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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온스를 움직이는 사람들]연구개발 30년 외길 걸은 엄기안 사장②휴온스 중앙연구소장 시절 주요라인업 개발, 윤성태 부회장 무한 신뢰

최은수 기자공개 2020-06-30 07:20:10

[편집자주]

휴온스는 보수적인 한국 제약업계에서 M&A로 성장한 몇 안되는 곳이다. 1997년 연매출 60억원에 불과했던 회사는 8개 계열사, 5000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중견지주사로 거듭났다. 이같은 성장을 인수합병만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인재'를 중히 여기는 윤성태 부회장과 그의 복심들의 역할이 있었다. 더벨은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약진하는 휴온스 그룹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9일 11: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허청장상 충무공상, 지식경제부장관상 대한민국기술대상,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표창.'

엄기안 휴온스 대표이사 사장(60, 사진)의 수상 이력이다. 30년 제약업에서 연구개발에 매진한 결과는 많은 수상과 R&D 성과로 나타났다.

커리어도 명료하다. 1984년 일양약품을 통해 제약업계와 인연을 맺은 후 SK케미칼, 성균관대 약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해 전문성을 쌓았고 휴온스 수장에 오르기까지 오로지 '제약 외길 인생'이다.

불확실성이 큰 R&D 영역에서 꾸준히 괄목할 업적을 내 온 것은 연구자 사이에서도 귀감으로 꼽힌다. 연구개발보다 M&A를 통한 성장에 방점을 찍었던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이 엄 대표를 R&D 선봉장으로 중용한 것도 그를 신임한다는 또 다른 표현 중 하나다.

◇제약업 애정 큰 '낭중지추' 연구자 표본

엄 대표는 1984년 서울대 제약학과를 졸업하고 일양약품, SK케미칼 등을 거쳐 2012년 휴온스로 합류했다. 엄 대표와 휴온스와의 인연은 2012년 시작됐다. 윤 부회장이 R&D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손수 영입한 인사다.

엄 대표를 아는 측근들은 연구자로서의 자질과 업적이 돋보이는 인사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이를 드러내기보다 국내 제약업 발전을 위해 음으로 노력하는 진중한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실제로 엄 대표는 제약업계에 30년 이상 몸담은 이유를 "제약에 관심이 많고 애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엄 대표는 SK케미칼에 재직중인 2004년에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원 석사, 2011년엔 같은 대학원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휴온스로 적을 옮긴 이후에도 각종 학술 교류 등에 참여했다.

R&D의 특성상 성과가 불안정하고 대관, 규제 등 작은 트리거 하나가 전체 개발 과정을 흐트러놓는 일이 많다. 엄 대표는 휴온스 대표직을 맡기 직전까지도 동료와 후배들의 R&D 역량 강화를 위해 학술행사에서 개량 신약의 발굴부터 임상완료까지 직접 체험한 개발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주제발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엄 대표가 오로지 학문에만 매진해 온 것은 아니다. 등산, 탁구, 골프 등을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스포츠 마니아다. 휴온스가 국내 최초의 셀러브리티가 참여한 프로암 정규 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던 것도 평소 골프를 비롯해 스포츠에 관심이 많던 엄 대표로부터 아이디어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휴온스에서 기획력 갖추며 '문무겸비' 완성

엄 대표가 휴온스에 합류하기 전까지 윤 부회장은 M&A로 사세를 확장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반면 R&D는 큰 도전의 영역이라 생각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는 필요했지만 실패의 리스크 또한 감당해야 하는 영역인 탓이다. 윤 부회장은 당시만 해도 공식석상 등에서 신약개발과 R&D는 아직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다는 지론을 자주 피력했다.

다만 엄 대표를 만나면서 R&D에 대한 생각이 차츰 바뀌었다. 휴온스 출신 업계 관계자는 "엄 대표가 합류할 당시 윤 부회장에게 R&D 분야에서 쌓아온 업적과 함께 진중하면서도 정확한 휴온스의 연구개발비전을 제시했고 윤 부회장이 크게 감탄하며 흡족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엄 대표의 R&D 관련 역량은 국내에서도 손꼽힌다. SK케미칼에선 국내 1호 항암제인 선플라주, 관절염 치료제 트라스트 패치 개발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 이같은 연구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SK케미칼 신약연구실장을 지내며 지식경제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휴온스의 핵심 파이프라인과 R&D 역량은 엄 대표가 중앙연구소장으로 합류하기 전과 후로 극명한 차이가 난다. 현재 폭발적인 성장을 내는 핵심 파이프라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 '리즈톡스', 안구건조증 치료제 '클레이셔 점안액', 고혈압 개량신약 '베실살탄', 비타민D 주사제 등은 모두 엄 대표가 휴온스 중앙연구소장을 역임할 때 개발에 착수한 라인업이다.

엄 대표는 훌륭한 연구자의 경력을 넘어 성공적인 전문경영인으로의 면모도 보여준다. 휴온스의 주력인 전문의약품부터 위탁생산(CMO), 건강기능식품까지 모든 사업부문에서 긍정적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2016년 취임 당시 1690억원이던 매출은 3년 만인 작년 말 365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전략과 기획 쪽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냈다. 적극적인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외부로부터의 신 성장동력도 발굴 미국 ‘리팍 온콜로지’와의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추가한 것이 대표 사례다. 최근엔 엑셀러레이팅의 사업 일환으로 의료기기 스타트업 메디허브에 지분을 투자하고 디지털 무통주사기 판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엄 대표의 연구개발 성과가 속속 가시화되면서 복제약 위주, 원 프로덕트로 움직이던 휴온스의 기업체질이 빠르게 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올해 연임에도 성공하면서 다시금 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성장가도를 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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