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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CB 인수한 아시아나, 지분율 높일까 [항공업 구조조정]자회사에 유동성 지원, 작년 초 종속기업 편입 논란 '재조명'

유수진 기자공개 2020-07-06 11:35:11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1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의 영구 전환사채(CB) 전량을 매입하며 추후 전환권을 행사할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에어부산의 모기업이지만 그동안 지분율이 과반을 넘겼던 적은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이번 CB 인수로 지분율을 55%까지 끌어올릴 가능성이 생겼다.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 지분율은 지난해 초 종속기업 편입 논란이 불거졌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당시 회계감사인은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을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분류했다는 이유 등으로 감사보고서에 '한정' 의견을 줬다. 감사보고서 사태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경영 퇴진, 더 나아가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이어졌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이 500억원 규모의 영구 CB를 전량 인수해 잠재적인 지분율이 55.12%(3570만1800주)로 높아졌다고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현재 44.18%(2300만5000주)인 지분율이 추후 전환권 행사시 55.12%로 올라간다는 의미다. 실제로 신주가 발행되면 주식총수는 현재 5207만주에서 6476만6800주로 늘어난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유동성 경색 상태에 놓인 자회사 지원 차원에서 자금투입을 결정했다. 실적개선 시점이 여전히 불투명한 만큼 자본확충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잠식 가능성을 낮추려는 의도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대주주로서 책임지는 의미에서 CB 전량을 인수하기로 했다"며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자금수혈"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번 자본확충은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의 지원이라고 보는 게 더 적합하다.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에서 받은 CB 대금 중 일부로 에어부산의 CB를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간 산업은행 등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를 대상으로 유동성 공급을 지속해 왔다. 다만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에 대해서는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간접지원을 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 지분 확대 가능성이 생기며 지난해 불거졌던 종속기업 편입 논란도 재조명 받고 있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은 보유지분율이 50% 미만이라는 점 등을 들어 에어부산을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분류해왔다. 하지만 이 점이 작년 초 회계감사에서 문제였다.

당시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에어부산의 연결대상 포함여부 및 연결재무정보 등과 관련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하지 못했다"는 이유 등으로 '한정' 의견을 줬다. 아시아나항공과 달리 감사인은 에어부산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해야 한다고 봤다. 회계상 관계기업인 경우에는 실적 등을 연결 재무제표에 제한적으로 반영하지만 종속기업일 때는 지배기업과 하나의 경제적 실체로 간주해 모두 합산한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의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지분율은 40% 중후반대로 유지해왔다. 2008년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230억원(46%)을 출자하며 처음 인연을 맺은 후 줄곧 단일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해왔지만 지분율을 높이지는 않았다.

여기에는 에어부산의 독특한 주주구성도 한 몫 했다. 에어부산은 2007년 세운철강 등 부산지역 12개 기업이 245억을 공동으로 출자하며 설립됐다. 이듬해 아시아나항공의 출자와 기존주주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500억원으로 확대했다. 이때부터 아시아나항공이 최대주주로서 이사회 및 경영진 구성, 항공사 운영 등에 직접적으로 참여해왔다.

하지만 기업공개(IPO) 등 주요 의사결정을 할 때는 부산지역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야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의결권이 40%대 인데다 사실상 어느 한쪽이 절대적인 지배력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라는 점을 들어 에어부산을 관계기업으로 분류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감사보고서 사태가 터지며 에어부산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하고 연결 재무제표를 재작성한 끝에 '적정' 의견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과소계상됐던 자산총계 1075억원, 부채총계 269억원, 자본총계 806억원, 운용리스항공기 정비충당부채 425억원, 유무형자산손상차손 514억원 등이 수정 반영됐다. 마일리지이연수익 관련 과대계상됐던 매출액 391억원도 고쳐졌다. 이때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연결대상 종속회사 수는 25개에서 26개로 늘어났다.

다만 재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추후 CB에 대해 전환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자회사 자본확충 차원에서 CB 매입을 진행한 것인데다 추가로 지분을 확대해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다는 이유다. M&A가 지연되며 분리매각 이야기도 고개를 들고 있는 만큼 도리어 지분을 팔아야 할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에어부산이 코로나19사태로 자본상황이 좋지 않아 대주주로서 재무개선을 위해 지원을 결정한 것"이라며 "에어서울에는 자금대여 형태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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