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매각할까 삼성전자 인수 시나리오 현실화시 딜레마...매각시 신성장동력 '명분' 희석

박상희 기자공개 2020-08-21 08:25:50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9일 11: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삼성생명법'으로 통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이 인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가치는 30조원에 육박하는데, 삼성물산이 부족한 재원 마련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물산 내부적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매각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어서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제일모직과 합병할 당시 바이오 사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것이라고 공언했는데, 이를 매각하면 당시 내걸었던 합병 명분과 기치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현재의 삼성물산이 탄생한 것은 2015년 9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단초다. 두 회사의 합병은 삼성그룹 지주사 전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당시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하며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로서 미래 먹을거리 사업을 주도해 그룹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삼성물산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삼성그룹은 바이오를 미래 신수종사업 중 하나로 꼽았는데, 삼성물산은 각각 자회사와 손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투자를 늘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병 이전 제일모직 쪽에서 주도했던 바이오제약 계열의 신사업을 합병법인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키워낼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실적과 시장의 기대치 측면에서 상당 부분 삼성그룹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국내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BBIG7(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LG화학, 삼성SDI,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전문기업이다. 다른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의 원료를 받아 이를 대량 생산하는 게 주업무다.

글로벌 제약산업 분석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EvaluatePharma)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규모는 2019년 2623억 달러(316조원)에서 2025년 3987억 달러(480조원)로 연평균 9% 성장이 예상된다. 이중 CMO 시장은 2019년 119억 달러(14조원)에서 2025년 253억 달러(30조원)로 매년 13.4%씩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COVID-19)로 바이오 업체들의 신약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신규 고객뿐 아니라 기존 글로벌 제약사들도 안정적인 의약품 생산을 위해 CMO 다변화를 꾀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일감도 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1~3공장에서 4공장을 추가해 생산능력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4공장이 만들어지면 생산량은 연 50만리터 이상 늘어나 확고한 글로벌 1위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 개선도 올들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투자자들이 주목했던 '미래 성장성'에 탄탄한 실적까지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분기 811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규모는 2817억원이다. 전년 대비 20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은 이제 막 실적이 꽃을 피우려고 하고 있다. 즉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매각한다는 것은 삼성물산이 신성장동력을 포기한다는 것으로 시장에서 읽혀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경영권 승계 과정을 둘러싼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매각할 경우 바이오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당초 목표가 합병 당위성을 키우기 위한 명분에 불과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바이오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고 공언했는데 이제 와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매각하겠다고 하면 당초 합병 명분이 약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매각 이슈는 삼성물산 내부 이슈에만 그치지 않는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삼성그룹이 바이오 사업을 미래 신수종사업으로 여전히 밀고 있기 때문에 외부 매각은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계열사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인수할 자금력이 되는 곳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1순위다.

문제는 삼성전자 주주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인수에 찬성하느냐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인수하는데 최소 10조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이 소요될텐데 그 자금을 기존 반도체나 휴대폰 사업에 투자하는게 낫다고 보는 삼성전자 주주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이 아직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분식회계 논란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회계 처리가 적절했냐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진행 중이고, 금융위의 처분(재무제표 수정 등)에 대한 행정소송도 1심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거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이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할 이슈"라면서 "현재로선 정해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