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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 상무 '무보수 선언', 금호익스프레스 어떻길래 코로나19 직격탄, 출범 첫해 적자…이사진 새로 꾸려 위기 대응

유수진 기자공개 2021-04-27 08:13:22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3일 13: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딸 박세진 상무가 금호리조트에서 금호익스프레스로 둥지를 옮겼다. 금호리조트 매각이 완료되며 지난달 사의를 표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호익스프레스는 작년 10월 금호고속이 고속버스운송사업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특히 박 상무는 경영이 정상화 될 때까지 일절 보수를 받지 않기로 해 눈길을 끈다. 일종의 책임경영 차원이다. 금호익스프레스는 코로나19로 인한 여객 감소로 출범 첫해 적자를 면치 못했다. 지난달 새로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이사회 전열을 가다듬는 등 위기 극복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23일 금호그룹에 따르면 박 상무는 이달 초부터 금호익스프레스로 출근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피앤비화학이 이달 1일자로 금호리조트 지분 100%를 확보한 데 따른 것이다. 금호석화는 이날 금호그룹 인사들로 채워져있던 금호리조트 이사진을 전원 물갈이하고 김성일 금호미쓰이화학 관리담당(전무)을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고속버스운송업을 주력으로 하는 금호익스프레스에서 박 상무가 맡은 역할은 전세사업과 신규사업 발굴이다. 전공이나 그간 쌓아온 경력(요식·호텔·리조트업)과는 사실상 연관성이 없다.

박 상무는 요리·호텔 경영 전문학교 르코르동블루 도쿄와 런던에서 공부하고 일본 동경관광전문학교 음료서비스학과 등을 졸업한 인물이다. 2002년부터 3년간 일본 ANA 호텔 도쿄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고 2018년 7월 금호리조트에 경영관리 임원으로 입사했다.

박 상무의 이동은 예정됐던 수순이다. 리조트의 새주인이 누군지와 무관하게 옛 오너일가의 일원으로서 매각이 완료되면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적을 옮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계열사가 몇개 남지 않아 전공과 경력은 고려 대상이 되지 못했다. 오빠 박세창 사장이 있는 금호건설을 피해 금호익스프레스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회사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경영정상화시까지 보수를 받지 않기로 했다. 책임경영 차원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지만 버스사업 관련 경험이 전무한 박 상무에 대한 내부여론 등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평범한 주부로 지내다 2018년 돌연 금호리조트에 임원으로 왔을 때도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금호익스프레스는 현재 영업실적과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작년 10월 설립 후 3개월 동안 매출 642억원, 영업손실 115억원, 당기순손실 110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183% 가량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승객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다.


신설 법인이기 때문에 전년도 실적 등과의 직접 비교가 불가능하다. 다만 금호고속의 고속사업부 매출 추이로 대략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지난해 고속사업부 매출은 2656억원으로 2017년(3769억원)보다도 적었다. 작년 4분기(3개월치) 고속버스사업을 물적분할해 회계 반영 기준이 달라졌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매출이 크게 줄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에도 고속사업의 실적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승객이 줄며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모회사인 금호고속이 이미 한 차례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금호익스프레스는 초기 자본금 5억7500만원으로 출발한데다 영업실적이 여의치 않자 출범 직후 16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이를 금호고속이 전량 인수했다.

금호고속은 최근 금호익스프레스의 이사진을 일부 교체하고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등 위기 타개를 위한 진용을 갖췄다.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하고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기 위한 차원이다.


초대 대표이사였던 이덕연 사장이 물러나고 이계영 부사장이 대표 자리에 앉았다. 이 부사장은 이번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대표로 발령이 났다. 대표이사가 '사장'에서 '부사장'으로 한 단계 다운그레이드 된 것이다.

이 부사장은 1990년 금호그룹에 입사해 인사와 노무, 영업팀장 등을 차례로 역임한 인물로 베트남법인장을 지내기도 했다. 2014년 상무로 승진하며 기술, 영업, 지원부문 담당임원을 역임했다. 2018년 전무로 승진해 금호고속 직행사업부 총괄 본부장으로 활동했다.

이 밖에 초창기 사내이사였던 정희기 부사장은 지난 1월 사임했고, 후임자였던 이송호 전무도 이번에 물러났다. 이 자리는 김영호 상무가 채웠다. 나머지 사내이사인 서승혁 상무와 감사를 맡고 있는 정일 상무는 그대로다. 박 상무는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회사가 어렵다 보니 부사장 대표 체제로 조직을 축소해 개편한 것"이라며 "이를 고려해 박 상무가 무보수로 근무하겠다고 했다. 책임경영 차원에서 희생을 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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