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팔로우온 투자파일]캡스톤파트너스, 초신선 푸드테크 ‘정육각’ 개척 파트너2016년 첫 만남 30억 누적투자, '스마트팩토리' 구축 견인
이종혜 기자공개 2020-07-29 08:27:46
[편집자주]
벤처투자 활황이 그칠줄 모르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연간 벤처투자 규모는 4조원을 훌쩍 넘었다. 일시에 유동성이 풀리면서 벤처기업 몸값도 덩달아 올랐다. 유례없는 현상에 벤처캐피탈의 투자 방정식도 바뀌고 있다. 여러 기업에 실탄을 대기 보다는 똘똘한 투자처에 잇따라 자금을 붓는 팔로우온이 유행이다. 성공할 경우 회수이익 극대화가 보장되는 팔로우온 투자 사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8일 0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캡스톤파트너스는 초기기업 발굴 능력이 뛰어난 벤처캐피탈이다. 피투자기업의 비전을 함께 공유하며 장기간 책임감 있는 파트너를 자처한다. 창업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며 적재적소에 팔로우온을 이어가며 스케일업을 적극 돕는다.직방, 당근마켓, 리멤버 등 캡스톤파트너스가 초기 발굴 투자한 기업은 팔로우온 투자 이후 후속 자금 유치에도 성공하며 순항 중이다. 누적된 경험을 통해 '초신선 돼지고기' 배송이라는 독특한 사업 모델인 '정육각'에도 배팅할 수 있었다.
캡스톤파트너스와 정육각은 2016년 첫 만남은 실행력으로 압축할 수 있다. 색다른 이력을 가진 김재연 대표에게 끌렸다. 김 대표는 한국과학영재학교를 나와 카이스트에서 수학을 전공했고 미국 유학을 앞두고 있던 예비 연구원이었다. 돼지고기 마니아였던 김 대표의 의문에서 창업은 시작됐다.
김 대표는 돼지고기의 맛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안양 도축장까지 찾아갔다. 한 재개발 지역 횟집을 빌려 당일 도축한 고기를 팔기 시작했다. 김 대표와 공동 창업자는 도축한 고기를 직접 썰며 판매를 시작했다. 온라인 정육점인 정육각은 초신선 돼지고기 판매가 닻을 올렸다. 도축 후 4일 이내의 고기를 식탁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축산 유통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오종욱 캡스톤파트너스 이사 역시 안양의 도축장까지 찾아갔다. 오 이사는 “김 대표의 이력과 사업 모델이 처음에는 매칭이 되지 않았지만 김 대표와 대화를 하면서 고민의 깊이에 크게 놀랐다”며 “본인의 경험과 유통 구조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캡스톤파트너스는 김 대표의 실행력에 첫 투자를 단행했다. 2016년 4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기업 밸류에이션은 60억원 규모였다. 투자 금액은 마진율을 따져 김 대표와 논의 후 결정했다.
첫 투자 이후 정육각은 대전에 공장을 마련했다. 길고 복잡한 유통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초점을 두었다. 농장에서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도축, 육가공, 도매, 중도매, 소매의 5단계 프로세스를 거치던 것을 3단계로 대폭 줄였다. 도축, 가공된 돼지고기를 정육각 생산공장에서 바로 패키징해서 즉시 배송하는 모델이었다.
정육각은 무엇보다 소프트웨어 기술로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AI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했다. 고객들의 주문 패턴과 날씨, 요일 등 변수를 분석해 최적의 수요 예측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정확하게 수요를 예측하고 자동 발주하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김 대표가 12시간씩 고기를 썰면서 경험했던 부분을 적용시켰고 효율적인 시스템이 마련됐다. 전사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생산관리시스템(MES), 디지털패킹시스템(DPS)을 모두 자체 개발하며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했다.
오 이사는 “뒷단은 IT가 뒷받침되면서 매출 규모 3억원까지 지속적으로 늘면서 정육각이 성공 모델이 될 수 있음을 방증했다”고 설명했다. 캡스톤파트너스는 다음 투자라운드에서는 다른 투자자들의 연결을 돕기도 했다.
캡스톤파트너스는 2017년 6억원의 실탄을 쏴주며 공장 시스템 구축에 힘을 보탰다. 정육각은 투자 유치 후 성남 공장으로 확장 이전했다. 정육각은 초신선 제품을 배송하는 만큼 정확히 하루 발주량만 작업하고 재고를 두지 않는다. 비결은 ERP와 SCM간 연동으로 정확한 수요 예측과 생산 시스템 덕분이다. 생산과 포장 업무의 작업 병목 현상을 최소화해 생산 효율을 높였다.
외부 요인인 코로나19가 발생했지만 정육각에는 매출 급상승의 호재로 작용했다. 월 매출이 12억까지 성장했다. 캡스톤파트너스는 3번째 팔로우온을 이어가며 2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정육각은 내달까지 100억원 이상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배송서비스, 마케팅 등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정육각은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아기 유니콘'에도 이름을 올렸다. 대기정육각은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아기 유니콘'에도 이름을 올렸다. 대기업이 휩쓰는 유통업계에서 초고속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제품 본연의 '맛'에 승부수를 띄웠기 때문이다. 정육각은 당일 낳은 달걀과 우유까지 신선하게 배달하는 등 영역을 확장해 연간 25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 이사는 "정육각의 사업 모델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며 "혁신 잠재력이 있는 창업자에 대한 투자가 무모할 수 있지만 필연적으로 성과가 도출될 수 있다는 의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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