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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PE 애뉴얼 리포트]소비재 잇단 투자 코스톤, 포트폴리오 다변화 성공영실업·노랑통닭·큐텐 딜 성사…3호 블라인드 조성 착수

조세훈 기자공개 2020-12-23 13:33:20

[편집자주]

2020년은 코로나19로 전세계가 몸살을 앓았던 한해였다. 그리고 그 여파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PE업계도 마찬가지였다. 상반기까지 극심한 딜 가뭄에 시달리면서 기존 계획의 불가피한 조정도 발생했다. 코로나19라는 전지구적 재앙속에 PE 운용사들의 한해는 어땠을까. 투자와 회수, 펀딩을 중심으로 자세히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2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 사모펀드(PEF)운용사 코스톤아시아가 투자 색채를 확 바꿨다. 전통 제조업 중심의 투자 패턴에서 벗어나 소비재로 투자의 무게추를 옮겼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에도 투자 전략을 촘촘히 짜며 저가에 알짜 회사들을 연달아 인수하는 적극적 행보를 보였다.

기존 투자처와는 협력적 관계를 돈독히 유지했다.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기업의 투자금을 즉각 회수하지 않고 동반자 관계를 지속하기로 했다. 회사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수익성과 회사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왕성한 투자 활동을 한 만큼 내년에는 새로운 실탄 마련에 나선다. 3호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해 알짜 제조업·소비재 기업을 찾아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내부 역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소비재' 투자 집중…영리한 협상 전략 눈길

코스톤아시아는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투심이 꽁꽁 얼어붙은 환경에서도 의미있는 행보를 보여줬다. 국내 교육업체 미래엔과 손잡고 국내 1위 완구업체 영실업을 인수했다. 영실업은 '콩순이', '또봇', '베이블레이드' 등으로 유명세를 얻은 회사로 21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홍콩계 PEF인 PAG는 영실업 인수 5년차에 접어들자 엑시트를 위해 지난해 매각에 나섰다. 이때 미래엔이 교육과 놀이를 결합한 에듀테인먼트 기업이라는 성장 전략을 짜고 코스톤아시아와 함께 인수에 뛰어들었다. 올 초 2000억원 초반대에 인수하는 내용을 놓고 막판 협상을 이어갔다.

그러나 거래 성사전 코로나19 확산으로 딜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 여파로 영실업의 중국 생산공장의 운영이 갑자기 중단된데다 소비 침체까지 덮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코스톤아시아는 딜을 중단하기보단 현 상황을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상반기까지 실적을 보고 투자 여부를 재논의하기로 했다. 어린이집, 유치원 등원이 장기간 중단되고 '집콕' 문화가 확산되면서 장난감 매출이 비교적 선방하자 논의를 재개했다.

유리한 협상 국면에 진입한 코스톤아시아는 PAG와의 줄다리기 협상 끝에 기존 논의했던 가격보다 약 500억원 정도 낮아진 1480억원에 인수했다. 미래엔(300억), 미래엔 계열 PEF 엔베스터(330억), 코스톤아시아(300억)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했으며 600억원 가량은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영실업 인수와 함께 소비재 기업 투자를 대폭 늘렸다. 큐캐피탈파트너스와 함께 노랑통닭을 운영하는 노랑푸드 지분 100%를 700억원에 인수했다. 작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70억~80억원 수준이다. 협상에서 멀티플 배수를 10배 이하로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밸류가 높아지는 것을 고려하면 알짜 인수로 평가된다. 교촌에프앤비는 국내 프랜차이즈 첫 직상장에 성공하는 등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가 형성됐다. BHC그룹은 2년 만에 기업가치가 세 배 오른 약 1조8000원으로 MBK파트너스 등에 새롭게 투자 유치를 받았다.

창의적인 딜 구조를 짠 투자처도 있다. 이달 해외직구 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이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기초 자산으로 발행하는 3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에 투자했다. 이번 투자는 사실상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성장성을 더 높이 평가한 결과다. 해외직구 물류 시장의 성장률이 매년 40%를 웃도는데다 모회사 큐텐의 캡티브(전속) 물량을 기반으로 최근 다른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영업망을 확대되는 것을 눈여겨봤다.

눈여겨볼 점은 엑시트 창구를 다변화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법은 국내 법과 달리 EB를 인수하면 향후 기초자산이 되는 큐익스프레스뿐 아니라 발행 주체인 큐텐의 주식으로도 교환이 가능하다. 큐텐이 나스닥에 상장하면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코스톤아시아는 주로 제조업 투자에 집중했다. 자동차 안전벨트 제조업체 디바이디, 음식물처리업체 리클린, 음향기기업체 삼본정밀전자, 건설중장비 부품제조업체 진성티이씨 등에 투자하며 준수한 수익을 기록했다.

다만 2호 펀드에서는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독립보험대리점(GA) 피플라이프(610억)를 시작으로 패션업체 알케이드코리아(230억), 영실업(300억), 노랑통닭(250억), 큐텐(300억)을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낙점하며 투자 영역을 확대했다.

◇동반자 모델 구축…내부 역량 강화로 펀드레이징 준비

코스톤아시아는 올해 투자금 회수 기업이 없다. 상장전지분투자(프리IPO)한 기업이 연달아 IPO에 성공했지만 엑시트를 보류한 '의도된 지연'이다. 이는 투자 회사의 잠재력이 풍부한만큼 동반자 관계를 지속하겠다는 믿음의 결과이기도 하다.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업체 엘이티와 인공지능(AI) 기반의 광고업체 와이즈버즈가 대표적이다. 두 기업은 각각 지난 6월, 8월에 상장했다. 엘이티는 차세대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지문센서 부착기술과 초박형 강화유리 기술의 경쟁력이 충분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와이즈버즈 역시 코로나19로 광고 시장이 위축됐지만 내년에는 광고 수요 증가로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상장 후 엑시트를 선택하는 대신 한 단계 도약을 이끌어내 투자 회사와 하우스의 동반성장을 이룬다는 복안이다.

코스톤아시아는 엑시트보다는 기업가치제고(밸류업)작업에 집중한다는 목표다. 빠른 회수 전략으로 현재 보유 포트폴리오 기업 중 만 4년 이상 된 기업이 없다. 코로나19 여파를 최소화하고 투자 기업의 성과를 끌어올린 후 엑시트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왕성한 투자를 한 코스톤아시아는 내년 3호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2호 블라인드펀드는 결성 2년 만에 소진률이 70%에 육박했다. 추가 투자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려면 펀드레이징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공 분야인 중소·중견 바이아웃 투자를 목적으로 한 3000~5000억 규모로 조성될 전망이다.

코스톤아시아는 새로운 펀드 조성을 앞두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단일 투자본부를 1, 2본부로 확대 개편해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였다. 새 투자 본부는 박용진, 정회민 상무가 맡는다. 리스크 관리 체계도 한층 고도화한다. 해외 대기업에서 '재무통'으로 활약한 임원급 인사를 리스크관리책임(CRO)로 영입할 계획이다. 이번 인력 확충으로 내부 리스크 관리 강화와 투자 기업의 기업가치제고(밸류업)를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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