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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3조 L/O 주역, 아임뉴런으로 산학융합 도전 김한주 대표 "성균관대서 보스턴 클러스터 모델 구현할 것"

심아란 기자공개 2021-06-07 07:55:57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4일 0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한양행을 떠나기로 결심한 건 승진을 앞둔 시점이었다. 사업개발(BD) 이사로 베링거인겔하임, 얀센, 길리어드에 총 3조원의 기술이전(L/O)을 이끈 직후였다. 글로벌 빅딜 경험만으로는 첨단 기술력 확보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오랜 고민은 대학교와 함께하는 '연구소 기업' 창업이라는 아이디어로 구체화 됐다. 국내 최초로 산학융합 모델을 구현한 아임뉴런 바이오사이언스(이하 아임뉴런)의 창업자 김한주 대표(사진) 이야기다.

김 대표는 15년 전 펜실베니아대에서 바이오통계 박사 과정을 공부하던 시절의 일화를 들려줬다. 당시 같은 대학 생화학 박사 과정에 입학한 김용호 성균관대 교수를 만났다. 그는 김 교수에게 '우리는 언젠가 함께 신약 개발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김 대표는 앨러간, 노바티스, 에이자이에서 글로벌 신약과제 바이오통계 부문을 총괄하며 네 번의 글로벌 신약 허가 경험을 쌓았다. 그의 역량을 알아본 이정희 유한양행 이사회 의장과 남수연 전 유한양행 연구소장이 직접 영입했다.
김한주 아임뉴런 바이오사이언스 대표

김 대표는 20년의 미국 생활을 접고 가족들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와 유한양행 입사를 결심했다. 입사 직후에는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김 대표의 한국행을 이끌었던 남 전 연구소장이 유한양행을 퇴사했다. 현재 남 전 연구소장은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로 재직 중이다.

그는 "유한양행 입사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에 남수연 대표가 떠나면서 심리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며 "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았고 주변에서 수많은 도움을 받은 덕분에 지금에 이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김 대표는 유한양행에서 몸담던 4년 동안 레이저티닙 등 글로벌 기술이전의 성과를 쌓아 올렸다. 눈앞에 탄탄대로가 펼쳐져 있던 때 그는 새로운 도전을 결심한다.

김 대표는 "제가 아닌 누군가 그 자리에 있더라도 유한양행의 글로벌 기술이전은 분명히 이뤄졌을 일이었다"며 "국내외 파트너링 경험을 통해 한국의 바이오 생태계 중 가장 취약한 고리가 바로 '첨단 기반 기술력'의 부재라는 점을 느꼈고 이를 해소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보스턴 클러스터' 같은 바이오 생태계도 없고 실전 경험을 쌓은 인재가 부족한 점이 늘 아쉬웠다. 김 대표의 생각에 공감하고 그에게 힘을 실어준 사람은 공동 창업자인 김용호 교수와 서민아 성균관대 교수였다. 두 교수가 연구해 온 과제들이 현재 아임뉴런 기술력의 근간이다.

김 대표는 "김 교수는 대학과 함께하는 연구소 기업이 필요하다고 늘 말해 왔다"며 "서 교수의 소개로 신동렬 성대 총장을 만났고 첫 만남에 5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신 총장은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어하는 김 대표의 뜻에 동참해 성균관대 N센터(뇌과학 중심 연구센터)의 5층 전체를 아임뉴런이 쓰도록 열어 줬다. 현재 아임뉴런과 연구과제를 공유하고 있으며 관련 학과 신설도 준비 중이다.

아임뉴런이 산학융합 바이오기업의 틀을 만드는 데는 유한양행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이정희 의장은 김 대표의 꿈을 지지하며 아임뉴런에 초기 자본금 투자는 물론 뇌질환 분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데 한몫했다.

김 대표는 산학융합 모델을 기반으로 글로벌 CNS(Central Nervous System) 생태계 구축에 도전하고 있다. 신경세포를 연상시킬 수 있는 뉴런(Neuron)과 연구과제의 확장성을 고려해 '새롭게 달린다'(I'm new run)는 의미를 사명에 담았다.

그는 "바이오산업은 10년 뒤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기반한 개념 설계가 있어야 하고 그 과정 속에서 무형자산의 가치를 끊임없이 만들어 가야 한다"며 "학교와 기업이 힘을 합쳐 훌륭한 인력, 첨단 인프라와 자본을 한데 모아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아임뉴런이 구체적인 비즈니스 계획을 짜는데 얽매이지 않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김 대표는 큰그림만 제시할 뿐 세부 플랜은 최대한 직원들에게 맡긴다고 했다. 올해 아임뉴런의 목표는 플랫폼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근 시리즈A 펀딩을 통해 300억원을 조달하며 R&D 동력도 확보했다.

김 대표는 "현재 아임뉴런은 기존 항체의 뇌혈관 투과성을 현저히 증가시킨 Transmab™ 기반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며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기술 자체의 완성도를 높여 갈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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