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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그룹사 '리스트럭처링', 금융이 '중심축' 되나 케뱅 유증 이어 '마이데이터' 관심…관련법·규정 개정, 우리은행과 합작사 논의 '탄력'

최필우 기자공개 2020-08-18 07:37:35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4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현모 KT 대표가 올해 취임하면서 공언한 '그룹사 리스트럭처링'이 금융 비즈니스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BC카드를 통한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성공한 데 이어 우리은행과 '마이데이터(MyData·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합작사 설립 가능성도 제기된다.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과 은행업감독규정이 개정되면서 합작사 추가 설립 실효성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 대표가 그룹사 리스트럭처링을 공언한 건 지난 3월이다. 취임 직전 가진 애널리스트 비공개 간담회에서 그룹사간 시너지를 강조하면서 '리스트럭처링'을 여러 차례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발언을 놓고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주력 사업 정비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간담회 후 구 대표의 행보를 보면 금융 계열사 시너지 강화가 리스트럭처링 핵심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구 대표의 발언 시점은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결격 사유에서 공정거래법 위반을 빼자는 취지의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무산된 직후였다. 담합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KT는 개정안 무산으로 자금난에 허덕이던 케이뱅크 유증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구 대표는 BC카드를 통한 우회 방식으로 4000억원 규모의 케이뱅크 유증을 성사시켰다. BC카드가 KT의 케이뱅크 지분(10%)을 매입하고 유증에 참여해 지분율을 34%까지 높였다. 여기에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도 유증에 동참해 케이뱅크 정상화를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지난 3월 이문환 전 BC카드 사장이 케이뱅크 행장에 기용된 것도 이같은 지배구조 개편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유증 성공으로 KT와 우리은행이 협업체계를 고도화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KT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역량을 케이뱅크에 어떻게 활용할지 고심하고 있다. KT와 BC카드, 우리은행과 우리카드가 보유한 통신, 금융 데이터를 케이뱅크 여수신 업무에 활용하는 게 핵심이다. 방대한 고급 데이터를 인터넷 은행 여수신 업무에 적용하려면 이에 특화된 툴(tool)을 개발하고 관리해야 한다.

이같은 역할을 어느 조직에 맡겨야 할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합작사 설립설이 제기됐다는 전언이다. 다만 양사 협업이 케이뱅크 내에서 가능한 영역이라면 별도 법인을 설립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협업 범위를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확대하면 합작사 설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데이터 3법 개정안이 지난 5일 시행되면서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됐다. 이젠 고객 동의를 얻어 금융 정보를 통합, 관리하고 이를 상품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금융 당국은 오는 10월 20개사를 시작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늘려가기로 했는데 금융 사업자보다 핀테크 기업을 우선시하는 분위기다. KT와 우리은행이 핀테크 기업을 설립하면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사업자 선정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마이데이터 합작사 설립 난관이었던 규정 문제도 해소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3일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안을 발표해 은행의 자회사 보유 가능 업종에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을 추가했다. 은행법상 은행이 특정 회사 지분을 15% 넘게 취득하면 자회사로 편입해야 한다. 케이뱅크와 마찬가지로 KT와 우리은행이 출자해 합작사를 세우고 우리은행 자회사로 편입시키면 마이데이터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유증후 우리은행 지분이 15%를 넘어 지난달 29일 우리은행 자회사로 편입됐다.

KT와 우리은행은 추가적인 협업과 관련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합작사 설립 필요성과 협업 범위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은행은 마이데이터 사업 뿐만 아니라 자회사를 통한 종합지급결제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 구 대표는 KT가 합작사 설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을 따져 이달 중 구체적인 협업 방안을 공개할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양사 협업 논의의 연장선으로 합작사 설립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안다"며 "합작사 설립이 아니더라도 통신과 카드 사업을 영위하는 양사의 빅데이터를 케이뱅크 여수신 사업 강화에 활용하는 식의 협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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