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모니터/NH농협은행]'농업 살리기' 창립 60년, 녹색금융 힘 싣는다지원 규모 7조 돌파, 친환경 부문 익스포져 한도 확대
이장준 기자공개 2021-08-18 07:38:41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7일 10: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에게 있어 '녹색금융'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 부문이다. 자칫 소홀했다간 탄생 근간인 농업과 농촌의 위기는 물론 국가의 식량안보 등 엄중한 상황과 직결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만큼 농업·농촌 지원 차원에서 녹색금융에 힘이 더 실을 전망이다. 지원 규모는 이제야 7조원을 넘어 첫발을 뗀 수준이지만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친환경 산업 익스포져를 확대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향후에는 예금보험공사가 운용하는 기금도 ESG 부문 재원에 활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글로벌 스탠다드에 발맞춰 구체적인 목표치를 설정하고 수행할 예정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올 6월 말 기준 ESG경영 부문에 총 55조829억원을 지원했다. 서민이나 소상공인, 사회적기업을 비롯해 공공서비스, 취약계층 대상 인프라 등 사회적책임(S) 부문에 총 47조8044억원의 지원이 이뤄졌다.
농협은행의 녹색금융(E)은 아직 규모가 작은 편이다. △지속가능 농림수산업(5조9440억원)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효율화(3750억원) △오염방지 및 관리(1772억원) △기타 친환경(3289억원) 여신 및 투자 등 총 7조2785억원을 투입했다.
다만 농업·농촌 지원이라는 특수성 지닌 은행이란 점을 고려하면 이 규모를 상당 수준 늘려야 하는 미션을 안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폭우, 가뭄, 이상고온은 농산물 수급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농협은행이) 농업·농촌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한 녹색금융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그룹이 전사적 차원에서 녹색금융에 힘을 싣고 있는 추세란 점도 눈길을 끈다. NH농협금융지주는 하반기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TF(TCFD)에 가입해 탄소배출 감축 관련 목표 등을 설정하고 관련 목표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탄소회계금융협회(PCAF), 과학기반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에도 가입해 국제 표준 탄소배출량 측정과 감축 목표 설정 방법론을 활용하기로 했다. 실질적인 변화 도출을 위한 로드맵을 세우고 이행할 계획이다.
농협은행도 여기 발맞춰 녹색금융 지원 확대를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NH금융연구소의 산업분석 데이터에 기반해 친환경 산업의 익스포져 한도는 확대하고 탄소배출이 높은 분야의 익스포져 한도는 감축하는 식으로 기후 위기 관련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
NH친환경기업우대론도 출시 4개월 만에 50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환경성평가 우수기업, 녹색인증기업 및 정부 주관 ESG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 등에 우대금리나 한도 우대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이밖에 탄소포인트제 가입 고객에게도 신용대출금리를 우대하거나 환율 우대를 제공하는 등 정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탄소배출 감축 저변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탄소포인트제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도록 가정, 상업, 아파트단지 등에서 전기, 상수도, 도시가스의 사용량을 절감하고 감축률에 따라 탄소포인트를 부여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는 녹색채권을 발행해 ESG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탄소포인트제 동참 시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수신상품이나 친환경 소비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드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근 예금보험공사와 ESG금융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것도 그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예금보험공사는 기업에 대출을 내주거나 펀드에 참여하는 등 직접 지원에 한계를 지니고 있어 기금운용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에 참여한다. 농협은행은 예금보험공사가 예치한 기금을 녹색금융이나 환경 친화적인 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에 활용할 구상이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공공성예금 명목으로 그동안 다른 은행들과 협약을 맺고 기금을 운용해왔는데 올해 농협이 창립 60주년을 맞은 만큼 농협은행이 파트너로 낙점됐다"며 "코로나19 탓에 지원 규모 등을 확정 짓지 못하고 있으나 지속적으로 협업하기로 논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은 내부 관련 조직도 개편하면서 녹색금융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9월 농업·공공금융부문 산하에 녹색금융사업단을 만든 데 이어 올 들어서는 기존 농업·공공금융부문을 '농업·녹색금융부문'과 '공공금융부문'으로 이를 확장 개편했다.
ESG추진위원회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ESG추진위원회는 위원장은 농업·녹색부문 부행장, 위원은 10명의 관련부서 부서장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11월 제1차 ESG추진위원회를 개최해 농협은행 ESG 추진계획(안)을 상정했다. 이를 토대로 향후 추진 계획과 부서별 협조사항을 보고했고 위원간 안건 내용을 토론했다. 올해에는 3월에 위원회를 개최해 적도원칙 가입과 ESG 추진 현황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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