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 Story]개별협상-입찰후 수의계약 '갈팡질팡' 두산솔루스 M&A공개매각 실패하자 첫 협상자 스카이레이크 최종 낙점
한희연 기자공개 2020-09-09 11:32:45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7일 13: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루했던 줄다리기가 끝나고 두산솔루스의 새 주인이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스카이레이크)로 확정됐다. 매각 논의가 처음 시작된 것은 올해 봄이다. 두산솔루스의 사업에 관심이 높았던 스카이레이크는 두산그룹을 접촉, 올해 초 구체적인 협상이 시작됐다.두산그룹은 스카이레이크와 프라이빗 딜로 두산솔루스 매각논의를 진행하다 돌연 공개매각으로 전환해 더 높은 매각가를 받기 위한 도전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흥행 참패 후 원래 원매자였던 스카이레이크와 재협상에 나서 2년 가까운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그룹은 지난 4일 스카이레이크에 두산솔루스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매대상 지분은 ㈜두산과 특수관계인 8인이 가진 두산솔루스 보통주 1619만608주로, 지분율은 52.93%다. 주당 거래가격은 4만3143원으로 최종 거래금액은 6985억원 정도다. 이를 감안할때 100% 지분가치는 1조3197억원으로 계산된다.
100% 지분 가치 기준으로 1조3000억원의 가격은 매각 논의가 막 시작된 단계부터 스카이레이크가 제시했던 수준이다. 1년여를 돌고돌아 매각 방식 변경 등의 우여곡절 끝에 원래 논의를 시작했던 원매자와 결국 같은 가격으로 계약을 맺은 셈이다.
◇그룹 구조조정 마중물, 스카이레이크 일찌감치 '눈독'
두산그룹이 스카이레이크와 두산솔루스 매각 협의를 시작한 건 올해 2월 경이다. 이는 두산그룹 구조조정 논의가 본격화되기 이전이다. 스카이레이크는 두산솔루스의 전지박(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사업의 기술을 높이 평가해 논의 초반 적극적으로 인수를 타진했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설립한 스카이레이크는 설립 이후부터 주로 IT와 첨단 기술분야 투자에서 명성을 쌓아왔다.
거래 양측 수장급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후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하지만 실무단에서 이어진 매각 논의는 평행선을 좁히지 못했다. 두산그룹은 입장에서는 알짜라고 생각되는 사업부를 내놓는 셈이라 높은 희망 매도가를 제시했고 이를 계속 고수했다.
협상 과정상의 희망가격 등을 양측이 공개하진 않고 있지만 업계 얘기를 종합하면 딜 초반 두산 쪽은 100% 지분 기준으로 1조5000억원대 이상의 가격을 희망했다고 알려졌지만 스카이레이크는 1조3000억원을 제시했다고 전해진다.
더 높은 가격을 원했던 두산그룹은 희망 벨류에이션을 높였고 스카이레이크는 1조4000억원까지는 베팅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1조5000억에 못 미치는 가격 인상폭은 두산그룹의 구미에 여전히 맞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두산그룹이 올해 두산중공업의 정상화를 위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유동성을 수혈받는 과정에서 강도높은 자구계획안(자구안)을 요구받았다. 두산중공업에 비핵심 계열사의 적극 매각을 통해 사업구조 개편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3조원 규모의 자구안 내용이 하나둘 공개되면서 올해 4월 두산솔루스 딜이 수면위로 공개됐다. 업계에서는 규모나 성장성 면으로나 빠른 매각성사가 가능한 매물로 두산솔루스를 꼽으며 딜 성사 여부에 주목했다.
두산솔루스 딜이 공개되자 국내외 전략적투자자(SI), 재무적투자자(FI)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스카이레이크와의 가격 갭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두산그룹은 돌연 공개경쟁입찰로 딜을 전환, 고가 매각을 꾀하기 시작했다. 다수의 원매자들의 태핑 상황에 근거한 자신감에 기인한 결정이었다. 경쟁을 붙여 딜을 진행, 더 비싼 가격에 매각하고자 함이었다.
◇매각 방식 변경 불구 흥행 실패, 원매자 "스카이레이크 가격이 마지노선"
두산그룹은 삼일PwC를 매각 주관사로 삼고 공개매각 프로세스를 시작, 여러 FI와 SI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쳤다. 다수의 대기업과 글로벌 PEF 등이 관심을 표명해 공개매각 전환 전략을 성공을 거두는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5월부터 다수의 원매자들이 앞다퉈 NDA를 맺고 기업설명서(IM)를 받아가 매각 성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6월2일 진행된 예비입찰 결과는 참담했다. IM을 받아갔던 다수의 FI와 SI들은 모두 예비입찰에는 불참했다.
사실 예비입찰 직전까지 원매자 중 롯데케미칼의 인수의지와 관심도는 특히 높았다고 알려져 있었다. 물론 두산그룹도 롯데케미칼의 참여에 기대를 걸었다고 알려졌다. SI의 경우 미래 성장성과 사업 시너지 등을 고려해 가격을 제시하기 때문에 PEF 등과는 다른 밸류에이션으로 두산솔루스의 기업가치를 평가할 여지가 있었기 떄문이다. 하지만 결국 예비입찰 흥행에 참패하면서 두산그룹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예비입찰 직전까지 두산솔루스를 검토했던 원매자들은 공통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문제 삼았다. 사전 실사 과정을 거쳐 아무리 밸류에이션을 후하게 평가해도 직전 스카이레이크가 제시했던 수준이 결국 마지노선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협상팀 바꿔 강한 매각의지 표출, 결국 스카이레이크와 계약 체결
결국 두산그룹은 다시 스카이레이크의 손을 잡았다. 공개매각 실패를 전후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내부적으로 협상팀에 변화를 줬다.
딜의 시작부터 공개매각까지는 ㈜두산내 사업부문을 맡고 있는 팀에서 총괄했으나 공개매각 이후 두산솔루스 매각 협상은 CFP(Corporate Financing Project)팀이 컨트롤하기 시작했다. CFP팀은 두산그룹 내 M&A를 오랜기간 전문적으로 전담했던 팀이다.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매각협상에 나선 두산에 스카이레이크가 화답하며 양측의 매각 협상은 재개됐다. 7월 8일 두산은 공시를 통해 스카이레이크와 두산솔루스 지분 매각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히며 이 같은 사실을 공식화했다.
사실 통상적인 M&A 과정에서 MOU 단계를 공시로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이번에는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업계는 평가했다.
두달여간의 재협상 과정을 통해 양측은 100% 지분가치 기준 1조3000억원의 거래가격과 세부 조정사항에 합의를 마쳤다. 1년여를 돌고 돈 끝에 원래 원매자였던 스카이레이크는 오는 10월30일 두산솔루스를 최종적으로 인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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