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패러다임 변화]티에스아이, 시장 확장 원동력 '믹싱 기술'국내 배터리 3사와 거래, 유럽 진출 본격화…신기술 개발로 전고체·수소전지 도전
윤필호 기자공개 2020-11-02 08:10:58
[편집자주]
2차전지 배터리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가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효율에 안전성 높은 배터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대기업은 물론 소·부·장 기업들도 차세대 배터리가 주도할 패러다임 전환에 발을 담갔다. 더벨은 변화에 대처하는 국내 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8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제조장비 업체인 '티에스아이'가 믹싱(Mixing) 공정 관련 기술을 앞세워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자체 분산기술센터를 통해 고객사가 개발한 소재를 테스트하면서 기술적 신뢰를 구축했다. 소재별 맞춤형 장비와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를 통해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주요 배터리 3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2018년을 계기로 규모의 성장을 보였지만 올해 코로나19로 주춤한 상황이다. 하지만 미래형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수소전지 등 다양한 소재에 대응 가능한 기술력을 앞세워 2차전지 시장 확장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티에스아이는 1996년 '태성기공'으로 설립해 2차전지 업체의 협력사로 운영하면서 화학, 전자 분야의 플랜트 설비와 시스템 설계 구축에 노하우를 쌓았다. 이후 2011년 정식 법인으로 등록했다.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2차전지 활물질과 도전체, 결합체, 용매를 혼합하는 '믹싱 공정' 장비와 시스템 판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주력 부문은 2차전지 제조 과정에서 시작 단계인 전극 공정의 믹싱 시스템이다.
고객사에 주문이 들어오면 맞춤형으로 2차전지 믹싱 라인을 설계한다. 이후 필요한 믹싱 장비를 설치해 전체적인 믹싱 시스템을 구성한다. 믹싱 시스템은 믹싱 작업을 통해 생산된 슬러리를 코팅 공정까지 공급하는 단계까지를 말한다. 특별히 주문이 들어온 믹싱 장비도 제조해 공급한다.
2018년부터 2차전지 시장의 확장에 힘입어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연간 매출액은 157억원에 그쳤지만 이듬해 661억원으로 320.4% 증가하며 규모의 성장을 달성했다. 2차전지 주요 수요처가 정보기술(IT)에서 전기차로 이동하면서 시장의 다양화와 확장이 이뤄진 덕분이다. 지난해 매출은 610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당기순손실 12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런 손실은 전환사채(CB)와 전환상환우선주의 전환권 평가에 따른 파생상품 평가손실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해 코스닥 이전 상장을 계기로 지속적 성장세를 위한 시장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포인트는 매출처 다변화와 신기술 확보를 꼽을 수 있다. 티에스아이는 이미 국내 시장에서 대형 3사를 고객사로 확보한 상황이다. 시장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특히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유럽 진출을 위해 2018년 폴란드 현지법인(TSI EUROPE)을 설립하고 전진기지로 삼았다.
이를 통해 프랑스와 일본 등에 제품을 납품하거나 장비 테스트를 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ACC(오토모티브셀컴퍼니)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을 위한 파일럿 라인에 들어가는 2차전지 믹싱 시스템을 수주했다. 금액은 77억원 규모이다. 또 미국에서도 테슬라(Tesla) 등 차세대 믹싱시스템 도입 수요에 도전해 신규 고객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티에스아이 관계자는 "국내 3대 메이저 업체를 모두 고객사로 두고 있는 만큼 해외 진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중국의 경우 견적까지 냈지만 현지 업체와의 가격경쟁 등의 이유로 아직 수주에 이르지 못했는데 차세대 제품이 나오면 다시 도전할 예정이고 유럽의 경우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랑스 배터리 제조업체인 ACC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납품 실적을 냈다"며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유럽에 피해가 확산되면서 투자가 지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 개발을 통해 신사업도 추진 중이다. 티에스아이의 경쟁력은 자체 분산기술연구소를 갖춰 고객사 제품의 테스트를 통한 맞춤형 믹싱 설비와 시스템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2차전지 전극에 필요한 슬러리는 활물질, 도전재, 결합재를 용매로 분산해 제조한다. 이 같은 과정은 대부분 '배치(Batch) 공정'을 사용한다. 하지만 배치 공정에서 처리할 수 있는 실용량은 2000리터 수준이고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비용 증가가 수반된다.
이런 단점을 상쇄하고자 개발 중인 기술이 바로 '연속식 믹싱'이다. 연속식 믹싱은 원재료를 지속적으로 투입하면 그대로 전극판에 코팅할 수 있는 슬러리가 나오는 방식이다. 향후 믹싱 시스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기술로 기대가 높다. 공정 단순화를 통한 원가절감을 꾀하고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전지 등 고밀도 소재의 믹싱 분야도 수주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수소차에 들어가는 수소 연료전지를 위한 촉매 슬러리 믹싱 설비 제조도 신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촉매 슬러리 믹싱 분산 설비 제작과 시제품 테스트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내년 말까지 연구개발을 마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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