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주가 반전 모멘텀 '이번엔 다를까' 배당여력 확대, 美 채권 금리 상승 따른 은행주 수혜 기대
이장준 기자공개 2021-03-09 08:38:36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8일 10: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가 주가 상승 모멘텀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배당가능이익을 확대하면서 주주 환원 정책의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다. 미국 채권 금리 상승에 따른 연쇄작용으로 은행주가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도 커지며 완전 민영화에 '청신호'가 켜질지 주목된다.우리지주는 5일 이사회를 열고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결의했다. 기존 자본잉여금 항목에 포함된 4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하는 게 골자다.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의하면 배당가능이익이 그만큼 늘어날 예정이다.
이는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금융당국의 권고대로 '배당성향 20%' 선에 맞춰 결산배당을 결정했으나 추후 배당 확대를 위한 선제 조치를 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가 상승은 우리지주의 최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17.25%)의 '엑시트'를 위한 선결과제다. 예보는 2022년까지 약 2~3차례에 걸쳐 최대 10%씩 분산 매각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작년부터 잔여지분을 매각하려 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2020년 결산 배당으로 예보가 가져갈 몫을 제외하고 남은 공적자금을 현재 보유 주식 수로 나누면 우리지주 한 주당 가격이 1만2000원은 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직은 고지까지 갈 길이 멀다. 5일 종가 기준 우리지주의 한 주당 가격은 9610원을 기록했다. 목표치를 넘어서려면 현 주가 수준에서 약 25% 상승해야 한다.
우리금융 경영진도 주가 상승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솔선수범해 자사주를 5000주씩 다섯 번에 걸쳐 매입했다. 그룹사 경영진들도 새해 첫 행보로 자사주 7만5000주를 매입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들어서는 은행주 전반의 추세도 우호적으로 돌아섰다. 미국 채권 금리 상승에 따른 연쇄 작용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작년 말 0.91%에서 지난달 말 1.41%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고 바이든 행정부가 재정지출 확대를 예고하면서 채권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상 미국 국채와 연동해 움직이는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국내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지난해 7월 말 1.28%로 최저치를 찍었다가 지난달 말 1.98%까지 치솟았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국고채, 시장금리에 연동해 대출금리가 오를 것으로 판단해 국내외 은행주가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기를 유발할 수준이 아닌 상황에서 채권금리 상승은 은행주 상승의 모멘텀으로 예측된다"며 "지난달 유가증권시장(KOSPI)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하는 와중에도 은행주는 투신과 연기금이 주도해 순매수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특히 우리지주의 최근 주가 상승세는 국내 4대 금융지주 중에서도 높은 편에 해당한다. 지난 1월 말(8800원) 대비 2월 말(9580원) 우리지주의 주가 상승률은 8.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나지주(13.5%) 다음으로 성장세가 가팔랐다. KB지주(8.7%)와 신한지주(7.5%)도 우리지주에 미치지 못했다. 상승 랠리가 이어지면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국내에서는 대출과 배당 규제를 비롯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재연장 등 정책적 요인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금융위원회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거액 신용대출관리 강화 등을 포함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경기 개선과 시중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대비 제한적인 상승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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