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3월 12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데이터를 디지털 시대의 ‘쌀’이라고 부른다. 먹거리라는 뜻도 있겠지만 오랜 기간 공을 들여야 수확할 수 있다는 속성도 담겨있다. 일찌감치 땅을 갈고 씨를 뿌렸던 웰컴저축은행이 춘삼월, 때아닌 가을걷이를 하고 있다.웰컴저축은행의 디지털 투자는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6년부터 핀테크 분야에 관심을 두고 구성원 교육에 나섰다. 빅데이터, 머신러닝, 인공지능 등 최근 화두에 오른 주제에 대한 소양을 일찌감치 갖추기 시작했다.
이후 행보는 ‘처음’의 연속이었다. 이듬해 저축은행 업계 최초로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따냈다. 2018년에도 업계 최초로 모바일 금융 플랫폼인 ‘웰컴디지털뱅크(웰뱅)’를 출범시켰다. 웰뱅은 출시 5개월 만에 고객 26만명을 모았다.
올해 1월에도 업계에서 처음으로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따냈다. KB국민은행, 신한카드, 네이버파이낸셜 등 총 28개 금융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고객의 ‘니즈’에 따라 필요한 상품을 설계하고 추천하는 경영전략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유난히 마이데이터 사업을 둘러싼 시각이 회의적이다. 타깃으로 삼는 고객층이 일정하고 정보 활용처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사업 신청을 받을 때 시큰둥했던 반응이 이를 방증한다.
그런데 시장의 생각은 조금 다른 듯하다. 아직 웰컴저축은행은 구체적인 활용 계획도 공개하지 않았는데 여기저기서 관심을 보인다.
지난 8일 웰컴저축은행은 하나카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앞으로 활발한 데이터 교류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마이데이터와는 무관하지만 삼성카드도 최근 웰컴금융그룹과 빅데이터 관련 MOU를 맺었다.
카드사와의 업무협약이 주는 의미는 특별하다. 저축은행을 이용하지 않는 고객의 정보도 웰컴저축은행은 가질 수 있다. 업계에서 아무도 갖지 못한 정보를 갖는 셈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 MOU를 두고 ‘기회’라고 표현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올해 초 테일러 이용순 씨를 광고 모델로 영입했다. 고객의 취향까지 파악해 맞춤정장을 만든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그가 테일러로 활동한 지 꼬박 45년이라고 한다. 웰컴저축은행의 45년 후는 어떨까. 짐작컨대 그때도 가을걷이에 여념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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