공은 새로운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마다 다르게 구현되는 롯데온 인터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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