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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기술이전 리뷰]대웅제약·툴젠 L/O 계약금, 현금 대신 거래처 지분으로③대웅제약은 차익 실현에 베팅, 툴젠은 협력에 초점

심아란 기자공개 2021-07-12 08:29:33

[편집자주]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이전(L/O)은 R&D 역량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7조원에 육박하는 L/O를 성사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20년 실적 경신에 도전하고 있다. 신약, 진단키트 등 제품 다변화를 이룬 점도 특징이다. 딜 사이즈 대비 선급금(Upfront Payment) 비율이 낮은 점은 한계점으로 지목된다. 더벨은 2021년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이전 딜을 집약해 업체별 성과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9일 07: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 중에는 기술이전(L/O) 계약금을 거래 상대방의 지분으로 취득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은 파이프라인의 기술력과 시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라는 점에서 현금 수령이 일반적이다. 그만큼 지분 거래를 둘러싼 시장의 평가도 엇갈리는 분위기다.

올해 대웅제약과 툴젠이 계약금 대신 계약 상대방의 주식을 받아 L/O를 성사시켰다. SK바이오팜이 거래 상대방의 신주인수권을 받아 수익을 실현한 사례는 있다. 다만 SK바이오팜은 계약금과 함께 주식은 '보너스'로 받았다는 점에서 대웅제약, 툴젠의 딜과는 차이를 보인다.

지난달 대웅제약은 미국 뉴로가스트릭스(Neurogastrx)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프라잔(Fexuprazan)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뉴로가스트릭스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펙수프라잔의 임상·개발과 허가를 책임진다.

총 거래금액은 4억3000만달러(4800억원)으로 결정됐다. 뉴로가스트릭스는 대웅제약에 계약 대가로 자사 지분 5%를 지급했다. 뉴로가스트릭스는 펙수프라잔 임상개발을 가장 우선순위로 진행할 계획이며 동시에 기업공개(IPO)로 나스닥 입성을 준비 중이다. IPO를 완주할 경우 대웅제약에 지분 8.5%를 추가로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거래로 당장 대웅제약 손에 쥐어지는 현금은 없다. 회사는 팬텀 파마슈티컬스(Phathom Pharmaceuticals, 이하 팬텀)처럼 뉴로가스트릭스의 나스닥 상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팬텀은 다케다의 보노프라잔(Vonoprazan)을 단일 품목으로 보유한 회사다. 보노프라잔은 펙수프라잔과 같은 P-CAB 제제로 팬텀이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팬텀은 설립 이듬해인 2019년에 IPO를 완주해 현재 나스닥에서 시총 1조2500억원대를 기록 중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P-CAB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감안해 단발성인 현금 수취보다는 상대방의 지분을 확보해 파트너사의 나스닥 상장으로 인한 밸류업 효과를 극대화하고 투자 효과까지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주식의 차익 실현에 베팅했다면 툴젠은 수익이 아닌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툴젠은 지난달 호주의 세포치료제 기업 카세릭스(CARtherics Pty Ltd)에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한 CAR-T 치료제 개발 권리를 1500억원에 넘겼다. 고형암과 혈액암에서 발현되는 표지 인자 TAG-72 항원에 대한 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권리다.

툴젠은 이번 계약에 따른 선급금으로 카세릭스의 지분 일부를 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양사는 2019년부터 세포치료제 공동 개발을 진행해 왔다. 이번 L/O는 수익적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고 전략적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한다. 지분 관계를 맺지만 툴젠이 카세릭스 경영에 참여할 계획은 없다.

툴젠 관계자는 "카세릭스는 당장 IPO 계획이 없고 내년 난소암에 대한 임상 1상을 미국에서 진행할 예정"이라며 "전략적 협력을 위한 L/O이며 지분을 받고 수익을 내려는 목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L/O 계약금으로 상대방의 지분을 받은 사례는 작년에도 두 건 있었다. 제넥신은 지난해 12월에 미국 바이오 전문 투자사인 터렛 캐피탈(Turret Capital)을 대상으로 GX-P1의 면역억제 기전을 활용한 3가지 적응증 전 세계 개발 권리를 2억달러(2300억원)에 넘겼다. 그 대가로 개발을 담당할 회사 이그렛 테라퓨틱스(Egret Therapeutics)의 주식 100만주를 받았다. 해당 주식의 작년 말 기준 공정가치는 약 12억원이다.

보로노이도 작년 10월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및 고형암 치료제 후보약물을 나스닥 상장사인 오릭 파마슈티컬스(ORIC Pharmaceuticals)에 기술이전하면서 800만달러 규모의 주식을 선급금으로 수령했다. 전체 계약 규모는 6억2100만달러(7200억원), 선급금은 1300만달러(150억원)였다. 선급금 중 500만 달러는 현금으로 받아 L/O 계약상 시험 용역 등 의무 수행에 선지출한 후 상당부분을 추후 정산받는다.

2019년 2월에는 SK바이오팜이 스위스 소재 아벨 테라퓨틱스(Arvelle Therapeutics GmbH, 이하 아벨)에 세노바메이트 유럽 상업화 권리를 5억3000만달러(6100억원)에 이전했다. 당시 계약금 1억달러(1100억원)과 함께 아벨의 네덜란드 소재 지주회사(Arvelle Therapeutics B.V.) 보통주 12%를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받았다. 작년 말 기준 해당 신주인수권의 공정가치는 약 50억원이다.

아벨이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 파마(Angelini Pharma)에 인수되면서 SK바이오팜이 보유하던 신주인수권을 함께 매입했다. SK바이오팜은 이를 351억원에 매각하면서 L/O에 따른 부가적인 수익 실현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이전 과정에서 지분을 계약금으로 주는 사례는 바이오벤처 간 거래에서 간혹 발견되는 사례"라며 "지분 교환을 통해 전략적 관계를 맺을 수는 있겠지만 자본 흐름이 있어야 의미 있는 거래로 평가 받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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