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랙시스, 밀키트업체 프레시지 투자 배경은 1인 가구 증가로 HMR 급성장…수익성 개선 '과제'
박시은 기자공개 2021-03-16 10:29:41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5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이하 프랙시스)이 밀키트 업체 프레시지 투자를 추진 중이다. 프랙시스는 △최근 1인가구 증가로 밀키트 등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점과 △프레시지의 압도적인 시장 선두지위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와 연계한 시너지 등에 기반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프랙시스는 2500~3000억원 가량을 투입해 프레시지의 새 대주주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초 4905억원 규모로 조성한 블라인드펀드 '프랙시스밸류크리에이션펀드2호'를 활용할 예정이다. 일부 자금은 LP 공동투자펀드를 조성해 조달하기로 했다. 총 투자금액 중 일부를 기존 FI가 보유한 구주 매입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프레시지가 발행하는 신주를 매입하는 데 쓸 계획이다.
프레시지는 2016년 설립된 가정간편식 스타트업이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중교 대표가 미국의 밀키트 회사 '블루에이프런'을 벤치마킹해 창업했다. 그간 가공식품이 주를 이뤘던 HMR 시장에서 '신선식품'을 무기로 내세워 차별화를 꾀했다. 각종 식재료를 손질해 조리만 하면 되는 상태의 제품 '밀키트(meal kit')를 판매한다. ‘밀푀유 나베’와 ‘시그니처 스테이크 세트', ‘자이언트 부대찌개’ 등이 대표메뉴다. 창업 이듬해인 2017년 제조업자 개발생산(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ODM)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프랙시스의 가정간편식(HMR) 관련 투자는 이번이 두 번째다. 최근 1~2인 가구 증가와 간편식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 등으로 국내 HMR 시장은 연평균 20%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집밥 선호도를 높인 신종코로나바이러스도 HMR 시장 성장에 불을 지폈다. 지난해 4조원 수준이었던 HMR 시장 규모는 2022년까지 7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프랙시스의 이번 투자는 고성장이 예고되는 업종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인 셈이다.
프레시지는 점유율 70%의 압도적 시장 지위를 점한 1위 업체다. 쿠팡과 SSG, 롯데온 등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을 비롯, 대형마트와 홈쇼핑 등 다양한 판매채널에 제품을 납품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온 결과다. 프레시지의 고속성장은 지난 몇년 간 매출 추이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프레시지의 연매출은 △2018년 218억원 △2019년 711억원으로 1년 만에 세 배 넘게 뛰었다. 아직 사업보고서가 나오지 않았지만 2020년 연매출 역시 직전해보다 두배 넘게 뛰어오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다만 출범 이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8년 61억원 규모였던 영업손실은 2019년 148억원으로 확대됐다. 프랙시스는 투자 이후 판매채널 다각화와 B2B 사업을 통한 외연 확장,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성 개선으로 수년 내에 흑자전환을 실현한다는 게 목표다. 프랙시스가 보유한 콘텐츠 관련 포트폴리오와 연계한 홍보효과도 노리고 있다. 프랙시스는 지난해 콘텐츠 제작 및 유통대행 업체 JTBC스튜디오 소수지분을 인수했다.
프레시지의 투자 유치는 이번이 네 번째다. 2018년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시작으로 그간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1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유치했다. 시리즈A 투자에는 △나우IB캐피탈과 △신한금융투자·코그니티브인베스트먼트 등이 프레시지 우선주를 100억원가량 매입하는 형태로 참여했다.
이듬해엔 △하나금융투자PE △GS홈쇼핑 등으로부터 305억원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으며 같은해 연말 △소프트뱅크벤처스 △나우IB캐피탈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SBI인베스트먼트 △유니온투자파트너스 △IBK기업은행 △한국투자증권 △GS홈쇼핑 등 9곳으로부터 500억원의 시리즈C 투자유치를 마쳤다. 당시 투자자들은 프레시지의 기업가치를 약 1600억원으로 평가했다. 프레시지는 투자금을 활용해 지난해 용인에 1만1000㎡(약 3400평) 규모 공장을 신설했다.
여러번의 투자유치로 최대주주인 정 대표의 지분율은 12.47%(2019년 말 기준)까지 낮아진 상태다. 첫 투자유치 당시인 2018년 정 대표의 지분율은 26.3%였다. 프랙시스의 투자가 마무리되더라도 정 대표는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면서 프랙시스와 협업관계를 유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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